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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더 깊은 자연으로 들어가 조화로운 삶에 심취한 한 사람이 눈길을 끈다. 악화된 병으로 택한 전원 행에서 몸을 치유해 이번엔 부지 선정부터 완공까지 직접 뛰어다녔다는 건축주. 주택과 자연이 만나 진풍경을 펼치는 곳 청계산 자락에서 집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건축주의 두 번째 전원 행 이야기를 들어보자.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서후리

·대 지 면 적 : 1100평

·연 면 적 : 59.8평(1층 44.8평, 2층 15평)

·건 축 형 태 : 경량목구조(외벽2″×6″, 내벽 2″×4″)

·외벽마감재 : 스톤, 시더 사이딩

·내벽마감재 : 수성 페인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천 장 재 : 페인트+가서까래 무늬목

·지 붕 재 : 금속기와

·바 닥 재 : 대리석, 강화마루

·창 호 재 : 독일·미국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35평형)

·정 화 조 : 오수 10인용

·식 수 공 급 : 지하도

·시 공 기 간 : 2005년 6월∼9월

·건 축 비 용 : 평당 420만 원(조경비 별도)

설계·시공 : 제이원건축 (031)576-1411∼2
www.jwhousing.co.kr





남들은 평생에 한 번 지을까 말까 하는 전원주택을 두 채 지은 사람이 있다. 건축주는 갑상선 질환으로 10여 년간 병원을 오가며 고생하다가, 전원생활만이 건강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여겼다. 그리고는 2004년 양평군 서종면 서후리 청계산 자락에 자리한 전원주택단지 내의 땅을 구입해 목조주택을 지었다. 그곳은 서울과 한 시간 남짓한 거리라 통원 치료에도 문제가 없어 보였다. 몸이 안 좋다 보니 집 짓는 일을 시공사에다 전적으로 맡겼다. 그렇게 지은 목조주택에서 살다 보니, 돈만 주면 ‘뚝딱’하고 집이 생기는 줄 알았다.


건축주는 청계산 자락에서 전원생활을 하면서 몸이 차츰 좋아지자, 날마다 등산을 했다. 그러던 차에 맘에 폭 안기는 이 터를 발견했다고.


“사람이 살면서 욕심낼 게 뭐가 있겠어요. 물 맑고 공기 좋은 데에다 경치까지 좋으면 금상첨화지요. 이 터는 북향으로 언뜻 보면 험하고 볼품 없지만,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루며 전망도 빼어나죠. 등산을 할 때마다 시선을 잡아끌더군요. 땅에도 임자가 있다는 말처럼… 그래서 내 땅이다 여기며 별렀지요.”


건축주는 2005년 5월 삶터를 이곳으로 옮기기로 결심을 굳혔다. 막상 땅을 구입하자, 이번에는 집에도 욕심을 냈다. 이전에 전적으로 남의 손에 맡겨 지은 전원주택에서 살아 보니 불편함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집은 내 손으로 짓겠다는 생각으로, 각종 전원주택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전원주택 박람회는 빼놓지 않고 다녔을 정도다.



터에 끌려, 전원주택을 두 번 짓다



제이원건축과의 인연도 건축박람회에서 맺어졌다. 건축주는 김종원 이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신이 그리던 주택 이미지와 비슷해 마음이 끌렸다고. 김 이사는 건축주와의 만남을 이렇게 회상한다.


“건축주가 이미 머릿속으로 집을 다 그려 놓았기에 도움을 줄 게 별로 없었죠. 오히려 건축주의 그림과 제이원건축의 건축관이 코드가 맞아서, 건축주의 삶을 담아 낸 평생에 남을 작품으로 욕심이 나더군요.”


건축주는 계곡에 접한 부지라 겨울철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혹독한 날씨에 견딜 만한 구조는 목조주택밖에 없다고 보았다. 물론 여기에는 목구조의 자유로운 설계 디자인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건축주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설계할 때 거실과 주방을 넓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른 점은 대개 단열 때문에 일조권을 중요시하는 반면, 전망권을 고려해 배치를 북향으로 정한 것이다. 밋밋한 평지에 전원주택을 짓고 생활하다 보니 재미가 덜했기 때문일까. 푹 꺼진 험한 부지라 토목공사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남다른 애착이 갔다고. 건축주가 전원주택을 두 번 짓다 보니 열정이 남달랐다는 김 이사.


“한 목수가 현장에 일찍 도착해 보니 아줌마가 있기에 일하는 사람인 줄 알고 커피 좀 빨리 끓여달라고 했다더군요. 바로 건축주였지요.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작은 체구로 현장 잡부가 되기도 하고, 인부랑 막걸리를 마시며 농담도 하고 일인 다역을 소화해 냈지요.”



세월의 흔적, 복고를 담다



이 주택은 일명 ‘송골’로 통하는, 청계산 휴양림으로 향하는 길 좌측 경사지에 자리한다. 건축주는 자연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 원래 있던 잡목을 살린 설계를 요구했다. 전원에 살면서 건강을 회복했기 때문일까. 자연과 최대한 가까이 하고자 나무 우거진 곳 가까이에 덱을 둘렀다. 더욱이 집보다는 자연과 어울려 사는 삶을 강조해 정원 부지를 강조했다. 지금도 정원에 돌을 하나하나 쌓으면서 가꾸어 나가고 있다.


박공지붕에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금속기와를 얹었다. 그 아래에는 모양이 아름다운 시더 쉐이크(Shakes)로 포인트를 줬다. 외벽은 시더 베벨 사이딩과 스톤(혹두기, 아스라인)으로 마감하고, 사이딩에는 그린색 오일 스테인을 칠했다. 사이딩은 180도와 45도로 대어 단조로움을 없앴다.


외부에서 내부까지 전체적인 분위기 컨셉으로 현재나 미래 지향이 아닌 복고를 택했다. 세월의 흐름에 맞춰 가다 보니 유행보다는 손때 묻은 멋스러움이 오래간다며 외벽 사이딩도 빨리 색이 바래서 자연스러움이 묻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현관으로 들어서면 시선이 신발장 위의 유리 벽면을 통해 좌측에 있는 식당으로 자연스럽게 흐른다. 현관과 거실 사이에는 외기를 차단하는 문을 이중으로 달았다. 그 문을 통과하면 풍부한 햇살을 끌어들여 아늑함이 묻어나는 넓은 거실이 펼쳐진다. 거실 바닥은 외부의 느낌을 살리고자 은은한 그린색의 강화마루를 깔았다. 현관 입구 우측으로 욕실과 드레스-룸이 딸린 안방을 배치했는데, 남측 전면 가득 조망창을 내어 개방감을 줌과 동시에 풍부한 햇살을 끌어들였다. 침실 전면은 부부만의 오붓한 시간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거실과 부엌을 잇는 부분에는 단차를 두어 공간을 분리했다. 주방 바닥은 검정색 대리석 타일을 깔아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다. 거실과 부엌 사이의 경계에는 40평형 벽난로를 놓아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또한 자연스럽게 처리한 기둥 사이에는 간이침대를 놓아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주방은 층고가 높기에 사용에 불편한 상부 수납장대신 수성페인트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벽면 중간에는 코레스톤 몰딩(두께 78×높이 225㎜)으로 볼륨감을 주었다. 부엌가구는 편리성을 고려해 아일랜드 키친으로 배치하고 계곡이 바라보이는 곳에 창을 냈다. 식당은 현관과 주방 사이에 두고 조망이 좋은 산 아래 전경을 바라보도록 개구부를 전면으로 내 멋스러움을 강조했다.


현관 입구에서 좌측 계단을 이용해 2층으로 올라가면 거실 겸 쉼터 개념의 가족실이 나온다. 그 우측으로 딸 방이, 좌측으로는 욕실과 서재가 있다. 딸 방은 분홍과 보라색으로 로맨틱하게 꾸미고, 서재는 17세기 유럽을 연상시키는 스타일로 연출했다.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생각할 때, 집 한 채를 짓더라도 정성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는 제이원건축. 그리고 ‘집은 결코 서두르지 말고 완벽하게 지어야 후회가 없다.’는 건축주. 이 같은 건축주와 시공사가 만나 삶을 담아 내는 보금자리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아직 가꾸지 못한 정원도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이라는 건축주가 송골의 자연과 더불어 살며 그려낼 주거 환경을 기대해 본다.田





글·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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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을 담아 자연과 하나가 되고픈 양평 59.8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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