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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행복, 안녕, 복지, 번영 등에서 만족한 삶을 살자는 참살이(Well Bing)니, 건강과 환경을 해치지 말자는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니 하는데, 주거 면에서 통나무주택만한 것도 없다. 통나무주택은 순수 목자재 그 자체가 골조이자, 내·외장재이기에 발가벗은 듯이 다 드러난다. 건강과 환경, 자연 회귀, 이 모두를 만족시켜 주는 것이다.

통나무주택의 매력은 화려하거나 아기자기한 맛보다는, 품위 있고 소박한 멋에 있다. 기능적으로는 보온성이 뛰어나고, 온·습도 조절이 잘 되고, 건강 호흡을 한다는 것을 검증 받았다. 하지만 전원에 통나무주택을 짓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여타 건축 구조에 비해 자재비와 시공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한 가운데 충북 제천시 송학면 시곡리에 자리한 (주)정일품송(대표 강석찬)이 통나무주택의 대중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하루 한 채 분량의 통나무주택 자재를 생산해 내는 두 개의 생산라인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D.I.Y통나무학교를 통해 자재비와 시공비의 거품을 뺀 것이다.



뚝딱, 뚝딱! 맑고 경쾌한 소리가 체감온도 영하 18도를 밑도는 혹독한 추위를 가른다. (주)정일품송에서 운영하는 'D.I.Y통나무학교' 3기 수강생 10여 명이 50평 복층 통나무주택의 2층 벽체를 쌓아 올리는 소리다. '내 집은 내 손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D.I.Y통나무학교는 2주간의 일정으로 이론과 실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2주 만에 배우면 뭘 얼마나 배울까? 기껏해야 시중 문화센터 특강 정도겠지.' 이렇게 생각했다간 큰코다친다. 아닌게아니라 수강생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고 D.I.Y통나무학교를 찾는다. 그런데 입학 당일부터 동기생들과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는 수인사를 나누기 무섭게 연장을 챙겨 곧장 실습에 들어간다. 그것도 한두 평짜리 실습용이 아닌 30∼50평 통나무주택이다. 수료를 앞둔 3기 수강생들의 반응이다.

 

"1월 16일 입학 첫날부터 통나무주택에 문외한인 우리들에게 목공 연장을 들려 실습장으로 내몬 것도 그렇거니와, 실제 거주 가능한 50평 복층 통나무주택을 짓는다는 말에 어안이 벙벙하더군요. 저녁 6시까지 거푸집과 철근 배근 실습을 마치고 '참, 고된 하루였다.' 싶었는데 저녁식사 후에는 10시까지 이론 교육을 한다지 뭡니까? 이튿날 아침, 우리들이 잔 40평 통나무주택을 1, 2기 수강생들이 지었다는 사실에 정신이 바짝 들더군요. 그제야 '내 집을 내 손으로'라는 말을 실감했어요. 자, 보세요. 2주 만에 2층 벽체까지 다 쌓고 이제 지붕 공사만 남았잖아요."

 

수강생들은 당장이라도 통나무주택을 뚝딱 지을 만큼 자신감으로 가득 차 보였다.



1촌 1목수 양성, 전원주택시장을 바꾼다

 

10여 년 전통의 통나무주택 전문회사인 (주)정일품송 강석찬 대표. 줄기차게 통나무주택의 대중화를 외쳐 온 그는 전원주택 업계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1993년 정일품송 설립, 1993∼1995년 국립공원·휴양림 등 주요 관공서 시공, 1995∼1997년 통나무주택, 카페, 별장 보급, 2000∼2002년 유로하우스 설립, 2003년 정일품송과 유로하우스 통합, 2003년 통나무주택 키트 캐빈 공장 준공, 2004년 92밀리미터 주문 통나무주택 제2공장 설립… 이러한 연혁을 뒷받침하듯이 현재 전국에는 그의 손길을 거친 수백 채의 통나무주택이 들어서 있다.

 

다들 어렵다며 손을 내저을 때, 그는 무모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국내에선 유일하게 통나무주택 제품 생산라인을 갖추고 자재 판매, 기술 지도, 현장 실습 나아가 D.I.Y통나무학교 학습 프로그램까지 개발했다. '1촌 1목수'를 양성해 연간 500채 이상의 통나무주택을 공급하는 게 바람이라고.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요. IMF가 닥치면서 맨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번뜩 '주택은 유통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자체적으로 통나무주택 생산라인을 갖추고, 시공 인력을 양성해 그들로 하여금 통나무주택을 전국에 보급하자는 거였지요. 그렇게 해서 2003년에 통나무주택 자재 생산 공장을 준공하고, 2005년부터 D.I.Y통나무학교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했지요. 그 과정에서 자재를 수출하는 북미나 유럽에서 생산 설비를 공개할 리 만무했기에 수년에 걸쳐 '통나무 원목 홈 가공 장치'를 발명해 특허를 받았죠. 수강생들을 보면 자신의 집을 지으려는 사람보다는 대리점을 운영하려는 사람이 더 많아요. 그러고 보면 1촌 1목수 양성과 자재 유통을 통한 통나무주택의 대중화 실현은 멀지 않았다고 봐요."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통나무주택을 부의 상징으로 여겼던 90년대 초반에는 국내 통나무주택 설계·시공 기술력이 전무하다시피 했기에 전적으로 외국에 의존했다. 북미나 유럽 국가들과 설계 도면을 팩스로 주고받으며 전화 통화를 하고… 그렇게 해서 자재와 외국인 목수가 도착하기까지 무려 5∼6개월이 걸렸다. 거기에 소요된 제반 경비와 자재비를 차치하더라도, 통나무 벽체를 쌓는 데에 드는 인건비만 평당 60만∼80만 원했는데, 그 부담은 고스란히 건축주의 몫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주)정일품송은 평수에 관계없이 현장에서 누구나 쉽게 조립 가능한 통나무주택 자재를 대량 생산함으로써 상당한 비용을 절감시킨 것이다. 기계화 통나무주택은 통나무의 원형을 살린 'O'형, 한쪽을 잘라낸 'D'형, 양쪽을 잘라낸 'ㅁ'형이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자재는 'ㅁ'형으로 45밀리미터 키드 캐빈과 68밀리미터 주말주택용, 92밀리미터 완전 주거용이다.


1촌 1목수 양성의 출발점, D.I.Y통나무학교


(주)정일품송의 운영 체제는 제1, 제2 생산라인, 설계부, 공무부, 설비부, 현장소장, 마케팅 및 홈페이지 관리, 운송 및 자재관리 파트로 짜여져 있다. 설계부에서 건축주와 설계 협의를 걸쳐 설계도면을 작성하면, 거기에 맞추어 생산라인에서는 하루 만에 한 채의 통나무 자재를 정량, 정확한 치수로 뽑아낸다.

 

현장에 도착한 통나무 자재를 설계도면에 맞추어 번호순대로 조립하여 통나무 용마루보까지 완공하는 데에 걸리는 기간은 5일에서 10일 정도며, 전체 건축 공사기간은 규모에 따라 25일에서 45일 정도다. 건축에서 인건비(1일 대목 17만 원, 소목 10만 원)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상당한 비용 절감이 아닐 수 없다.

 

통나무주택 시공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지붕 구조체와 계단 만들기다. 그 때문에 D.I.Y통나무학교에서는 콘크리트 양생 기간 동안 이 부분을 심화 코스에서 집중적으로 교육시킨다. 사실 이 부분은 목수에게 있어 기술 숙련도를 자랑하는 밥줄(?)이나 다름없기에 남에게 가르쳐 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심화 코스는 D.I.Y통나무학교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통나무주택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나 목수들이 대개 이 부분을 어려워하거나 헤매곤 한다. 그 와중에 건축주는 몇 백만 원에서, 혹 자재를 잘못 사용해 일을 그르칠 경우에는 천만 원까지 필요 이상의 과외 경비를 지출한다. 그러므로 숙지하고 일을 시키거나, 직접 일을 할 적에는 상당한 경비를 줄일 수 있다. 아래 도표는 집의 구조와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D.I.Y통학교를 이수하고 집을 지으면 어디에서 경비를 절약할지 예측 가능하다.

 

1촌 1목수 양성을 통해 고품격 통나무주택의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주)정일품송의 강석찬 대표. 그가 운영하는 D.I.Y통나무학교를 둘러 보면서 전원주택시장에 새 지평이 열리고 있음을 엿보았다. 田



취재협조 (주)정일품송 043-647-1161 www.kbshome.com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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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은 내 손으로] 고품격 통나무주택의 대중화 선언 (주)정일품송 D.I.Y 통나무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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