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반제리의 아담한 호숫가에 자리한 38평 복층 목조주택. 일조보다는 호수 조망을 고려해 좌향을 동북향으로 정하고 ‘ㄱ’자 형태로 배치했다. 연면적 38평이지만 60평형대 주택처럼 외관이 웅장해 보인다. 공간 구성에서 가족의 취향에 맞추어 기능성과 독립성을 강조한 주택이다. 공기 좋고 물 맑은 전원에서 생활하며 소일거리 겸 운동 삼아 가꾼 무공해 채소를 식탁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는 정부열·이달순 부부. 도시생활의 편리함은 전원생활의 묘미에는 비할 바가 아니라고.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반제리

·부 지 면 적 : 500평

·대 지 면 적 : 300평

·건 축 면 적 : 38평(1층 27평, 2층 11평)

·건 축 형 태 : 경량 목조주택(외벽 2″×6″, 내벽 2″×4″)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재 : 루바 및 벽지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슁글

·천 장 재 : 루바 및 벽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동네 관정

설계·시공 : 나무집 짓는 사람들 (031)656-9332 http://namujib.com



아파트는 옷에 비유하면 기성복과 만찬가지이기에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반면 단독주택, 특히 전원주택은 맞춤복으로 가족의 취향을 고려한 배치에서부터 평면, 입면, 내·외장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자인과 인테리어가 가능하다. 쾌적한 전원에다 사랑하는 가족만을 위해 세상에서 하나뿐인 맞춤형 주택을 짓고 산다는 것. 생각만 해도 행복한 일이다.



평택고등학교 교사인 정부열 씨(52)와 평택문화센터 요가 강사인 이달순 씨(48) 부부는 2005년 6월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반제리의 아담한 호숫가에 38평 복층 목조주택을 지어 이주했다. 15년 전 전원행을 결심했으나 전근과 예산 문제로 이제서야 그 꿈을 이룬 것이다. 정부열 씨는 공기 좋고 물 맑은 전원에서 생활하며 소일거리 겸 운동 삼아 가꾼 무공해 채소를 식탁에 올리는 것만으로 축복이라고 한다.



“아파트는 편리하고 안전할지는 몰라도 답답하고 시끄러운 데다가 쉬는 날 딱히 할 일이 없기에 자꾸만 게으름을 피우게 되지요. 우리 부부는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공기 좋고 물 맑은 전원에다 텃밭과 정원이 딸린 주택을 짓기로 했지요. 그 결심을 한 게 90년 초반이니까, 벌써 15년 전 일이네요. 이곳에서 생활한 지 1년이 안 됐는데, 그간 느낀 다소의 불편함은 전원에서의 건강한 삶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요.”



믿음으로 40일 만에 집 지어



반제리는 이달순 씨의 고향이기에 가족 모두는 일찍이 주민들과 안면을 익혀온 터라 적응이 쉬었다. 또한 80년대 중반 장인 소개로 2000평의 논과 밭을 평당 1만 원에 구입한 까닭에 입지 선정에 따르는 어려움도 겪지 않았다. 이달순 씨는 다만 부지 자체가 마을 어귀 논자리라 다소 망설였다고.



“부지가 횅댕그렁한 데다 조망을 살려 집을 앉히자니 북동향이 나오더군요. 얼마간 망설였지만, 100퍼센트 만족시켜 주는 땅이 어디 있나 싶었지요. 50퍼센트만 맘에 들면 된다 여기고 자주 드나들면서 땅에다 정을 쏟았지요. 그것이 건축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됐지요.”



정부열 씨는 처음 황토주택을 짓기로 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하지만 맘에 드는 형태의 목구조 황토집은 일손이 많이 가기에 시공비가 의외로 높아 포기했다. 결국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경량 목조주택이다.



“목조주택을 짓기로 하고는 1년 남짓 마감재에 대해 공부했지요. 그런데 ‘나무집 짓는 사람들’의 이상원 사장을 알고서는 모든 걸 믿고 맡겼지요. 이 사장이 시공한 안성의 목조주택 3군데를 둘러보았는데, 건축주들이 한결같이 그 사람에게 맡기면 속을 태우는 일은 없을 거라고 하더군요. 집도 맘에 들었기에 더도 덜도 말고 딱 이대로만 지어달라고 했지요.”



이들 부부는 전원행을 결심한 후 숱하게 집의 밑그림을 그렸기에 설계 협의는 순조로웠다. 이 주택은 일조보다는 호수 조망을 고려하여 평면을 ‘ㄱ’자 형태로 뽑았다. 정부열 씨는 가족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실과 주방의 위치에 신경을 썼다고.



“설계를 할 때 거실은 2층 천장까지 오픈시켜 햇살이 잘 드는 남향으로, 주방은 어른들의 말에 따라 동향으로 내어 달라고 했지요. 2층은 아이만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 줄 것을 요구했고요. 그게 전부였는데, 이상원 사장이 가져 온 설계도면을 보니 가족 개개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짚어 주었기에 만족스러웠어요.”



건축은 2005년 5월에 시작해 40일 만에 완공을 보고 6월 25일 입주했다. 공기(工期)가 짧다 보니 그만큼 인건비가 줄어들어 건축비를 절감했단다. 여기에는 ‘나무집 짓는 사람들’의 이상원 사장과 시공 팀이 자신의 집을 짓듯이 정성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매일같이 아침 8시에 일을 시작해서 저녁 6시 30분까지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일만 하는 시공 팀을 보면서 먹고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 자체를 즐기는구나 생각했다고.



“알아서 척척 워낙 열심히 일을 했기에 하루가 다르게 집이 모양을 갖추는 게 재밌었지요. 아쉬운 소리라야, 시공 팀이 교회에 다니기에 상량식 때에나 했을까. 예부터 상량식은 좀 요란하게 하잖아요. 동네에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많고, 더욱이 처의 작은아버지께서 상량문을 쓰셨는데 돼지머리라도 놓아야겠다고 했지요. 시공 팀도 모두 이해를 하더군요. 그게 집을 지으면서 요구한 전부예요.”



전원의 운치를 집 안으로 끌어들여



이 주택은 연면적 38평(1층 27평, 2층 11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으로 외벽은 2″×6″, 내벽은 2″×4″, 장선은 2″×10″을 사용했다. 외벽은 파스텔 톤의 시멘트 사이딩으로, 지붕은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했다. 거실 상단과 하단에는 여러 개의 장방형 창을 내 1층과 2층으로 분리된 듯하여 언뜻 보면 60평형 주택처럼 보인다.
정원을 가로지르는 경사 완만한 진입로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지만, 특히 정원과 주택을 잇는 20평의 덱이 눈길을 끈다. 이달순 씨는 덱을 한옥의 안마당처럼 사용한다고.



“시골에서는 말릴 게 많은데 덱이 넓어서 여러모로 맘에 들어요. 아파트 베란다와 달리 이불을 널어도 보송보송하게 마르고요. 동북향이라 여름 한낮에도 그늘이 드리워서 시원해요. 많은 사람이 방문해도 거실과 덱으로 나누어 접대할 수 있으니 번잡하지도 않고요. 지난 여름에는 조카들을 위해 간이 풀장을 설치했는데 신나게 놀더군요. 어른들은 덱에 놓인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그 재미가 쏠쏠했지요.”



내부를 보면 1층에는 현관을 기준으로 우측에는 거실을 배치했으며, 좌측에는 욕실과 안방, 다용도실, 주방을 배치했다. 주방과 거실의 분리는 음식을 장만할 때의 소리나 음식 냄새 때문이다. 욕실과 수납실은 계단실 밑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했다. 2층은 현재 군 복무 중인 정주영 군(23)을 위한 공간으로 욕실이 딸린 방과 작은 거실, 발코니를 배치했다. 현관 위에 자리한 호수를 굽어보는 1평 남짓한 발코니는 이상원 사장이 입면의 단순함을 보완하려고 만든 것이다. 이들 부부는 2층을 앉힐 때 반신반의했다고.



“나중에 아들이 결혼해서 분가(分家)한다면 모를까, 함께 산다고 할 때 2층은 협소하지요. 거실 창을 상단과 하단으로 나눈 것은 향후 구조 변경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지요. 구조 변경을 하지 않고 옆에다 별채를 지을 수도 있고요.”



실내 마감을 보면 벽면은 종이벽지에 홍송 루바로 변화를 주었으며 천장은 더글러스-퍼, 계단실은 홍송 루바로 마감했다. 이달순 씨는 예민한 편인데 새 집인데도 입주 첫날부터 아파트와 달리 냄새가 역하거나 눈이 맵지 않았다며, 사람들이 목조주택을 선호하는 이유를 살아 보니 알 것 같단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호수를 품에 안은 안성 38평 복층 목조주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