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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이라 늦가을이니 한로(寒露) 상강(霜降) 절기로다 제비는 돌아가고 떼기러기 언제 왔느냐
창공에 우는 소리 찬이슬 재촉한다 온 산 단풍은 연지를 물들이고
울 밑 노란 국화 가을 빛깔 뽐낸다 구구절 좋은 날 꽃 부침개로 제사 지내세
절기를 따라가며 조상 은혜 잊지 마소 보기는 좋지만은 추수가 더 급하다
추수하여 흔할 때에 나그네도 대접하니 한 동네 이웃하여 한들에 농사하니
수고도 나눠 하고 없는 것도 서로 도와 이때를 만났으니 즐기기도 같이 하세



위의 글은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중, 9월령의 일부로 계추인 9월의 절기와 늦어지는 가을 추수의 이모저모, 그리고 풍요함 속에서 피어나는 이웃 간의 온정을 노래하고 있다.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가는 수확의 계절이 오면 우리네 마음도 풍성해 진다. 집 근처에선 콩, 팥, 벼 타작이 한창이다. 이웃집 힘을 합쳐 제 일 하듯 힘을 모으니 음식도 맛이 난다.

예전에는 ꡒ나이 들면 전원생활을 하겠다ꡓ는 이들이 많았으나, 최근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아이들의 정서를 생각해 전원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무작정 시골로 내려와 적응하지 못하고 전원을 등지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전원생활을 시작한 이들 중에도 아직은 전원생활이 서툴러 어려움을 종종 겪기도 한다. 전원에서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 텃밭에 무엇을 심어야 하는지 언제 심어야 하는지를 몰라 망설이다가 파종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따라서 이번 호부터 넓지 않은 텃밭에서 가꿀 수 있는 농작물과 파종 방법 등을 알아본다.

** 시금치 파종하기 **

시금치는 가꾸기도 쉽고 생육기간도 짧다. 봄과 가을에 심을 수 있어 연중 수확이 가능해 필요할 때마다 거둬 먹으면 좋다. 시금치는 더운 아랍지방에서 퍼져 나왔음에도 동양의 재래종은 추운 겨울을 날 정도로 내한성이 강하고 생명력이 대단하다. 그 부드러운 잎사귀가 하얀 눈과 얼음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것을 보면 그 생명력이 신비하기만 하다.

시금치는 크게 동양종과 서양종이 있는데, 동양종은 추위에 강해 가을에 심어 겨울을 나고 봄에 거둬 먹으며 서양종은 추위에 약해 주로 봄에 심는다. 그래서 서양종은 봄시금치, 동양종은 겨울시금치라고도 한다. 봄시금치는 씨앗이 둥글고 잎이 두껍지만, 겨울시금치는 씨앗에 두 개의 뿔이 달렸고 잎이 약간 날렵하다. 요즘에는 두 종자를 교잡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종묘상에 가서 물어보고 필요에 맞춰 선택한다.

밭 준비는 보통 평이랑으로 하되, 밑거름을 충분히 준다. 봄에는 3월말에서 4월초에 심으며, 가을에는 9월말에서 10월초에 심는다. 심을 때는 준비해 둔 밭을 호미로 줄긋듯이 그어 줄뿌림을 하며, 비 온 뒤에 심는 것이 좋다. 아주 가물 때는 물에 하루밤 담갔다가 그늘에서 적당히 말려 뿌리면 싹 틔우는 데 이상이 없다.

시금치는 밑거름만 충분히 주었다면 웃거름은 거의 필요가 없다. 단지 솎아주기를 잘해야 하는데, 파종할 때는 조금 촘촘하게 심었다가 자라는 것을 보고 점차 솎아주기를 한다. 잎이 약간 퍼지면서도 땅에 닿지는 않게 포기들이 서로 기댈 정도만큼 되게 해준다. 한달 반정도 되면 다 자란 것이므로 다른 것을 심을 수 있게 밭을 비워두는 게 좋다.

시금치는 특별한 병이 없으나 병이 든 것은 포기 채 뽑아내 버리는 것이 좋다. 시금치는 나물로 해먹거나 된장으로 국을 해먹는 게 가장 흔한 요리법이다. 풍부한 비타민을 제대로 섭취하려면 나물로 무쳐 먹는 게 좋다. 민간요법으로는 시금치로 즙을 내서 먹는 것이 있는데, 뿌리와 함께 찧어 즙을 내어 물과 함께 매일 복용하면 빈혈과 어지럼증에 좋다고 한다.

자료제공 : 전국귀농운동본부(http://www.refar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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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세시기(歲時記)] 시금치 파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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