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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담집부터 퓨전 흙집까지

어떤 황토집 지을까




흙 건축이란 흙으로 건물의 벽체를 구성하거나 미장 등의 공정에서 흙을 일부 사용하는 건축 기법을 말한다. 흙 건축의 범주는 토담집부터 목구조 형태의 뼈대를 세운 후 심벽이나 흙벽돌 조적 방식으로 벽체를 세우는 집, 철근콘크리트 기둥+처마도리(슬래브)에 흙벽돌을 쌓아 짓는 집, 서구식 목구조나 일반 조적조와 결합한 흙집 등을 모두 포함한다. 아파트나 일반주택의 내벽이나 방을 황토로 마감하는 것도 흙 건축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 즉, 건축 소재로 흙을 사용하여 시공하는 총체적인 의미로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는 자연의 소재인 흙과 나무를 이용한 흙 건축에 대해 살펴본다.



구조별 흙집의 유형



한옥은 집을 짓는다고 말하지 않고, 집을 짠다고 한다. 그만큼 한옥의 목구조 골조 공사와 처마·지붕 만들기는 집 전체의 생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다. 때문에 선조들은 공사를 시작하는 개기(開基), 초석(주추)을 놓는 정초(定礎)와 더불어 기둥을 세우는 입주(立柱), 상량대를 거는 상량(上樑)일을 중요한 택일로 정하곤 했다.


흙 또는 흙벽돌로 벽체를 쌓는 토담집이나 흙벽돌집은 그 자체가 구조체인 흙집이지만 뼈대 집에선 흙벽 기능만을 담당한다. 한옥 뼈대집의 벽체는 수수깡이나 싸리대, 대나무 등으로 가로 외를 엮어 초벽, 재벽, 새벽 흙 미장을 하여 벽체를 만들었다. 하지만 나무 기둥도 수축하고 흙벽도 수축하여 그 틈새로 밖이 내다보일 정도가 되어 겨울의 한기를 이기기 어렵고 현대인들의 눈엔 큰 하자로 지적됐다. 때문에 현대 한옥, 흙집에서는 뼈대집의 한옥 느낌을 충분히 살리되 틈 발생이 적고 시공이 용이한 흙벽돌 조적으로 벽체를 만드는 것이 보편화됐다. 약 30∼40평의 한옥 목구조 흙집을 예로 든다면 시공회사가 공정을 진행할 경우 대략 90∼100일 정도 걸린다. 우천 시 약 10∼20일 정도 공사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직영으로 진행한다면 약 5개월 정도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짐흙벽집(토담집, 담틀집)



토담집은 현대로 치면 콘크리트의 거푸집에 해당하는 담틀을 이용해 흙으로 짓는 집이다. 길이×세로×너비 2.4×1.2×60미터 정도의 나무틀에 흙을 다져 넣어 아래에서부터 20센티미터 정도씩 단계적으로 올라가면서 층층이 벽을 쌓아 올린다. 담틀로 벽을 만들 때는 흙을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담틀에 사용하는 흙은 물기가 없는 듯한 느낌의 흙이 좋다고 한다. 2∼3일 정도면 겉은 마르고 속은 약간의 습기가 남는데 마른 안쪽 흙이 적당하다. 이렇게 형성된 벽은 비를 맞아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견고하다. 토담집은 흙집이지만 기초는 콘크리트로 한다. 다음에 기둥과 보 등의 골조를 올린다. 그런 다음 기둥과 기둥 사이에 담틀을 설치하고 흙을 다져 넣는다. 흙 다지기가 끝나면 중보를 설치하고 트러스를 건 다음 지붕을 올린다.



심벽집(뼈대집)


나무로 기둥과 보를 세우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 흙으로 심벽을 쳐서 만드는 집이다. 벽에 흙을 바르는 것을 ‘흙을 친다’라고 하는데 흙을 칠 때는 세 번에 걸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통 지붕을 얹음과 동시에 심벽치기를 하는데 수수깡이나 싸리, 대나무 등을 사용한다. 심벽은 먼저 벽면의 ‘힘살’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다음으로 대나무, 싸리나무 등을 칡넝쿨이나 새끼로 촘촘히 엮어 ‘외’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외에 흙을 발라 세 번에 걸쳐 심벽치기를 하는 것이다. 초벽치기를 할 때에는 진흙에 5센티미터 길이 정도의 볏짚을 썰어 넣어 쉽게 뭉치도록 해야 한다. 초벌치기를 마치고 충분하게 말린 다음 다시 재벽치기에 들어간다. 재벽치기 때 쓰는 흙에는 볏짚을 넣지 않는다. 재벽치기를 끝낸 다음 벽에 고은 흙 반죽을 발라 새벽치기를 한다. 여기에는 모래, 강회 등을 섞기도 한다.



귀틀집


벌목하여 다듬은 목재를 우물 정(井) 자로 쌓아 올려 구조벽(집의 무게를 지탱하는 벽)을 만들고, 그 틈새에 흙을 메우는 방식이다. 모서리나 교차 부분은 나무에 홈을 파서 물리고, 나무 사이의 틈은 흙을 발라 메운다. 귀틀집은 깊은 산간 오지에서 주변의 재료를 구해 집을 짓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통나무로 사방벽을 쌓은 하나의 공간이 방이다. 통나무를 사면으로 두 번 쌓아 방 2개를 만들고, 사이의 공간을 다시 통나무로 쌓아 막으면 3칸짜리 집이 된다. 그러므로 실내에서 기둥을 볼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목구조 흙벽돌집


황토로 벽돌을 제작하여 벽체를 쌓아 올리면 흙벽돌집이고, 나무로 기둥과 보를 세우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 흙벽돌을 쌓아 올리면 목구조 흙벽돌집이 된다. 흙벽돌과의 결합을 고려하여 원형이 아닌 사각기둥을 쓰며 처마도리를 사용한다. 나무 기둥과 흙벽 이음매의 틈 발생을 감안하여 흙벽돌 이중 쌓기 등의 보완 작업을 거쳐 시공하고 있다. 현재 가장 대중적인 흙집 유형으로 자리잡았다. 목구조를 이용한 건물의 폭과 길이가 자유롭고 2층(복층) 형태도 가능하다.



혼합형 흙집(퓨전 흙집)


철근 콘크리트 기둥+슬래브+흙벽돌 조적 방식이나 치장벽돌(또는 시멘트벽돌 조적 후 마감) 조적 기둥에 목조지붕+흙벽돌 쌓기, 철골 빔 구조에 흙벽돌 쌓기, 서구 목구조에 흙벽돌 쌓기 등 다른 건축 기법을 구조체로 응용한 흙집 유형이다. 이 방식은 습기에 약하고 중층 이상으로 짓기 어려운 흙집의 단점을 보완한다. 콘크리트나 철골 등이 들어가는 만큼 흙집 특유의 자연미를 떨어트리는 단점이 있다.



흙집의 시공 과정


주춧돌 놓기(기초 공사)


황토집은 무엇보다도 기초가 튼튼해야 하는데, 배수가 용이한 곳에 바닥은 60센티미터 정도를 파고 지면에서부터 30∼50센티미터 정도에 집터를 올려 다진 후에 주춧돌을 올려놓는다. 주추의 기본 높이는 13∼16센티미터 정도이다. 주추의 높이는 방바닥 높이(단열재 50∼80㎜+엑셀배관, 콩자갈 40㎜+황토미장 40㎜)를 계산한 것이다. 이 주추 높이(방바닥 높이)만큼은 흙벽 보호를 위한 방수 턱을 만드는데 보통은 시멘트 소형벽돌 2장 높이만큼을 쌓는다. 기초 공사를 할 때 전기 인입, 바닥 배선, 오·하수 배관공사, 수도 인입선 공사, 정화조 옹벽 시공을 병행하도록 한다.



골조(뼈대) 공사


주춧돌을 적당한 간격으로 나열하여 그 위에 기둥을 세우고 세부적인 골조를 배치시킨다. 이 때, 특히 주춧돌과 기둥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기둥을 잡아주는 하인방, 중인방, 상인방 등의 구조물을 설치하여 안전하고 튼튼하게 세우도록 한다. 그리고 도리와 보, 대들보 등을 설치할 때는 못의 사용을 자제하고 사개맞춤으로 마감을 하는 것이 좋다. 이때 도리에 연결되는 보의 끝은 주먹장 맞춤으로 하여 옆으로 빠지지 않도록 하고, 사개맞춤은 직각의 홈이 아니라 경사각으로 홈을 따 맞추는 형태로 시공한다.



지붕 공사


지붕을 얹을 때는 수평을 맞추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주의할 점은 목재의 건조 상태를 사전에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벽체 공사(흙벽돌 조적)


흙벽돌로 마감할 때는 별도의 단열재가 들어가지 않는다. 단 벽의 두께가 두꺼울수록 충분한 단열효과를 얻을 수 있다. 흙벽돌은 특성상 시멘트나 그 밖의 화학재료를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밖에 벽을 만드는 고전적인 방법은 벽면에 세부 골조를 세운 후 양쪽으로 흙을 입혀서 짓는 방법으로 맞벽치기라고 한다. 벽체 공사가 끝나면 천장 및 몰딩, 목창 목문 틀 설치 공사를 한다.



미장 공사


내벽을 미장하기 전에 전기배선 공사를 하고, 바닥을 미장하기 전에 급수, 난방 배관 공사를 끝내야 한다. 그리고 흙벽돌과 가 창틀, 가 창틀과 목창과의 접합 부븐의 공간은 황토를 찰지게 개어 미리 사춤을 해야 한다. 내벽은 벽체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5∼2센티미터 정도로 미장을 한다. 보통은 거칠게 초벌을 바르고 약간 마르기 시작할 때 얇게 재벌 미장을 하면서 면을 다듬는다. 벽체와 벽체가 만나는 지점이 직각을 유지하도록 수직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공정이든 수직과 수평이 제대로 나와 주어야 마감이 깔끔해진다.



난방 및 전기공사


난방 시공에 있어 일반적으로 보일러(기름·가스·심야전기)를 사용한다. 황토집의 경우 방 한 개 정도는 구들방을 만든다. 방바닥을 바를 때는 보리풀이나 볏짚, 솜 등을 섞어 발라주면 단단하고 갈라지지 않는다.田



정리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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