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외부마감 돋보이는 흙벽돌 목조주택
우선 사방 외벽으로 흙벽돌을 쌓았다. 흙벽돌의 외부로는 다시 나무 쫄대를 대고 단열재를 넣고, 그 위에 OSB합판을 댄 다음 타이벡을 붙였다. 그리고 정교하게 재단한 나무와 하프로그사이딩으로 최종 마감했다. 나무를 구해, 건조, 설계, 재단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계산에 의해 켜냈다. 결과는 한치의 오차도 없을 만큼 기둥과 바닥, 처마와 벽체 등 연결 부위와 각진 부분, 구석진 부분 등이 꼼꼼하게 아주 잘 맞아떨어졌다.
이 사람은 농부다. 그을린 얼굴, 허름한 셔츠에 반쯤 비틀어 쓴 모자, 때로는 지나는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농담도 걸고… 좀 흐트러져 보이는 행동은 영락없는 촌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눈빛은 청년처럼 반짝이고 거리낌없는 말투에 논리는 정연했다.
지난 시절을 생각하면 수많은 일들이 스쳐 지나간다.
안성 시내까지 나갈 차비가 없어 걸어다닌 일이며, 서울의 좋은 대학을 나와 처음 돼지를 키운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의 수군거림. 그러나 이제는 어엿한 돼지농장의 주인이 됐다.
4마리로 시작한 돼지 사육이 이제는 3천여 마리로 늘었고 이 돼지들은 이제 박용범씨를 산본농장의 사장님으로 만들어 주었다. 박용범 권순녀씨 부부가 안성으로 내려 온 것은 지난 83년.
얼마간의 서울생활이 녹녹치 않았고 결국 마땅한 일거리를 찾지 못하면서 이 곳 안성군 보개면 풍정리로 쫓기듯 내려왔다. 믿는 거라곤 이 곳에 있던 약간의 임야.
그러나 돈 한푼 없이 내려온 이들 부부에겐 시골 생활 역시 녹녹치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농사 경험도 전무했던 터라 처음 얼마간의 이 곳 생활은 고생 그 차체였다.
그러면서 시작한 것이 돼지 사육.
86년 4마리로 시작한 돼지는 이듬해 8마리로 늘었고 그 이듬해엔 16마리로 느는 등 해마다 배로 늘어났다.
90년대 들어선 사육수가 급격히 늘며 서서히 살림도 나아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3천여 마리가 넘는 대식구를 거느리게 됐다. 이제는 여러면에서 안정이 됐고 뒤를 돌아볼 만큼의 여유도 생겼다.
지난해엔 집도 새로 지었다. 돼지가 ‘복돼지’인지 집도 아주 잘 지어졌다. 만족스러웠다. 박용범씨는 집이 완성되던 날 일꾼들에게 별도의 보너스를 두둑이 챙겨주고 기르던 돼지도 한 마리 선사했다.
내부는 물론 특히 외부 마감에선 틈새를 찾기 어려울 만큼 섬세하게 시공됐다.
건축은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었다. 단층 43평 규모의 목구조 주택을 짓되 외벽체는 황토벽돌로 쌓기로 했는데, 결국 황토주택과 목조주택의 장점이 혼합된 셈이다.
시공업체에 맡기지 않고 목수들과 함께 직접 집을 지었다.
주위의 소개로 만난 한림목재 정공선 사장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정사장이 목수 소개는 물론, 목재의 구입에서 가공, 재단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도맡아 해결해 주었다. 우선 구옥을 헐고 기초 공사에 들어갔다.
기초 공사를 할 때에는 바닥에 참숯을 깔았는데 무려 2톤 트럭으로 두 대분이나 들어갔다.
아무래도 목재나 황토벽돌이 습기에 약할 수 있다는 생각에 숯을 최대한 활용했다. 우선 사방 외벽으로 흙벽돌을 쌓았다.
흙벽돌의 외부로는 다시 나무 쫄대를 대고 단열재를 넣고, 그 위에 OSB합판을 댄 다음 타이벡을 붙였다. 그리고 정교하게 재단한 나무와 하프로그사이딩으로 최종 마감했다. 나무를 구해 건조, 설계, 재단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계산에 의해 켜냈다.
결과는 한치의 오차도 없을 만큼 기둥과 바닥, 처마와 벽체 등 연결 부위와 각진 부분, 구석진 부분 등이 꼼꼼하게 아주 잘 맞아떨어졌다. 박용범씨는 물론 함께 일하던 사람들조차도 신기하다할 정도로 오차가 없었다.
내벽마감은 흙벽돌에 OSB를 댄 다음 석고보드나 합판으로 마감하고 최종적으로 한지벽지를 발랐다. 내부마감 목재는 주로 백송이 쓰였고 외부는 물에 강하고 잘 마르는 스기목이 이용됐다. 이밖에 바닥은 거실의 경우 온돌마루(오크)를 깔았고, 방바닥은 전통종이장판에 콩기름과 들기름을 섞어 칠했고 치자를 이용해 적당히 색깔도 냈다. 지붕 마감은 아스팔트싱글.
건축은 착공 5개월 만인 12월쯤 완공됐다. 건축비는 평당 5백만원.
모두 43평 규모로 방 4개와 거실, 주방, 다용도실, 화장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풍수에도 일가견이 있던 만큼 안방이나 거실 등 전체적인 배치도 이같은 풍수의 이치를 적용 했다. 안방을 동쪽에 배치하고 주방을 동남쪽, 대문을 남쪽에 배치한 것도 모두 풍수의 이치를 따른 것이다. 지난해 12월 완공됐으니 이제 4달째를 맞고 있다. 지난겨울이 따뜻했음은 더할 나위 없다. 몇몇 부분에 대해 ‘이건 이렇게 하고, 저것은 저렇게 했으면....’
구조나 배치상의 아쉬움 정도는 있지만 아직 하자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박용범씨는 이에 대해 건축주와 일하는 사람들간의 신뢰와 꼼꼼하게 잘 지으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글·사진 류재청
■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남풍리
부지면적: 5백평(대지 3백평, 준농림전 2백평)
건축공사기간 :99년 7월~12월
건평:43평
실내구조: 방4개, 거실, 주방, 다용도실, 화장실
방위 :남향.
건축비 :평당 5백만원.
구조체: 목조, 황토 겸용
벽체구조 : 황토벽돌, OSB합판
내부마감: 석고보드, 한지벽지
외부마감: 나무 사이딩
단열재: 아이 쇼핑카
바닥재 :온돌마루(오크)
창호: 페어 이중창
지붕: 아스팔트 싱글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식수: 지하수
우선 사방 외벽으로 흙벽돌을 쌓았다. 흙벽돌의 외부로는 다시 나무 쫄대를 대고 단열재를 넣고, 그 위에 OSB합판을 댄 다음 타이벡을 붙였다. 그리고 정교하게 재단한 나무와 하프로그사이딩으로 최종 마감했다. 나무를 구해, 건조, 설계, 재단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계산에 의해 켜냈다. 결과는 한치의 오차도 없을 만큼 기둥과 바닥, 처마와 벽체 등 연결 부위와 각진 부분, 구석진 부분 등이 꼼꼼하게 아주 잘 맞아떨어졌다.
이 사람은 농부다. 그을린 얼굴, 허름한 셔츠에 반쯤 비틀어 쓴 모자, 때로는 지나는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농담도 걸고… 좀 흐트러져 보이는 행동은 영락없는 촌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눈빛은 청년처럼 반짝이고 거리낌없는 말투에 논리는 정연했다.
지난 시절을 생각하면 수많은 일들이 스쳐 지나간다.
안성 시내까지 나갈 차비가 없어 걸어다닌 일이며, 서울의 좋은 대학을 나와 처음 돼지를 키운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의 수군거림. 그러나 이제는 어엿한 돼지농장의 주인이 됐다.
4마리로 시작한 돼지 사육이 이제는 3천여 마리로 늘었고 이 돼지들은 이제 박용범씨를 산본농장의 사장님으로 만들어 주었다. 박용범 권순녀씨 부부가 안성으로 내려 온 것은 지난 83년.
얼마간의 서울생활이 녹녹치 않았고 결국 마땅한 일거리를 찾지 못하면서 이 곳 안성군 보개면 풍정리로 쫓기듯 내려왔다. 믿는 거라곤 이 곳에 있던 약간의 임야.
그러나 돈 한푼 없이 내려온 이들 부부에겐 시골 생활 역시 녹녹치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농사 경험도 전무했던 터라 처음 얼마간의 이 곳 생활은 고생 그 차체였다.
그러면서 시작한 것이 돼지 사육.
86년 4마리로 시작한 돼지는 이듬해 8마리로 늘었고 그 이듬해엔 16마리로 느는 등 해마다 배로 늘어났다.
90년대 들어선 사육수가 급격히 늘며 서서히 살림도 나아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3천여 마리가 넘는 대식구를 거느리게 됐다. 이제는 여러면에서 안정이 됐고 뒤를 돌아볼 만큼의 여유도 생겼다.
지난해엔 집도 새로 지었다. 돼지가 ‘복돼지’인지 집도 아주 잘 지어졌다. 만족스러웠다. 박용범씨는 집이 완성되던 날 일꾼들에게 별도의 보너스를 두둑이 챙겨주고 기르던 돼지도 한 마리 선사했다.
내부는 물론 특히 외부 마감에선 틈새를 찾기 어려울 만큼 섬세하게 시공됐다.
건축은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었다. 단층 43평 규모의 목구조 주택을 짓되 외벽체는 황토벽돌로 쌓기로 했는데, 결국 황토주택과 목조주택의 장점이 혼합된 셈이다.
시공업체에 맡기지 않고 목수들과 함께 직접 집을 지었다.
주위의 소개로 만난 한림목재 정공선 사장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정사장이 목수 소개는 물론, 목재의 구입에서 가공, 재단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도맡아 해결해 주었다. 우선 구옥을 헐고 기초 공사에 들어갔다.
기초 공사를 할 때에는 바닥에 참숯을 깔았는데 무려 2톤 트럭으로 두 대분이나 들어갔다.
아무래도 목재나 황토벽돌이 습기에 약할 수 있다는 생각에 숯을 최대한 활용했다. 우선 사방 외벽으로 흙벽돌을 쌓았다.
흙벽돌의 외부로는 다시 나무 쫄대를 대고 단열재를 넣고, 그 위에 OSB합판을 댄 다음 타이벡을 붙였다. 그리고 정교하게 재단한 나무와 하프로그사이딩으로 최종 마감했다. 나무를 구해 건조, 설계, 재단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계산에 의해 켜냈다.
결과는 한치의 오차도 없을 만큼 기둥과 바닥, 처마와 벽체 등 연결 부위와 각진 부분, 구석진 부분 등이 꼼꼼하게 아주 잘 맞아떨어졌다. 박용범씨는 물론 함께 일하던 사람들조차도 신기하다할 정도로 오차가 없었다.
내벽마감은 흙벽돌에 OSB를 댄 다음 석고보드나 합판으로 마감하고 최종적으로 한지벽지를 발랐다. 내부마감 목재는 주로 백송이 쓰였고 외부는 물에 강하고 잘 마르는 스기목이 이용됐다. 이밖에 바닥은 거실의 경우 온돌마루(오크)를 깔았고, 방바닥은 전통종이장판에 콩기름과 들기름을 섞어 칠했고 치자를 이용해 적당히 색깔도 냈다. 지붕 마감은 아스팔트싱글.
건축은 착공 5개월 만인 12월쯤 완공됐다. 건축비는 평당 5백만원.
모두 43평 규모로 방 4개와 거실, 주방, 다용도실, 화장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풍수에도 일가견이 있던 만큼 안방이나 거실 등 전체적인 배치도 이같은 풍수의 이치를 적용 했다. 안방을 동쪽에 배치하고 주방을 동남쪽, 대문을 남쪽에 배치한 것도 모두 풍수의 이치를 따른 것이다. 지난해 12월 완공됐으니 이제 4달째를 맞고 있다. 지난겨울이 따뜻했음은 더할 나위 없다. 몇몇 부분에 대해 ‘이건 이렇게 하고, 저것은 저렇게 했으면....’
구조나 배치상의 아쉬움 정도는 있지만 아직 하자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박용범씨는 이에 대해 건축주와 일하는 사람들간의 신뢰와 꼼꼼하게 잘 지으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글·사진 류재청
■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남풍리
부지면적: 5백평(대지 3백평, 준농림전 2백평)
건축공사기간 :99년 7월~12월
건평:43평
실내구조: 방4개, 거실, 주방, 다용도실, 화장실
방위 :남향.
건축비 :평당 5백만원.
구조체: 목조, 황토 겸용
벽체구조 : 황토벽돌, OSB합판
내부마감: 석고보드, 한지벽지
외부마감: 나무 사이딩
단열재: 아이 쇼핑카
바닥재 :온돌마루(오크)
창호: 페어 이중창
지붕: 아스팔트 싱글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식수: 지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