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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지명인 황금리를 무색하게 하는 황금빛 논과 맞닿은 양자산 줄기의 앵자봉에는 한 폭의 수묵화가 펼쳐진다. 산등성이와 나란히 하는 경사진 정원 위에 앉혀진 37평 단층 전원주택과 원두막. 아담하면서도 은근한 멋을 뽐내는 정원수와 꽃들이 조화로운 양평군 강하면 항금리 안쪽에 자리한 스틸하우스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항금리

·부 지 면 적 : 217.8평

·대 지 면 적 : 64.7평

·건 축 면 적 : 37평, 다락 8평

·건 축 형 태 : 경량철골구조

·연 면 적 : 48평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인조석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실크벽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플라스틱 하이새시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30m)

·시 공 기 간 : 2004년 12월 2005년 3월

·건 축 비 용 : 평당 350만 원

설 계 : 김 건축사 사무소 031-243-0333

시 공 : (주)경기스틸 031-256-4704 www.steelhouse.biz




양평군 강하면 바탕골예술원을 지나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서면 문화마을로 조성한 항금리에 다다른다. 마을 어귀에 은행나무가 한 때 황금의 고장을 알리는 듯하고, 뒤로는 알록달록한 허수아비들이 추수 후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킨 채 방문객을 맞는다.


항금리는 고려 때 황금이 많이 난다 하여 황금골 또는 황금동, 함금이라고 불렸으며, 가까이 일제시대만 해도 금을 다량으로 채취했다고 한다. 본 지명은 황금리였으나, 도둑들의 발길을 없애기 위해 지금의 항금리로 바꿨다고 전한다.


합천과 대구 사이를 오가며 만난 오세일(50)·김영애(48) 부부는 일찍이 서울에 터전을 잡았다. 외식산업체를 운영하는 오세일 씨는 5년 전, 어린 시절 전원에서의 향수를 잊지 못해 전원에 주말주택을 짓자는 말을 꺼냈다. 처음 김영애 씨는 전원 주말주택은 생각지도 않았다. 전원생활이 좋지만 실상 닥치면 감당해 내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세일 씨의 지금부터라도 조금 느긋하게 살자는 꾸준한 설득에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지는 일과 휴식을 병행하고자 했기에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자연 환경이 뛰어난 경기도 양평으로 선정했다. 그렇게 해서 양평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다 발견한 곳이 항금리 앵자봉 밑이다. 산으로 에워싸인 데다 앞으로 실개울이 흐르는 곳, 배산임수형 지세를 찾되 이왕이면 전망까지 갖추었으면 했는데 이 땅이다 싶었다고. 경기도 양평지역의 땅만 보러 다닌 지 2년여 만이다.



한마음으로 세운 마음의 고향


건축주는 2002년 9월경, 이곳 양평군 항금리 안쪽에 문화마을로 조성한 부지 500평을 구입했다. 이듬해 3월부터 토목공사를 진행했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직접 터를 골랐기에 약 7개월이 소요됐다. 땅을 고른 후에는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집을 짓기 전 조금씩 가꾸어 놓아야 나중에 집과 조화를 이룬다는 생각에서다. 정원을 가꾸는 여름 내내 그늘막 쉼터가 필요했기에 안동에서 제작한 원두막을 구입해 언덕 위에 올려놓았다.


토지 구입 후에는 전원주택라이프 및 관련 서적을 보면서 평면 배치를 염두에 두었다. 유지 및 보수를 염두에 두고 스틸하우스로 구조체를 정한 후, 전원주택라이프에 실린 사례를 보고 시공을 (주)경기스틸(대표이사 조인환)에다 맡겼다. 무엇보다 집에 대한 컨셉이 생각하던 바와 잘 맞았다고. 설계는 (주)경기스틸의 조준우 실장이 소개한 김건축에 일임했다.


건축주는 설계 협의 시 거실을 다른 공간보다 넓게 하고, 거실 천장은 경사지게 하여 오픈 형 다락방을 드릴 것을 주문했다. 자신의 삶을 담아내는 곳이 주거라면, 성격을 반영하는 것은 디자인 개념이다. 건축주는 시선의 걸림 없이 시원하고 깔끔한 디자인과 마무리를 요구했고, 설계·시공사는 이를 잘 반영했다. 보통 마무리를 잘해도 시공사와 건축주는 등지기 마련인데, 오히려 집을 지으면서 허물 없는 사이가 되었다고.



신혼 때의 설렘으로 살고 싶은 집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 그것도 전원주택에서는 처음 살아본다는 건축주 부부. 정원이나 인테리어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바꿀 수 있지만, 집은 그렇지 못하기에 욕심을 더 냈다. 이 주택의 이미지는 색상을 여러 가지 사용하지 않고 통일함으로써 밝고 심플하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외관이 예쁜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싶었다고.


거실 외벽은 깔끔하게 보이는 밝은 색의 인조석을 사용해 시멘트 사이딩과 같은 분위기로 연출했다. 창틀도 나무 대신 알루미늄 몰딩재를 사용해 흰색으로 마감했다. 외부에는 폭 2.5미터의 덱을 램프형으로 둘렀다.


37평의 공간에는 중앙에 거실을 두고 부부침실, 아들방, 손님방 그리고 주방·식당을 각각 배치했다. 특징은 각 실의 문턱을 모두 없애고 거실을 포함한 다른 공간을 넓게 쓰도록 한 점이다.


인테리어 마감재는 이들 부부가 종류에서 색상에 이르기까지 직접 골랐다. 거실은 군더더기 없이 밝은 색상의 실크벽지로 공간을 확 트이게 꾸몄다. 주방·식당도 밝은 색 벽지와 화이트 톤의 가구로 화사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부부침실은 한쪽 벽면만 앤틱풍의 벽지로 포인트를 준 후 앤틱 가구로 고풍스럽게 연출했다. 아들방은 초록색 벽지로 마감하고 덱을 통해 들어오는 햇볕으로 분위기가 따뜻하고 아늑하다. 2층 다락은 펄 실크벽지로 마감하고 매입등을 설치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다락으로 난 계단 아래에 수납공간을 드리고, 문 앞에는 건축주 오세일 씨가 촬영한 정원과 정자 사진을 걸어 놓아 거실에서도 집의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바닥은 강화마루로 마감했다.


“남편이 독특한 느낌이 드는 색상을 좋아해서 다락방의 벽지를 반짝거리는 걸로 골라서 이색적으로 연출했어요. 다락방이 개방형이라 거실과 일체감이 들지만 벽지로 인해 색다른 분위기의 공간으로 나왔어요.”


이들 부부 모두 깔끔한 것을 좋아하지만, 화이트 계열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고. 아파트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색상이나 느낌을 전원주택에 사용함으로써 젊은 기분으로 살고 싶다는 것이다.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엮는 변주곡


건축주는 땅을 구입하자마자 정원을 가꾸고 집을 지으려면 쉴 곳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원두막부터 장만했다. 덕분에 땅을 고르는 동안 틈틈이 정원수도 한 그루씩 심고, 돌도 하나씩 날라 알프스 언덕을 연상케 하는 정원을 만들었다. 단순히 재미 삼아서 시작한 나무심기에서 꽃밭의 담까지 건축주 부부의 애정 어린 손길이 느껴진다.


“집을 지으면서 골조를 세울 때엔 구조만, 마감을 할 때엔 마감재만 눈에 들어오더니… 이제는 야생화만 눈에 들어와요. 과정마다 온 힘을 다하다 보니 더 애착이 가는가 봐요. 내년 봄에 꽃이 만발할 정원을 생각하며 정원 가꾸기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어요.”


집을 짓고 2개월간 손님이 끊이지 않았는데, 형제들은 부러워하며 서로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한다고.


“우리가 집을 짓자 친지들이 계획에도 없던 전원주택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처음 그이가 전원주택을 짓는다고 할 때는 시큰둥했는데, 지금은 그때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해요.”


애초 주말주택으로 생각했기에, 그저 주말에만 잠시 머무르는 휴양처 정도로만 보았다는 건축주 부부. 집을 짓고 두 달여 지내면서 생각이 확 바뀌었다고. 세컨드하우스인 만큼 평소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하지 못했던 색다름을 맛보고 싶어졌다고.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 가져다 놓고 꾸미지도 않으려고 했는데, 막상 주말에 내려와서 지내다 보니 여기도 제2의 삶의 터전인데 생각을 잘못했다 싶더군요. 그래서 가구도 하나씩 들여오고 공간을 조금씩 꾸며보려고 해요.”


한편 건축주는 이 지역은 상수원보호구역 Ⅰ권역에 속하기에 자연환경이 빼어나다면서 항금리 문화마을에서는 계절 변화가 뚜렷한 전경이 펼쳐진다고. 이곳에서 활력을 얻다 보니, 도시에의 삶도 활기차다는 것이다.田




글·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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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산 자락에 펼쳐진 수묵화 양평 37평 단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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