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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 과정에서 백혈병을 앓는 아내 때문에 더욱 목조주택에 끌렸다는 건축주 김진희 씨. 그는 부인 김성희 씨와 여생을 보내기 위해 건강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2만여 평의 과수원에 먼저 살던 조적조 집보다 높은 지대에 터를 닦고 천등산을 바라보는 동남향으로 복층 목조주택을 앉혔다. 아내의 건강과 노후를 위해 선택한 만큼 후회가 없다는 화성의 건강한 집을 찾았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독지2리

·대 지 면 적 : 500평

·건 축 면 적 : 50평(1층 33평, 2층 17평)

·연 면 적 : 50평

·건 축 형 태 : 2?×6? 경량목구조

·외벽마감재 : 미송 목재 사이딩

·내벽마감재 : NF보드+실크벽지

·지 붕 재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천 장 재 : 원목 루바

·바 닥 재 : 원목마루

·창 호 재 : 미국식 시스템 창호

·정 화 조 : 10인용 오수합병 정화조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마을 간이 상수원(지하수)

·건 축 비 용 : 평당 350만 원

·시 공 기 간 : 2005년 12월 ~ 2월

설계·시공 : 신화건축 031-634-0172
http://cafe.naver.com/ buildahome.cafe


젊은 시절에는 방황도 많이 하고 이리저리 떠돌기도 했지만, 일찍부터 과수 농사에 손을 댔다는 건축주 김진희(65) 씨. 지금 2만여 평의 과수원은 막내아들이지만 묵묵히 가업(家業)을 잇는 그가 기특해 부모님이 물려준 것이다.


전에 살던 집은 20평형 조적조로 그가 아내 김성희(59) 씨를 만나 백년가약을 맺은 후 손수 지은 집이다. 처음 그 낡은 조적조 대신 콘크리트 주택을 짓고 싶었지만, 오랜 지병으로 고생하는 부인을 생각해 목조주택을 지었다고.


“조적조보다 튼튼한 콘크리트 집을 짓기로 했다가, 아내의 권유로 목조주택으로 생각을 바꿨어요. 작년 봄인가 마을에 목조주택이 들어서자, 아내가 함께 방문하자고 하더군요.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튼튼한데다 쾌적하고 단열이 잘 된다는 것을 알고는 생각을 바꾼 것이죠.”


목조주택이 쾌적하고 건강에 좋다는 말에 반신반의했는데, 비로소 그 진가를 확인한 것이다. 집 안 공기가 다르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는 그 날로 아내에게 목조주택을 짓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그후 1년도 채 안 되어 약속을 지킨 그는 안타깝게도 혼자 입주해야만 했다. 백혈병 치료제 중 신약이 나와 검사 차 부인이 입원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내를 생각해 지은 목조주택에서 앞으로 남은 생을 함께 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뿌듯하다고.



믿음이 가면 맡겨라, 하지만 삼 세 번은 확인하자



김진희 씨는 목조주택을 방문 후, 6개월간의 철저한 사전 조사를 거쳐 신화건축을 찾았다. 신화건축에서 집 근처에 시공한 주택이 있는데, 그 집의 건축주로부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시공 담당 정진철 실장은 건축주와 첫 대면한 2005년 10월경을 이렇게 회상한다.


“처음 공사 의뢰 차 방문한 건축주와 함께 현장을 방문해서 공사 범위 및 가설계까지 확정했지요. 물론 서로의 의사 소통이 중요하기에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요. 건축주는 성격이 화끈한 편이라 한 번 정하면 웬만해서 되돌리는 법이 없었죠. 두 번째 만남에서 설계를 확정짓고, 최종 면담 때 견적서를 뽑아 계약을 했으니까요. 건축주 입장에서는 대부분 시공사를 결정해도 불안해하기 마련이죠. 얼마나 서로를 신뢰하는 가의 문제인데 건축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믿고 맡겼기에 더 열심히 임했지요.”


서로의 믿음 속에서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일까? 불가피한 어려움도 능히 극복해 냈으니 말이다. 골조공사를 한창 진행하던 12월 초, 강추위로 열풍기를 임대해서 공사를 진행했는데도 공기(工期)가 보름정도 길어졌다. 그럼에도 싫은 내색 없이 믿음으로 묵묵히 맡겨준 건축주가 고마워 서비스로 4평을 더했다고 한다. 아직 주차장 및 정원 조성을 못했는데 날이 풀리는 대로 마무리를 지을 예정이다.



단아한 목조와 아르누보 장식의 만남



건축주는 무엇보다 나무를 많이 사용하고 천장을 루버로 마감해 달라고 요구했다. 원래는 거실 천장고를 7.5미터로 계획했는데 건축주가 아늑한 분위기를 원해 6.5미터로 낮추었다. 인테리어 자재는 신화건축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샘플 중에서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했다. 등만 직접 골라 설치했다.
공사 후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 어디냐는 물음에 정 실장은 거실에 서서 요모조모 설명을 보탠다.


“이 주택의 포인트는 거실 등 박스입니다. 대개의 경우 가천장을 설치해 안으로 넣거나 처음부터 천장보다 높게 파 등을 다는데 아늑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돌출형으로 제작했습니다. 또 팔각 모양의 거실 평면에 맞추어 등 박스도 팔각으로 만들었지요.”


1층에는 안방, 아버지 방, 거실 및 주방을 두고 2층에는 서재와 방 그리고 중간 홀을 두었는데, 다른 집에 비해 창을 많이 내 자연 채광을 유도한 것이 돋보인다. 목재를 많이 사용해 2층 홀의 난간에는 철제 당초무늬로 아르누보 스타일로 장식했다. 또한 2층 홀에 난간을 잡아주는 경계벽에는 장방형의 구멍을 내 액자를 박아 놓은 듯한 이미지 월을 만들었다. 1층은 김 씨 부부와 아버지를 모실 요량으로 깔끔하게 아이보리색 벽지로 마감하고, 2층은 곧 결혼을 앞둔 아들 내외를 생각해 파스텔 톤의 벽지로 따뜻하게 연출했다.


외벽에도 미송 목재 사이딩으로 마감했는데 지루하지 않게 박공지붕 처마 앞에도 2층 난간에 설치한 철제 장식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목재 사이딩에는 목재용 오일 스테인(Oil Stain)을 발라 나뭇결을 살렸다. 정 실장은 3∼5년에 한번씩 칠해주면 되는데 신화건축에서 책임지고 관리해 줄 예정이라며, 목재 관리에 대한 기본 사항을 강조했다.


“여러 번 집을 지으면서 사람을 대하다 보니 목조주택은 관리가 힘들다는 분이 많은데, 사실 나무는 물에 젖었을 때 건조가 안 되면 썩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반대로 생각해 보면 건조만 잘 해도 관리가 쉬워진다는 이야기죠. 일단은 공사할 때 건조가 제대로 되지 않은 나무를 사용하면 잘 썩을 수 있기에 자재를 고를 때 주의해야 합니다.”



건강을 생각한 노후 대책으로


막힘 없이 펼쳐진 과수원 속에 자리했던 원래 집은 전망이 좋기는 했지만 낮은 곳에 있어 절반은 항상 과수원 풍경으로 차 있었다. 목조주택을 결심하면서는 시원스레 펼쳐진 경관을 감상하고 싶어 기존 집과 방향은 같지만 뒤편의 높은 대지를 활용했다. 오랜 시간 가족의 보금자리였던 집은 봄에 철거 후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물려받은 땅 덕분에 부지를 선정하는 절차를 생략할 수 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과수 농사짓기 힘들어 땅을 조금씩 처분하고 있다. 다행히 가까운 곳에 시화호로 화제를 모았던 정부에서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발표와 더불어 화성시청을 오산에서 화성시 남양동으로 옮긴다는 설이 돌면서 땅값은 1, 2년 사이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최근 화성의 동탄 신도시 완공도 이에 한몫을 하고 있다고.


노후를 위해 집을 짓고 싶었던 그의 소망과 목조주택을 원하던 아내의 바람이 결실을 이루게 됐다. 이제는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주택에서 아내와 함께 또 다른 추억거리를 만들고 싶다는 그. 곧 결혼을 앞둔 아들 가족과 소일거리로 정원도 함께 가꾸고 싶다는 그의 소박한 소망이 봄바람을 타고 전해지길 기원해 본다.田




글·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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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속 싱그러운 햇살을 담아낸 화성 50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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