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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온 놈들은 겨울 들판을 보면 모두 죽어 있다고 그럴 거야. 하긴 아무 것도 눈에 뵈는 게 없으니 그렇기도 하겠지. 하지만 농사꾼들은 그 걸 죽어 있다고 생각지 않아. 그저 쉬고 있을 뿐이라 여기는 거지. 적당한 햇빛과 온도만 주어지면 그 죽어빠져 있는 듯한 땅에서 온갖 식물들이 함성처럼 솟아 나온다 이 말이네.”-김영현의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중에서

겨울철 들판의 모습은 언뜻 보면 김영현의 글처럼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죽은 땅이라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음력 정월부터는 달라진다.

<농가월령가>에서도 “정월은 맹춘(孟春)이라 입춘(立春) 우수(雨水) 절기로다. 산중 간학(澗壑)에 빙설은 남았으나 평교 광야에 운물(雲物)이 변하도다.” 라고 노래했듯 산골짜기에 남아있는 눈과 얼음이 겨울을 붙잡고 있으나 들판의 모습은 조금씩 생명을 잉태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들판이 새로운 생명을 잉태할 준비를 하는 이 시기엔 농부들도 그 생명을 잘 키우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한다.

해충을 없애기 위해 들판에 있는 풀을 태우고 1년 내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건강하게 해달라고 하늘에 기원도 한다. 이런 것들은 풍습으로 발전되었다.

바로 정월 대보름에 하는 여러 가지 놀이와 행사들이 그것이다. 이런 행사들에 대해 <농가월령가>는“보름날 약밥 제도 신라적 풍속이라.

묵은 산채 삶아 내니 육미(肉味)와 바꿀소냐. 귀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는 생밤이라. 먼저 불러 더위팔기 달맞이 횃불 켜기 흘러 오는 풍속이요 아이들 놀이로다.” 라고 노래한다.

자연이 새롭게 움트는 음력 정월, 옛 사람들이 자연의 흐름에 맞춰 몸을 가다듬고 농사를 준비했듯이 이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벼려 자신만의 한 해 농사를 새롭게 준비해 보자 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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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세시기] 새 생명이 움트는 정월, 자신만의 한 해 농사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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