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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의 詩로 쓰는 전원풍경

고향의 봄

그때 쯤 그곳에 가면 늘 어머니가 계셨다
어머니를 닮은 볕 따스한 계절이 뜨락에 걸터 앉아
밭에 나갈 씨앗을 고르고 있었다

눈이 녹는 양지에는 햇풀들이 실눈을 뜨고
얼음이 풀리면 이내 시냇물 소리가
아지랑이 날아가는
마을 어귀까지 나가 까치발을 하고
바람이 가득 담아 올 봄소식을
해질녘이 되도록 기다리고 있었다

겨우내 묵혀 두었던 기지개를 켜는 나른한 봄날
그때 쯤 그곳에 가면 늘
기다리는 것들이 있었고
기다림을 끝내고 눈을 뜨는
새순처럼 여린 생명들이 있었다

■글 김경래(본지 편집자문위원·(주)좋은집 개발사업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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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의 詩로 쓰는 전원풍경] 고향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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