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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맑고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고 싶다’는 것을 첫 번째 이유로 손꼽는다. 도시의 편리함보다는 다소의 불편함이 따를지라도 전원에서 심신이 건강한 삶을 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삶의 질 변화는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폐해에 대한 반작용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주거 부문에서 두드러져 ‘삶 집’인가, ‘죽임 집’인가 하는 화두를 꺼내 놓게 됐다. 보호를 받고자 지은 집이, 오히려 공격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당연한 결과다. 여기 집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나 전원에서 참삶을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 신기훈·심지현 부부로, 2005년 6월에 새집증후군에서 벗어나고자 인천광역시 강화군 불은면 두운리의 고즈넉한 마을에 59.7평 경량 목조주택을 지어 이주했다.





건축정보

·위 치 : 인천광역시 강화군 불은면 두운리

·부 지 면 적 : 399평

·건 축 면 적 : 38평

·연 면 적 : 59.7평(1층 38평, 2층 20.7평)

·건 축 형 태 : 경량 목조주택(2″×6″)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파벽돌(인조석)+ 방부목 사이딩

·내벽마감재 : 회벽 도장+실크 벽지

·지 붕 재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슁글(30년 보증)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건 축 비 용 : 평당 360만 원

·시 공 기 간 : 2005년 3월∼2005년 6월

설계·시공 : 유니홈즈 031-718-9411 www.unihomes.com





전원생활 새내기인 서른 살 동갑내기인 신기훈·심지현 부부, 요즈음 전원생활자의 연령층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시의 편리함을 즐길 만한 나이다. 그러면 무엇이 이들 부부를 전원으로 이주케 한 것일까. 전원생활은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아들 신 진(6세) 군과 천식을 앓는 딸 신유진(3세) 양을 위한 탈출구였다고.


“부평시의 단독주택에서 살다가 새로 지은 아파트로 이주해 2년간 살았는데, 아파트생활 내내 진이와 유진이가 아토피성 피부염과 천식을 심하게 앓았어요. 둘이서 번갈아 가며 병원을 제집 드나들다시피 하는데 마음이 아파 도무지 못 견디겠더군요. 의사도 정확한 병인을 모르겠다면서 주거 환경을 바꿔 보라고 권유했고요. 그때 모 방송의 〈환경의 역습〉이란 프로그램이 떠오르면서 ‘아차-’ 싶더군요. 아파트가 여러 모로 편리하지만 그 대가치고는 너무나도 혹독했지요. 그렇게 해서 전원생활을 시작했는데, 지금 진이와 유진이요? 언제 그랬냐 싶게 병원은커녕 약국 한번 가지 않을 만큼 건강해졌어요.”


이들 부부가 전원으로 이주하기까지에는 부친 신심섭(66세) 씨의 도움이 컸다. 부친이 전원에서 노후를 보내고자 이곳에 마련한 399평 부지에 발품 한번 팔지 않은 채 집을 지은 것이다. 물론 직장인이라면 아무리 주변 환경이 좋은 곳에 자리한 부지라고 하더라도 출퇴근 여건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도 신기훈 씨는 이곳에서 20여 분 거리의 김포소방서에서 근무하기에 그에 따르는 부담을 덜었다. 그렇게 해서 이들 부부는 두 자녀로 인해 부친보다 앞서 전원에 터를 닦은 것이다.



나만의 맞춤형 전원주택을 찾아서



언뜻 보면 이곳은 여러 채의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어 전원주택단지로 개발한 곳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든다.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김포 신도시가 지척이고, 대로변에서 적당히 떨어진 데다 야트막한 산을 배경으로 논과 밭이 전면으로 펼쳐져 있어 전원주택지로는 그만이다. 그 때문인지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한 전원주택이 자연스럽게 마을을 이루기 시작했다.


신기훈·심지현 부부는 전원생활을 결심한 후, 목구조 황토벽돌집을 짓기로 하고 6개월간 전원주택 전문지를 보면서 건축박람회를 쫓아다녔다. 그러는 가운데 황토집에서 경량 목조주택 쪽으로 마음을 바꾸었다고.


“황토집은 시공비가 비싼 데다가 재료가 지닌 한계성으로 인테리어 면에서 젊은 취향에 맞지 않았지요. 그후 통나무주택을 지을까, 경량 목조주택을 지을까 하고 고민했는데 통나무주택 역시 시공비나 인테리어 면에서 황토주택과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 그 즈음 아버지 친구 분께서 건축일을 한다고 하시기에 이제 고민을 덜었나 싶었지요. 하지만 그 분은 대규모 상업용 건물만 지은 탓에 전원주택 시공 경험이 없었어요. 제시한 건축 구조는 도시의 단독주택에서 흔히 보는 조적조였고, 내·외장재도 우리 부부가 그동안 공부한 것과는 차이가 많아 맘에 들지 않았지요. 더욱이 평당 공사비도 경량 목조주택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요. 결국 경량 목조주택을 짓기로 하고 전문 설계·시공업체를 찾아 나섰지요.”


이들 부부는 건축 형태를 경량 목조주택으로 정한 후, 자금 마련을 위해 아파트를 내 놓고 현지에 사글세 집을 구했다. 그리고는 내로라 하는 경량 목조주택 설계·시공업체며 그곳에서 지은 주택을 답사하느라 부지 마련 때에 팔지 않았던 발품을 팔았다.


“전원주택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기성품인 아파트와 달리 건축주의 개성이 묻어나야 하는데, 대부분이 입면이며 내·외장재며 마치 판박이 같았지요. 골조는 눈에 안 보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마감처리가 깔끔하지 못해 실망감도 컸고요. 그러다가 유니홈즈에서 양수리에 지은 목조주택을 방문하고서야, 그래 이게 바로 맞춤형 전원주택이구나 하는 걸 느꼈지요. 3년 된 집이 새 집처럼 깨끗한 데다 건축주 역시 무척이나 맘에 들어했으니까요. 아버지께서도 이 정도면 유니홈즈에다 믿고 맡길 만하다며 고개를 끄덕이시더군요.”



따로 또 같이, 각 실의 기능성 살려



신기훈·심지현 부부의 59.7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은 2005년 3월 말에 공사를 시작 조경을 포함해 8월 초에 지어졌다. 이들 부부는 설계 협의 단계에서 각 공간이 지닌 고유 특성을 살리되 내부를 협소하지 않게 할 것을 주문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각 실의 공간들이 기능에 맞추어 서로 호응하고 독립하면서 양감(量感)을 엿보게 한다.


유니홈즈의 이재헌 대표는 1층을 부부 공간으로 배치하여 현대 주거의 기능 살려 거실과 식당 및 주방을 연계시키고 방은 분리 배치하여 독립성을 강조했다고. 현관을 기준으로 좌측에 거실을, 우측에 안방을 배치함으로써 가족 공용 및 접객 공간과 프라이버시 공간으로 구분한 것이다. 동선 배치는 거실이 아닌 중문과 마주하는 ‘一’자형 복도를 통해 각 실로 이어지는 구조다. 또한 현관문과 중문을 엇갈리게 하여 방문객을 맞을 때 마음의 여유를 갖게 했다.


벽체를 전면으로 돌출시켜 2층 높이로 튼 거실은 일부 벽면을 아트-월로 꾸미고 창을 여러 개 내 화사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이 흐른다. 넓은 공간감과 조망을 위한 개방감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거실과 연결된 식당·주방은 고를 낮추어 안정감을 주었으며, 바로 옆에 다용도실과 보일러실 그리고 작업실을 배치해 동선을 최소화하면서 기능성을 강조했다. 주방의 작업대가 보이도록 문을 낸 작업실은 옷 만들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한 남편의 배려다. 또한 편의성을 더하기 위해 거실에서 시선이 벗어난 곳에 욕실 외에 간이 세면기를 만들었다. 안방 출입구는 현관 중문에서 시선이 차단된 곳에 자리하며 전면에는 부부 전용 덱을 설치했다. 거실 전면 덱이 현관까지 이어진다면, 이곳은 격자형 라틱스와 수목을 사용하여 독립 공간으로 만들었다.


2층은 자녀 공간으로 두 개의 방과 욕실, 가족실, 발코니 등이 자리한다. 가족실은 미닫이문을 달아 영화 및 음악 감상을 하도록 했으며, 심지현 씨의 미술 작품을 전시한 복도를 통해 넓은 발코니로 나서면 전원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외관에 있어서는 다채로운 지붕선이며 벽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여러 종류의 마감재가 한데 어우러져 빚어 낸 모습이 눈길을 끈다. 신기훈·심지현 부부는 책이나 답사를 통해 본 전원주택들이 하나 같이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한 게 식상했다고. 처음에는 보기에 좋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중후한 맛이 덜하다는 이유에서 여러 종류의 외벽 마감재를 주문한 것이다.


이재헌 대표는 “외관은 전원주택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목재 무 결의 시멘트 사이딩, 목재(채널) 사이딩 및 인조석 3종류로 조화를 주어 시공했다”고. 또한 “목재 덱과 파고라를 설치하여 전원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파벽돌형 인조석의 외장 면적을 증대하여 조적 취향의 분위기를 도출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가 되도록 색채 계획을 적용했다”고 한다.



철창 없는 감옥 탈출해, 열린 전원으로



신기훈·심지현 부부는 집을 지을 때 컨테이너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며 유니홈즈의 김장수 소장을 졸랐다고.


“아파트를 뺐는데 임시로 사글세를 얻기로 한 집이 잘못됐어요. 이곳 유치원에 진이 등록도 마친 상태라 막막하더군요. 본의 아니게 빨리 집을 지어내라며, 무더위 속에서 고생하는 분들을 적잖게 괴롭혔지요. 상황이 워낙 딱하다 싶었는지 김장수 소장을 비롯하여 다들 우리 부부의 투정을 묵묵히 받아 주었지요. 그러한 가운데서도 이렇게 아름답고 편리한 집이 지어졌지요.”


이들 부부는 전원에 집을 지어 이주한 후 무엇보다 진이와 유진의 병이 말끔히 나아서 건강하게 뛰노는 모습을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격월로 입원을 반복하던 아이들이 건강해진 것을 보면서 주거 환경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는 것이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했다지만 좋은 자연 환경에 버금가는 명의나 명약은 없는가 보다.


또한 이들 부부는 아파트에서는 제 집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뛰기만 하면 이웃들의 눈치부터 살폈다고 한다. 이제는 전원에서, 주택 안에서 기를 펴고 맘껏 뛰노는 아이들… 그러고 보면 아파트는 창살만 없다 뿐이지 감옥이 나 진배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많은 도시인이 생명력이 가득한 열린 공간인 전원으로 이주하려는 것이 아닐까.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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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위한 새집증후군 탈출구, 강화 59.7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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