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시로 쓰는 전원풍경
사는 것과 기다리는 것은
똑 같은 말이었다.
살면 살수록 그렇듯 똑 같아 지는 것이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일이었다.
먼 길 가는 바람들이 나뭇가지에서
혹은 풀잎에서 깃을 치는 저녁이나
눈이 내려 그들끼리 살아갈 둥지가 되는
그런 아침을 살면서도
습관처럼 누구를 기다렸다
일처럼 누군가를 기다려야만 했다
사는 것이 차츰 기다림을 잃어가는 것이라야
그래야 쉽게 사는 것일 텐데
살아내면 낼 수록
점점 기다려야 할 것들이 많아 지는 것은
오히려 행복한 일이었다
이렇듯 눈이 내리는 날
더 크게 그리워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었다.
글·사진/ 김경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