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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온 날의 아침

모두 바람이 되어 거리로 나설 때
나 홀로 고요하였다
바위처럼 땅처럼 고요하기만 했다
승천하던 꿈들 그 하늘의 언저리에서
새순처럼 자란 날개를 접고
아무 골짜기 아무 산등성에서
밤 새워 잎새가 되고 꽃잎이 되어
풀처럼 나무처럼 고요하기만 했다
수없이 긴 겨울밤 내내
꿈이 되어 오르다
사람 사는 골짜기 아침나절에
홀로 내려 내리고 내려
꽃처럼 나무처럼 뿌리를 내리고
이제는 온통 고요하기만 했다


밤새 눈이 내린 아침의 세상은 온통 고요했다. 사람이 살아도 차가 다녀도 세상은 고요할 뿐이었다. 이렇게 눈이 내린 아침에 광주군 오포면 신현리 골짜기를 지나다 집앞의 눈을 쓸고 있는 최창완·장정희씨 부부를 만났다. 이들은 밤새 쌓인 눈을 쓸어 내기 아까워 그 눈들 하나하나를 아껴가며 마당을 쓸고 있었다. 서울서 엔틱사업(골동품 수집)을 하던 최창완씨는 그동안 자신이 모은 물건들로 박물관을 열 생각으로 이곳의 부지 4백평을 구입하여 1백평 규모의 집을 짓고 있다. 1층은 박물관겸 레스토랑, 2층은 살림집인 이 집은 시스모 공법으로 지어지고 있는데 외부공사는 모두 마무리 되었고 현재 내부를 마무리 하는 중이다. (이 집의 내부공사가 완성되면 전원주택라이프 2월호에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글·사진/ 김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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