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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아주 훌륭한 건강법이다. 걸을 때 지면과 닿는 발바닥의 고른 자극을 통해 체내 장부들이 자극을 받으면서 전신의 혈류 속도가 증가하고, 체내 지방이 분해되고,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조직의 대사와 두뇌 활동이 증가한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1주 5회 30분씩 걸으면 심장병은 50퍼센트, 뇌졸중은 40퍼센트 골다공증은 30퍼센트 정도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당뇨의 경우는 약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2배 이상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장암 발병률이 50퍼센트 감소되고 유방암의 발병률을 20퍼센트 감소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운동은 크게 ‘무산소 운동’과 ‘유산소 운동’으로 나눈다. 무산소 운동은 체내에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100미터 달리기·씨름·역도 등과 같이 순간적으로 근육의 집중력과 힘·근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유산소 운동은 걷기·장거리 달리기·수영·자전거 타기처럼 산소를 충분히 섭취하면서 긴 시간 하는 것이다. 전자가 주로 인체의 근육 발달과 근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면, 후자는 심폐 기능의 향상을 통한 전반적인 체력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유산소 운동의 대표적인 건강법이 바로 ‘걷기’이다.

대체의학 중에 ‘발 반사 요법(Foot Reflexogy)’이 있다. 발바닥에는 인체의 모든 장부와 연결된 반응점이 있는데, 이것을 자극하면 그 장부를 직접 자극하는 효과를 본다는 원리에서 나온 요법(Therapy)이다. 이와 유사한 것이 우리나라에서 독창적으로 개발한 수지침이다. 이 역시 손바닥에 온몸의 장부가 반영되어 있다는 전제 하에 개발된 침법이다.

손과 발 모두 인체의 장부를 반영하고 있지만, 인간은 손보다 발을 많이 사용하므로 일상생활을 통한 자극의 강도는 손보다 발이 훨씬 크다. 걸을 때 지면과 닿는 발바닥의 고른 자극을 통해 체내 장부들이 자극을 받으면서 전신의 혈류 속도가 증가하고, 체내 지방이 분해되고,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조직의 대사와 두뇌 활동이 증가한다.


바른 걸음법이란

이처럼 걷기는 그 방법과 정도를 잘 활용하면 아주 훌륭한 건강법이 된다. 그렇다면 ‘바른 걸음법’이란 어떤 것일까?

지구에서 가장 잘 걷는 민족하면, 아프리카 케냐 북부의 마사이족을 떠올리게 된다. 이들은 시속 5~8킬로미터의 속도로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을 걸어다니는데, 이를 걸음 수로 환산하면 대략 3만 보가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하루에 걷는 걸음 수가 대충 5000보 정도 된다고 하니, 매일 6배 이상을 더 걷는 셈이다.

스위스의 인체공학박사 칼 뮬러 박사는 요통환자를 대상으로 이들 마사이족과 같은 걸음걸이로 걷게 하는 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 환자들의 구부정한 자세가 펴지면서 통증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흔히 마사이족의 걸음법을 MBT(Masai Barefoot Technique)라고 하는데, 일반인의 걸음법과는 다소 다르다. 걸을 때의 무게 중심이 발뒤꿈치에서 발 외측을 거쳐, 새끼발가락 부근, 엄지발가락 부근, 엄지발가락 순으로 이어지면서 마치 계란이 구르듯 부드럽게 진행된다. 반면 일반인들은 발끝이 먼저 땅에 닿더라도 닿는 시간이 너무 짧고, 또 대개는 발끝과 뒤꿈치가 동시에 닿는 걸음법을 보인다. 이런 불완전한 걸음법은 인체 내 장부 간의 불완전한 자극 관계를 형성하여 여러 가지 질환을 유발하는 자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하루에 과연 얼마나 걷는 것이 좋을까. 몇 해 전 시사주간지 《Time》에서는 걷기의 운동 효과에 대한 특집을 낸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최소 1주에 5회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씩을 걸어야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약간의 이견이 있어 어떤 연구자들은 일주일에 3~4회 이상, 1회에 45분 이상, 거리는 3킬로미터 내외를 걸으라고 권고하기도 한다.
이들 기준치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지만, 걷기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체내의 탄수화물을 소비시켜 에너지를 얻는다. 그러다가 조금씩 탄수화물의 소비율은 감소되고 지방의 연소비율이 증가한다. 이 변환이 일어나는 시점이 대략 운동시작 후 15~20분쯤이다. 따라서 체지방 감소를 목적으로 한다면 최소한 20분 이상 걸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흔히 걷기보다는 달리기가 운동량이 더 많기 때문에 체지방 감소도 더 탁월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동일한 운동량을 소모한다고 할 때, 짧은 시간 내에 마감되는 달리기에 비해 긴 시간 진행하는 걷기는 훨씬 높은 체지방 감소 효과를 보인다. 체지방의 연소에는 주로 ‘적근(赤筋)’이 사용되는데, 이것은 주로 걷기와 같은 완만한 운동에서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미국 운동생리학자 폴락 연구팀은 주 3회, 1회 30분, 20주간, 달리기·자전거 타기·걷기 그리고 아무것도 안 할 때의 체중과 체지방 감소 효과를 비교 조사한 바 있다. 이중 걷기가 가장 높은 체지방 감소 비율을 보였다고 한다(참고로 걷기의 체중 감소 비율은 1.5% 체지방 감소율은 13.4%인 반면, 달리기·자전거 타기·아무것도 안 하기의 경우는 각각 1.5/6.0%, 1.4/5.7%, 0/0.5%였음).


걷기의 효능

한방에서는 모든 병의 근원으로 어혈과 담음(痰飮)을 지목하고 있다. 인체에는 기(氣)라는 것이 있어 혈류와 수액대사 등 모든 대사를 추동(推動)하고 있다. 이 기의 흐름이 약화되면 체내의 생리적 물질인 혈(血), 진액, 수액 등은 병리적 물질인 어혈 담음으로 되어 질병을 유발하는 것이다.

기의 상태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는 운동 부족, 스트레스, 불완전한 식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자동차 문화의 발달로 일상적인 움직임 외에는 거의 운동을 하지 않는 현대인들은 자칫 심각한 기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걷기는 잠들어 가는 인체의 기의 흐름을 바르게 하고, 혈류와 수액대사를 정상화시킴으로써 바른 건강의 토대를 만들어 주는 좋은 건강법이라 볼 수 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1주 5회 30분씩 걸으면 심장병은 50퍼센트, 뇌졸중은 40퍼센트 골다공증은 30퍼센트 정도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당뇨의 경우는 약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2배 이상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규칙적인 걷기를 하면 장암 발병률이 50퍼센트 감소되고(1996 미국 외과의사협회 연구보고), 시속 5~6킬로미터로 주당 7시간 걸으면 유방암의 발병률을 20퍼센트 감소시킬 수 있다는 보고(하버드대 연구보고)도 있었다. 미국 내과의 마이클 로이젠 박사 역시 매일 20분씩 5개월씩 걸으면 심근경색, 뇌졸중의 발병률을 15~20퍼센트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걷기는 여러 면에서 좋은 건강 효과를 나타내지만, 운동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체·근력을 강화시키는 데는 부족하므로 이것을 보완한 것이 바로 파워 워킹법이다. 일반적인 걷기에서는 상체 근육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데 반해, 파워 워킹에서는 두 손을 90도로 굽혀 전후로 힘차게 흔들면서, 보다 넓은 보폭으로 (자기 신장의 45% 대 일반 보행은 37%) 빠르게 (6~8㎞/h 대 4~5㎞/h) 걷기 때문에 근육 사용량이 많아 (전 근육의 95% 이상 대 50% 사용) 분당 에너지 소모량도 크게 차이가 난다(10kcal/분 대 6kcal/분).

하루 1시간씩 1주간 파워 워킹을 하면 2100~3000킬로칼로리, 즉 500그램 이상의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파워 워킹은 달리기와 비교해 볼 때 지방과 탄수화물 소비량이 50 : 50 대 33 : 67 정도로 높아, 지방질로 인한 비만을 줄이기 위한 다이어트로는 파워 워킹이 달리기보다 훨씬 높은 효과를 낸다. 오늘날 비만이 현대병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많은 사람이 여러 가지 다이어트로 살을 빼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런 방법 중에 인체에 가장 무리 없이, 가장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걷기법이다. 마사이족은 미국인들보다 3배 이상의 고지방 고단백의 식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날렵하고 탄력 있는 몸매를 유지하는 것은 그들의 ‘걷기문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규칙적으로 걷기를 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어 방법을 강구해 보자. 가까운 거리는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걷거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가급적 엘리베이터는 이용하지 않고 계단으로 다니기 등을 습관화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田


글 명성환<장수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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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산책] 돈 안 드는 건강법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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