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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새롭게 열리는 봄. 새싹이 트고 새학기가 시작된다. 새로운 다짐은 새해를 맞이하기 전부터 시작하지만 본격적인 실천은 봄부터 이뤄지곤 한다. 우리의 마음에도 봄이 오고 있다. 이교준(50)·최옥집(48) 부부가 주말주택으로 지은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 목조주택에서는 봄같은 싱그러움이 묻어 난다. 목조주택이지만 외벽 일부를 인조석으로 꾸며 단조로움에서 탈피했다. 건축주와 시공업체의 아이디어가 모여 차별화된 인상을 주는 목조주택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

·대 지 면 적 : 150평

·건 축 면 적 : 45평(1층 30평, 2층 15평)

·연 면 적 : 45평

·건 축 형 태 : 내벽 2″×4″, 외벽 2″×6″ 경량 목구조

·외벽마감재 : 인조석,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천 장 재 : 원목 루바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LG하이새시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상수도

·시 공 기 간 : 2004년 9∼11월

·건 축 비 용 : 평당 330만 원


설계·시공·조경 : 한길건축 031-533-3030
www.housing114.com



입춘이 지났다고 하기에는 겨울의 흔적이 많은 날, 이교준·최옥집 부부가 주말주택으로 지은 목조주택을 보기 위해 포천시 일동면으로 향했다. 이 집은 백운계곡과 산정호수로 가는 길목에서 우측으로 보이는 야산과 맞닿은 부분에 자리한다. 산정호수로 가는 2차선 도로 사이에는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는 논이 자리잡고 있다. 전면으로는 금주산이 바라보아는 집, 도로에서 보이지만 고즈넉한 마을길을 가로질러야 문 앞에 이른다. 한적한 마을길을 지나는 동안, 도시에서 전원으로의 몰입도 쉬워진다.



아늑하면서 개방감 돋보이는 집


이 집의 특징 중 하나는 외벽 일부를 인조석으로 마감했다는 점이다. 멀리서 집 전면을 보면 마치 벽돌집 같은 인상이 풍긴다. 또한 시멘트 사이딩은 목조주택 고유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인조석과 시멘트 사이딩이 어우러지면서 짜임새를 갖췄기 때문이다.


나지막한 연두색 담과 정원을 지나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목조주택 고유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거실이나 방의 내벽과는 달리 현관은 목조주택 본연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현관에 들어서면 이 나무 냄새로 인해 목구조로 지어졌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천장 부분을 제외한 집 안 대부분의 내벽은 이들 부부가 직접 고른 실크벽지로 마감해 취향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나무는 습도를 조절하고 향기도 좋지만, 나무만으로 마감한 집을 보니 어지러운데다 이내 질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들 부부가 내벽 마감재로 실크벽지를 선택한 이유다.
또 다른 특징은 바로 ‘개방성’이다. 1층 큰방을 제외한 방 2개와 비교적 많은 시간을 보내는 1·2층 거실은 덱과 연결돼 있어 외부로의 출입과 기분 전환에 용이하다. 각 방과 시선이 마주치는 부분에는 조망창을 설치해 외부 전경을 감상하기에 편하고 통풍도 잘 이뤄진다. 특히 거실에는 전면창과 하프라운드형 고창을 설치 채광을 높였고 미적인 면도 강조했다. 전면창 양옆에는 측면창을, 그 위에는 고창을 균형 있게 배치했다. 거실과 접한 고창들은 2층 거실과 눈높이가 맞다. 그래서 2층에서도 고창을 통해 외부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 현관 바로 옆에도 창이 있다. 그 때문에 현관문을 열지 않아도 오가는 사람이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아늑하고 따뜻하면서도 외부와의 접촉이 쉬운 구조다.



색채감 있는 주방, 집의 홍일점


최옥집 씨의 아이디어로 꾸민 주방은 거실과 맞닿아 있다. 주말주택으로 설계했기에 주방은 그리 크지 않다. 그 대신 주방 옆에 다용도실을 별도로 둬 허드렛일을 하거나 물품 보관이 편리하도록 했다. 거실과 만나는 부분에는 탁자를 뒀고, 레드 계열의 의자로 포인트를 줬다. 홈-바를 연상시키는 이 탁자에 앉아 거실을 응시하면 전면창 너머의 전경을 마음에 담을 수 있다. 특히 흰색 계열의 주방가구와 빨간색 계열의 의자가 대비를 이루는 주방은 이 집에서는 홍일점에 비유된다.


“남편은 산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저는 들판을 주로 보는데… 주방에서 일하다 차 한 잔 마시면서 들녘의 변화를 엿볼 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주방을 지켜보던 최옥집 씨는 색채감 있는 주방을 연출하고자 이곳저곳을 돌며 가구를 고른 보람이 있다고.


2층과 연결되는 목재 계단은 단단하면서도 안정된 느낌이다. 계단의 중간 부분에는 세로로 긴 창이 있어 햇살을 받아들여 계단에 전한다. 이 계단을 오르면 2층 가족실이 나온다. 1층 거실보다 작지만 바닥을 온돌로 시공한데다 천장이 낮아 아늑함은 더하다.
2층 가족실과 이어지는 곳에는 발코니와 방, 화장실이 있다. 별도의 드레스-룸을 설치하는 대신 습기에 강한 붙박이장을 드렸다. 2층 방은 비교적 넓게 꾸몄는데, 이곳 역시 발코니와 연결돼 있어 외부와의 접촉이 쉽다.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초는 평지보다 약 1미터 높게 설계했다. 이로 인해 시야도 트인 듯한 느낌이다. 전면에는 넓은 덱을 설치해 정원과 맞닿게했고, 대문을 지나 폭 2미터 정도의 마을길을 지나면 텃밭과 이어진다.


이들 부부가 이곳에 집을 짓게 된 동기는 어머니 김옥례(71) 씨를 위해서다. 공기 맑은 곳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노후를 보내고 싶었고, 근처에 온천과 마트, 병원 등 편의시설이 많은 것도 부지 결정을 쉽게 만든 요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집은 주말주택으로 이용하고 있다. 아들 이지용(19) 군이 수험생인 데다 어머니 역시 다소 늦게 이 집에 들어오실 것 같다고…….


“남편은 금주산을 보면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했어요. 꿈이 이뤄진 셈이죠.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최옥집 씨는 전원생활을 좋아하는 남편과 입시 준비에 한창인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이들 두 남자 사이를 왕래한다고.



사후관리 고려해 인근 업체 선정


이들 부부는 35만 원 하는 단칸방에서부터 결혼생활을 시작해 안 살아본 집이 없을 정도로 이사를 많이 다녔다고. 생애 처음 짓는 전원주택 시공을 한길건축(대표 최경수)에 맡긴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집을 지으려고 계획하자 건축업에 종사하는 지인들이 서로 짓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말하기도 어려울 것 같고 A/S도 힘들잖아요. 1년여 기간 동안 집과 가까이 있는 한길건축에서 지은 집들을 둘러봤고 이 회사다 싶었죠. 그래서 건축을 부탁했어요.”


이들 부부는 거실 공사에 각별히 신경을 써 달라고 시공사에 요구했다. 주거용이 아니기 때문에 주방도 작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또 조명만큼은 손수 골라 취향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하도록 했다. 그 외의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시공업체를 믿고 맡겼다.
이들 부부는 전원주택을 짓기로 마음먹은 순간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다니면서 마감재부터 공부했다. 전원주택 소식을 전하는 잡지도 많이 보았다. 종종 열리는 건축박람회에서 얻는 정보도 도움이 됐다. 집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집 구조재를 이야기하는 모습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시공사에 대부분 맡겼지만 자신의 집을 짓는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어요. 공사 초기에는 거의 매일 오다시피 했어요. 나중엔 일주일에 한 번으로 횟수가 줄어들긴 했죠. 인부들에게 막걸리도 사다주고 먹을 간식도 챙겼어요. 그래야 더 신경을 써줄 것 같았죠.”


22년 결혼생활 끝에 전원주택을 짓기로 함께 결정하고 자신이 지은 집을 갖는 기쁨도 처음으로 함께 맛봤지만, 집이 완공된 뒤 마음에 드는 공간은 각각 달랐다. 최옥집 씨는 차를 마시면서 전경도 감상할 수 있는 홈바(Home- Bar) 분위기의 주방을 가장 좋아했고, 이교준 씨는 포근한 2층을 마음 들어 했다. 이들 부부를 만족스럽게 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세수할 때 느껴지는 미끈미끈한 물, 그리고 작은 것도 함께 나누는 마을 분위기도 한 동네에 살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지난해 집 앞 텃밭에 처음 심은 고추, 콩, 팥, 씀바귀도 동네 사람들의 도움으로 풍년이 들었다.


“이곳에 올 때 느낌이요? 마음이 편하기만 합니다. 개방감도 있고 한 동네에 산다는 마음도 느낄 수 있어요. 아침 인사도 나누고, 등산도 함께 하고, 음식도 나눠 먹고, 좋은 점이 참 많더군요. 그래서 일을 앞두고 구상이 필요할 때 이곳에 오지요.”



전원에서 맞는 아침의 기쁨



자녀인 이지연(22) 양과 이지용 군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어렵게 키운 진돗개 ‘진돌이’를 보기 위해 가끔 이곳에 온다. 오래 머무는 것에는 아직 낯설지만 도시를 떠나 잠시 보내는 것은 좋아하는 눈치다. 집을 돌아본 친척들과 이웃들, 그리고 구경 온 사람들도 주택을 돌아보며 감탄한다. 이들 부부의 목조주택이 촉매제가 되어 주변에 새로운 전원주택이 들어서기도 했다.


정작 좋은 건 아침이다. 공기가 맑아 상쾌하고 반갑게 아침인사를 건네는 곳. 나무의 효능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앓고 있던 약간의 알레르기성 비염도 집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말끔하다. 이렇게 건축주 부부는 코끝을 자극하는 목조 향기와 함께 ‘전원에서의 봄’을 맞이하고 있다.田




글 김항룡 기자 / 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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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같은 새로움이 묻어 나는 포천 45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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