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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초당

“주인없는 초당에는 봄볕만 가득하고 … ”

목포나 해남 아니면 그보다 더욱 먼 섬 보길도, 소록도 등 남도여행의 백미는 섬이다. 그러나 강진 어디쯤에서 여장을 푼다면 다산초당은 남도여행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남도의 해풍이 씻겨가는 아담한 산마루에 자리잡고 있는 다산초당은 울창한 수림 속에서 적막하고 고즈넉하다.


우리나라의 봄은 아름답다. 어느 강산 어떤 마을을 들러도 흐드러져 꽃이 있고 봄볕은 탐스럽다. 이런 봄날의 남도여행은 몸에 와 감기는 듯한 봄바람이 있어 더욱 정겹다.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의 만덕산 기슭에 있는 다산초당을 찾아가는 길도 꽃잎이 봄볕과 같이 흩날리고 있었다.
입구 표지판에서 부터 숨이 가빠질 정도의 경사를 이룬 진입로를 따라 초당에 들면 좋게 말해 아담한 어쩌면 좀 초라해 보이는 집이 하나 있다.

울창한 수림에 가려 있어 그 그림자로 더욱 작아 보이는 이 집은 유배지에서의 곤궁했던 다산의 생활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다산 초당은 말 그대로 애초에는 초가집이었다. 1936년 훼손돼 철거하였던 것은 1958년 5칸 도리 단층기와집으로 중건했다.

이때 다산이 우거했던 동암과 제자들이 유숙했던 서암을 같이 복원했다. 다산초당은 조선소나무로 지어졌다. 애초 다산초당은 굴원처사 ‘윤단’이 초가로 건립해 후손을 가르치던 서당이었다.



1808년 다산이 강진 유배 중 이곳으로 옮겨와 제자들과 강학을 했던 곳으로 1818년까지 거의 10여년을 보냈다. 초당의 바로 옆 동쪽에는 동암이 있다. 일명 송풍암이라 불리는데 근처에 소나무가 무성해 솔바람이 부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동암에서 다산은 저술을 하며 실학을 집대성했다.
‘다산동암’이란 현판글씨는 다산이 직접 쓴 친필이다. 다산초당과 동암의 사이에 연못이 하나 있다. 연지석가산(蓮池石假山)이라 이름붙여진 이 연못은 다산초당에서 멀리 내려다 보이는 탐진강에서 돌을 주워 산처럼 쌓아 만들고 그 주변에 백일홍, 대나무 등을 심었다.

그리고 산 속에 있는 물을 나무로 만든 홈통을 거쳐 연못으로 흐르게 해 비류폭포라 부르고 연못에는 잉어를 길렀다. 다산초당에서 연못을 거쳐 동암을 지나면 천일각(天一閣)이란 정자가 하나 있다.

다산이 멀리 흑산도로 귀양간 둘째형 정약전을 그리워 하며 그 쪽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산등성이에 세워졌다. 기거할 당시에는 없었으나 후손들이 나중에 지었다. 정자에서 내려다 보면 탐진강과 강진만이 훤히 보인다.田

글·사진 김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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