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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진시황제와 불로초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고자 수행을 한 동기는 '생로병사'의 네 가지였다. 어찌 보면 석가모니의 고행은 대중을 생로병사의 고통으로부터 해결해 주기보다는, 인간이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생로병사의 비밀과 윤회의 법칙을 슬픔과 고통을 갖고 그 내면에 깔린 자연스런 생리 현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자 한 이성적 깨달음이 아니었을까?

필자는 환경이 허락한다면 석가모니 같은 깨달음보다는, 불로초를 구하러 보내는 진시황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좀더 나아가서 가족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생각할 것이다. 나와 가족의 생명 연장의 꿈! 자연의 순환 고리 측면에서 보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반환경적인 생각의 발로겠지만, 요즘 흔한 말로 풀이하면 '참살이'일 수도 있다.

얼마 전, 모 방송국에서 콘크리트 주택에서는 일찍 죽고, 아토피성 피부염도 많이 앓으므로 친환경 주택을 지어야 한다는 내용의 방송을 했다. 일본 시즈오카대학 후나세 슌스케 교수의 《콘크리트 주택에서는 9년 일찍 죽는다》라는 책의 내용과 많은 부분을 공유했다. 그 책에서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 욕구에 기인하는 환경 혁명이 앞으로 일본의 대 불황을 구하는 길이라고 외치면서, 생태적 생활의 실천과 거주 공간의 개선을 강조했다. 즉 콘크리트 위주의 현대 건축을 날카롭게 비평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전원주택 바람도 이런 맥락에서 공감할 수밖에 없기에, 이번 호에서는 시즈오카대학 후나세 스케 교수의 《콘크리트 주택에서는 9년 일찍 죽는다》에 대해 이야기를 엮어 보고자 한다.


불안과 스트레스 가중시키는 콘크리트 박스

후나세 스케 교수의 책은 생쥐 생체 실험을 통해 목조주택과 콘크리트주택에서의 평균 수명 연구 내용을 기본으로 한다. 콘크리트 상자, 금속 상자, 목재 상자에 각각 쥐를 넣어 새끼를 낳게 하고 생쥐의 생존율을 조사한 결과 △목재 상자 생존율 85퍼센트 △금속 상자 생존율 41퍼센트 △콘크리트 상자 생존율 7퍼센트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바닥이 차갑지 않은 목재 상자에서 어미 쥐는 바닥에 배를 느긋하게 깔고 생쥐에게 젖을 먹였다. 젖꼭지가 10개뿐이므로 수십 마리의 생쥐들은 젖꼭지를 차지하려고 앞다투어 어미의 배 밑으로 파고들었다.

반면 바닥이 차가운 콘크리트 상자에서는 톱밥 등을 깔아 주어도 여전히 바닥이 차갑기에 어미 쥐는 체열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자리를 자주 옮겼다. 생쥐에게 젖을 먹일 시간이 짧기에 생쥐들은 영양 실조에다 어미 쥐의 사랑 결핍까지 겹쳐 불안과 스트레스가 가중됐다. 생존율이 낮아 몇 마리 되지 않는데도…….

콘크리트 박스의 생쥐들은 '냉열 스트레스'가 가장 심각했다. 사람이나 생쥐는 항온동물이다. 따라서 체온을 일정 온도 이상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몸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강도가 작더라도 반복되다 보면 건강을 해쳐 수명 단축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만일 우리 몸이 일정 온도 이하의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으면 어떻게 될까? 겨울철 등산을 하다가 길을 잃고 죽음에 이르렀다는 뉴스를 종종 접한다. 바로 항온동물에게 닥친 저체온증의 결과다.

이처럼 쥐 실험에서는 목재 상자, 금속 상자, 콘크리트 상자 가운데서 목재 상자 속의 쥐만이 정상적으로 생존, 출산 그리고 개체 번식을 했다. 이를 토대로 목조주택에 사는 사람들과 콘크리트 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평균 수명을 관찰했는데, 그 결과는 후나세 슌스케 교수를 흥분케 했다. 목조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생명이 평균 9년 정도 길었기 때문이다.


수명, 골조보다는 마감재가 좌우

그러나 한국인의 입장에서 실험 결과를 비판 없이 수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인처럼 생명 연장과 보신에 강한 민족도 드물고 보면, 당연히 하루 빨리 아파트를 탈출해 목조주택을 짓고 살아야 할 것이고, 또한 살면서 목조주택만이 수명 연장의 대안이라고 소리칠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한국 주택과 일본 주택의 큰 차이점인 난방 방식이다. 일본 주택은 바닥 난방을 하지 않고, 일본 목조주택은 흔히 말하는 석고보드로 마감한 미국식 목조주택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콘크리트주택은 목조주택보다 훨씬 많은 체열을 빼앗고, 그로 인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평생을 걸쳐 저체온의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9년이라는 차이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아파트는 비록 콘크리트로 지었지만 내벽의 많은 부분을 석고보드로 마감하며, 바닥에는 목조주택이나 스틸하우스처럼 난방 배관을 하고, 그 위에 시멘트 모르타르 시공 후 바닥 난방을 한다. 또한 습관적으로 겨울철 실내 온도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며 생활하기에 냉복사로 인한 저체온의 스트레스를 받는 차이가 별로 없다. 물론 오래된 아파트나 어설프게 지은 콘크리트 단독주택의 경우 실제로 냉복사가 심해 저체온으로 건강한 삶의 유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또한 한국에서 유행하는 목조주택이나 스틸하우스는 잘 지은 아파트처럼 내부에 석고보드로 시공하고, 그 위에 실크벽지 등으로 마감한다. 그러므로 온도에 의한 냉복사 스트레스 차이가 바닥에서 벽까지 거의 나무로 마감하는 일본 전통 목조주택과는 개념이 다르다.
결국 단순히 냉복사적 차원에 보면 구조가 목조냐 스틸하우스냐 또는 콘크리트냐 하는 것보다는 인체와 직접 접하는 마감재가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콘크리트 문화가 부른 아토피

그림은 마감용 건축자재가 생쥐의 생존 본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실험하고자 만든 사육 상자다. 여기에서는 합판으로 칸을 막은 다음 그 칸막이에 생쥐의 이동 통로용 구멍을 뚫고 양쪽 실(室)에 똑같이 물과 먹이를 주면서, 생쥐가 본능적으로 5분 이상 멈추어 휴식을 취하는 비율을 비교했다. 결과적으로 5분 이상 기거하는 비율이 삼나무와 달리 콘크리트 바닥에서는 거의 '0'에 가까웠다.

우리나라 아파트 주거 환경에서 요즘 이슈화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아토피인데, 이는 정말로 회색으로 치장한 콘크리트 문화 그리고 대기 오염이 가져다 준 인류의 축복(?)이다.
다음은 모 방송에서 콘크리트 원재료 중 석회석 등에서 내뿜는 크롬 등을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우리의 몸이 주거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기에 암이나 호흡기 질환 등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린다. 그 가운데 눈으로 쉽게 알 수 있는 질병이 '아토피성 피부염'이다. 아토피의 주원인으로 크롬을 꼽는데, 크롬이라고 다 유해한 것은 아니다. 크롬을 3종류로 나누는데 '크롬금속'과 '3가크롬', '6가크롬'이다. 이 가운데 발암물질이면서 아토피의 가장 큰 인자가 되는 놈이 '6가 크롬'이다.

콘크리트의 주원료인 시멘트를 만들 때는 3가크롬이 다량 함유된 석회석에 점토질과 규산석 등을 혼합 건조해 가루로 만든 다음 약 1450도의 고열로 소성시키면 비로소 시멘트가 만들어진다. 이때 고열 소성 과정에서 3가크롬은 6가크롬으로 변신한다.
우리나라는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시멘트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시멘트는 철과 국민적 근면성과 더불어 개발시대의 주역으로 끝없는 찬사를 한 몸에 받았던 것이다. 당시에는 시멘트가 만들어 내는 크롬이니 라돈이니 하는 것에 대해 아무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토피의 주범, 콘크리트

필자의 어릴 적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
시골 동네에서 필자의 할아버지는 근면성으로 마을에서 제일 먼저 기와집을 짓고 살았다. 고모부는 미장과 목공 등을 두루 할 줄 아는 건축 기술자였는데, 어느 날 안방과 사랑방 사이에 있는 목재 툇마루를 헐어내곤 그 위에 뛰어난 솜씨로 시멘트로 된 마루를 매끈하게 만들었다.

어린 우리는 그 위에 살짝 물을 붓고서 맨발로 미끄럼을 타며 놀았다. 한참을 놀다가 발바닥이 따가워 발을 뒤집어 보니, 발바닥 뒤꿈치에 살이 숫돌에 갈린 듯 빨갛게 갈려 나가서 걸어다니기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당시 시멘트로 집에 무엇을 해 놓는 것은 동네 다른 집의 목재로 된 마루 등에 비해 폼 나는 일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돌담을 헐고 시멘트 블록으로 담을 다시 쌓았으며, 동네 집들은 하나 하나 그렇게 변해가면서 시멘트는 우리의 찬사와 더불어 골목골목 낙서를 위한 칠판 역할까지 맡아서 했다.

세월이 흘러 40대가 된 지금, 그때의 시멘트 블록 담들은 헐리거나 보기 흉한 색으로 변해 어쩌다 보존이 된 돌담에 비해 너무나 지저분한 모습으로 우리 옆에 다가와 있다.
지금 건강과 친환경 건축자재에 관심을 많이 갖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앞장서서 콘크리트 아파트에서 살도록 힘찬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선진국과 달이 시멘트에서 나오는 6가크롬이 얼마나 유해한지 등에 대한 어떠한 연구나 기준이 없다. 이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이렇게 만든 주택에 살면서 시달리는 것이 아토피다.

덴마크의 경우 세계 최초로 1983년에 이미 크롬 관련법을 만들었고, 일본의 경우도 포름알데히드, 라듐, 6가크롬 등 유해 물질의 기준치를 정했으며 유해성휘발물질 기준치는 0.4ppm 정도로 정했다.
이에 비해 우리의 아이들이 다니는 신축학교에 약 30분 정도 모든 창문을 닫은 후, 측정한 결과는 최고 30배까지의 유해성휘발물질이 측정됐다고 KBS 환경스페셜에서 결과치를 발표한 것을 보았다. 같은 시간에 시청했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라돈을 흡입하면 폐암에 걸린다

하나후나세 슌스케 교수는 같은 책에서 라돈의 위해성에 대해 역설했는데 대략적인 내용을 보자. 1988년 미국에서 7개 주 1만 1000세대에 걸친 실내 라돈 오염도 조사 결과 1/3세대에서 검출됐다. 그 오염 수치는 폐암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는 담배를 하루 10개비 피우는 것과 같았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와 같이 밀폐된 콘크리트조 주택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쯤에서 우리나라의 콘크리트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고, 또 콘크리트 박스로 만든 학교에서 공부를 그것도 정신적인 발암물질인 입시 경쟁에 내몰리는 우리 아이들의 피해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콘크리트 박스 속 생쥐는 새끼를 물어 죽이고 난폭한 행동을 한다.

얼마 전 뉴스에 어린 학생들로 이루어진 '일진회'의 일일 카페 공개무대의 '섹스머신', '노예놀이', '왕따놀이' 등이 나왔다. 어쩌면 저렇게 인간의 행동 범주를 벗어난 거의 신(?)의 영역에 해당하는 사고와 행동을 개발하고 시연을 할 수 있는지. 그것도 아직 한참 공부를 더 해야 하고 심신을 더 수련해야 할 청소년들이 말이다.
필자가 어리석어 그 정도의 일들도 있을 수 있다고 받아들이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차가운 콘크리트 박스 같은 주거 환경을 만들어 새끼를 물어 죽이는 생쥐 같은 행동이 자연스레 몸에 익혀지도록 만든 기성 세대의 잘못인지 모르겠다.
건축을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억지로 해석해 덧붙인다면 후자의 생활환경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그런 돌출적이고도 상상하기 어려운 행동과 사고를 할 수 있는 유전인자를 심어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실내 마감재로 목재를 많이 쓰자

그냥 어설프게 우리가 목조주택 목조주택 할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목재 마감을 많이 하는 것이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그래도 많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존 아파트에도, 아이들의 학교에도 내부 마감을 목재로 리모델링하자. 비록 그것이 세월이 지나 오염이 심해질 수 있고, 실크벽지보다 관리가 어려울지라도 그냥 그렇게 해 놓고 좀더 자연스런 편안함을 향유해야 한다. 특히 아파트처럼 바닥 난방을 하지 않는 학교나 어린이집, 유치원 등의 경우 목재로 마감한다면 분명 아이들의 학업 성적도 올라갈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인성을 좀더 감성적이고 인간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 이유는 목재는 '따스함'과 '조습 기능'이 뛰어나고, 목재 바닥에서는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다니고 공연놀이 등을 하고 싶은 충동 등도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하여 전원주택을 짓는다?

필자의 고객 중 대다수가 건강을 위해 전원주택을 짓겠다고 오랜 세월 준비했다며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막연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철따라 열리는 그 많은 전시회와 인터넷에서 얻은 수많은 친환경 자재와 공법을 필자에게 이야기하면서 그렇게 짓기를 원한다. 그런데 그 내용들이 너무 단편적 지식이나 정보의 짜 맞추기다보니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를 많이 접한다. 전원주택이 건강주택이 되려면

첫째, 가끔은 덜 편하고 덜 일반적이어야 한다.
그 일례로 단열을 위해 밀폐성이 아주 뛰어난 집은 환기가 되지 않아서 집 안의 가구나 마감재로부터 발생되는 유해성 기체 등의 환기에 불리하다.

둘째, 보신적인 광고나 정보를 맹신하지 말자.
한국인들의 보신적인 생각은 거의 타민족의 추월이나 동행을 불허하다 보니 음이온 발생 족욕기, 음이온 팔찌, 원적외선 방출 건축자재 등에 대하여 '아! 바로 이것이야' 하면서 바로 그 자재를 설계나 시공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얼마 전 뉴스에서도 이런 자재들이 검증되지 않은 성분으로 허위 과장 광고가 대부분임을 방송한 적도 있다.
셋째, 마감재와 골조(뼈대)의 역할을 정확히 알자. 가끔은 고객 중 목조주택을 너무 맹신하는 경우를 보는데, 분명 목조주택은 스틸하우스와 더불어 콘크리트조나 조적조에 비해 훨씬 건강한 주택임은 분명하다. 다만 목조주택이니 스틸하우스니 하는 건식 주택들은 그 뼈대가 목재인가 스틸인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제 우리 몸의 뼈에 해당하는 목재나 스틸 골조가 인체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벽체의 내부가 건식이라 그로 인해 건강성과 시멘트를 최소로 사용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넷째, 목재는 마감재로 사용할 때 건강한 건축자재로 기능이 더 크다. 즉, 목재는 뼈대보다 마감재로 사용될 때 위 보고서나 TV방송에서 알 수 있듯이 건강주택이 된다. 다만 이때에도 목재의 표면에 석유화학 제품인 페인트로 코팅을 하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집은 세월이 지나면서 보수를 해야 한다. 많은 건축주는 집을 완벽하게 지어 줄 것을 요구할 때가 많고, 또 많은 건축 종사자는 이에 부응하고자 '우리는 완벽한 집을 짓습니다.' 라고 답하는데 이것이 우리에게 건강주택으로 가는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창틀이나 천장 몰딩을 목재로 할 경우, 반년도 못 가서 뒤틀거나 목재의 신축(늘어나고 줄어듦)에 의해 보기 흉하게 틈이 벌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곧바로 건축주는 시공업자에게 전화를 걸어 하자 보수를 요청한다. 아뿔사! 몇 번을 그렇게 당하고 보니 '용빼는 재주 없다고' 뒤틀림이나 신축에 유리한 MDF 몰딩을 찾게 되고, 문짝도 원목보다는 페인트로 반질반질 윤나게 만든 천연 무늬목 도어 아니면 PVC로 코팅한 것을 달아 줄 수밖에 없다.

여섯째, 갤러리 풍의 세련된 노출콘크리트 주택을 경계하라. 우리나라의 많은 건축가는 어쩌다 주택설계 의뢰가 들어오면, 이거 멋지게 설계해서 잡지에도 내고 직원들에게도 솜씨를 보여 주어야지 하면서 설계를 시작할 때 이 책 저 책 유명한 작가의 주택작품을 공부하게 된다. 결국 그러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갤러리 풍의 세련된 노출콘크리트 주택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여기에 '용감한 약진 앞으로'의 구호까지 곁들여 그 노출 콘크리트를 실내까지 끌어들이곤 한다. 한술 더 떠서 사정없이 넓혀지고 솟구치는 넓은 커튼-월 창문이 엄청난 건축비와 에너지 효율까지 빼앗아 간다. 그 다음의 책임과 삶은 건축주에게 모두 맡겨 버리고 말이다.

일곱째, 그래도 우리는 건강주택에 살고 있다. 전원주택에 살면서 건강을 누리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래도 우리 가족은 건강주택에 살고 있다.' 라는 생각을 늘 갖는 것이다. 집을 지으면서부터 친환경 건강주택은 많은 부분 불편하고 디자인도 세련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것을 받아 들여서 건축을 하기 어렵다면, 회색 콘크리트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 지은 전원주택이야 말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주택이라고 자위할 수 있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스틸하우스나 목조주택에서 우리 아이들을 낳아서 기른다면, 그 아이들에게 9년을 오래 살 수 있는 삶을 꼭 가져다 주지는 못하더라도 자연이 부모에게 따스함을 안겨 주고, 그 품으로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게 하여 감히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행동이나 사고를 하도록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田


글 최길찬<신영 건축사사무소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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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찬의 전원주택 이야기] 콘크리트 주택에서는 9년 일찍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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