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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완전 '체험 삶의 현장'이다.
'지구를 지켜라'를 찍는단다.
김나영이란 연예인이 리포터로 왔다.
파 뽑고 계란 줍고
지나가는 아저씨 붙잡아 출연시키고…
사업단 아줌니들은 김나영 씨 사인도 받는다.

나도 받아다 다연이 줄걸.
근디 다연이가 좋아할까?
물어보니 왜 안 받아 왔냔다.
내는 이름도 잘 모르는 방송인인디.

그나저나 들깨를 마저 베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산 빛도 누렇게 변한다.
풀 속에서 들깨를 찾아내 벴다.
일이 더디다.

이웃 무밭에 물 주러 왔다.
산밭에 물을 길어 날라서 무에 물 준다.
날이 너무 가물었다.
비다운 비가 언제 내렸는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너무 힘든 것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좋은 조건이라면 그냥 스프링클러를 돌리거나
헛골에 양수기로 물을 푸겠지만
산비탈 밭에는 어림없는 소리고
그냥 생으로 날라서 직접 손으로 물을 넣는 수밖에 없다.
효과?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정성을 봐서 무가 크겠거니 해야지.

                              *


시내에서 참마효소를 담그는 분이 왔다.
시골 와서 살고 싶다고.
참마 생산도 그렇고 발효시키는 것도 그렇고
시골 와서 사는 게 맞기는 맞는데
딱 부러지게 소개해줄 곳이 마땅치 않다.
인근에서 몸이 아파 자식들 집으로 간 분이 벌써 두 분.
그냥 빈집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고.
그런데 아직 말 꺼내기엔 좀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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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띄운 편지-열아홉 번째 이야기] 가을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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