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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좋아하는 남편 윤근수(60) 씨가 보라색을 좋아하는 아내 한기자(56) 씨에게 결혼 30주년 선물을 준비했다. 신혼 때부터 부부가 꿈꿔 오던 전원주택을 마련한 것이다.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남한강변에 석축을 쌓아 목조주택을 앉히고 내부는 신비로운 보랏빛으로 연출해 전망과 함께 멋스러움을 살렸다. 앞쪽으로는 강변의 여유로움을, 뒤쪽으로는 비닐하우스와 함께 시골 정취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보자.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강하면 운심리

·부지면적 : 800평

·대지면적 : 160평

·연 면 적 : 59평(1층 36평, 2층 23평)

·건축형태 : 경량목구조(내·외벽 2″×6″)

·외벽마감 : 방부목 사이딩, 드라이비트

·내벽마감 : 적삼목, 핸드코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드라이비트 이중단열

·천 장 재 : 핸드코트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벽 난 로 : 30평형 노출형 벽난로

·정 화 조 : 10인용 오수 정화조

·식수공급 : 지하수(150m)

·시공기간 : 2005년 4월∼7월

·건축비용 : 평당 450만 원

설계 신영건축사사무소 02-592-0494

www.syhiland.com

시공 하우징센스 간옥자 011-9515-4257



남한강변에 인접한 경사지를 활용한 곳. 알고 보니 홍수 등의 피해로 석축을 안 쌓으면 허가가 나지 않는 곳이다. 나지막한 경사로를 따라 오르는 진입로에서는 손님을 반기 듯 야생화가 바람에 은은한 향을 뽐낸다. 좌측으로 향하는 입구를 안으로 들이고 드라이비트로 깔끔하게 마감한 외벽은 덩굴 문양의 철제 난간으로 장식했으며 외벽을 따라 야생화를 심어 정원과 집이 어우러진다. 푸른 잔디밭에는 입구 우측으로 디딤돌을 놓아 발길을 자연스럽게 강가로 이끈다. 지대를 높인 탓에 강에서부터 급한 경사면이 생겼지만 대신 집에서는 강 너머 전경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강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정자를 앉혀 주거와 휴식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했다. 가정을 꾸린 지 30년, 신혼 초의 꿈을 이룬 부부가 이곳까지 오게 된 사연을 들어보자.



결혼과 동시에 전원을 꿈꿔 온 30년



결혼하면서부터 전원에서 살자며 서로의 믿음을 확인한 부부. 40년 전, 사춘기 때 방과 후면 집안일을 도와 농사를 지었던 남편과 도시에서만 자라 전원에 대한 꿈을 키워 온 아내. 자란 환경은 서로 달랐지만 최종 목표는 하나로 뭉쳐져 전원에 대한 동경을 담아 왔다.
성남에서 장사를 함께 하며 인근 주택가 단독주택에서 살 때부터 철근콘크리트가 싫어 아파트는 거저 준다 해도 싫다고 거절했을 거라고 확신하는 부부.

“애들이 크고 나니 그렇게 노래를 불렀던 전원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했지요. 오죽하면 집 짓는 꿈까지 꿨을까 싶어요. 그래서 땅이라도 한번 알아볼까 생각했죠.”



입을 모아 부부가 말하는 것을 보니 처음부터 전원행을 꿈꿔 왔다던 말이 빈말이 아니구나 싶었다.
장사를 함께 하지만 아직 일을 놓고 싶지 않다는 부부. 그래서 일터와 가까우면서 남편이 좋아하는 낚시를 할 수 있는 강가 부지를 찾아 나섰다고. 주로 보러 다닌 곳이 남한강변 일대인데 양평군 운심리에 들어서면서 마주한 이 땅은 강과 접하면서 도로에서 5분 거리라 접근성도 좋고 사람도 많이 살지 않아 첫눈에 반해 버렸다고. 그렇게 2001년 800평의 땅을 구입했다.

하루는 딸아이가 고등학생 때부터 학부모 모임에서 알고 지낸 사람 집에 놀러갔다가 집이 예뻐서 첫 눈에 반했다고. 그 집을 보고 ‘우리도 한번 지어볼까’하는 용기가 생겼지만 당시 사정이 여의치 않아 때를 기다리자고 입을 모았단다.



“땅을 사고는 통학하는 아들 때문에 집 짓기는 미루기로 했는데 못 참겠더라고요. 졸업을 앞둔 아들에게 양해를 구해 집을 짓자고 합의를 봤어요.”

그렇게 집을 짓기로 하고 허가를 받고자 2004년 4월부터 두 달간 흙을 실어와 부었단다. 집을 지을 수 있는 최소한의 상황은 만들어 놔야 하지 않느냐며 흐뭇하게 미소 짓는 부부의 모습이 그 시절로 되돌아 간 듯했다.



일전에 방문한 집의 건축주는 다름 아닌 딸아이 친구의 어머니인 간옥자 씨였다. 직접 전원주택을 짓고 실력을 인정 받아 시공과 인테리어를 도맡아서 하는 하우징센스 대표이기도 하다. 이미 알고 지낸 터라 무엇이든 물어보기가 한결 편했다는 부부. 간옥자 씨의 소개로 신영건축사사무소 최길찬 건축사에게 설계를 의뢰하고 2005년 2월 준공검사를 받은 후 4월부터 3개월간 집을 지었다.

남한강변 정기 살려 프로방스 풍의 집을 짓다



“먼저 정취 좋은 남한강변의 전망을 살려 달라고 했지요. 전원행을 택한 가장 큰 이유니까요. 그리고 방은 꼭 4개여야 한다고 강조했죠. 어머님을 모시기에 노모방과 안방 그리고 아이들 방이 필요했거든요.”

2004년 6월 설계를 맡길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는 부부에게선 그간 착실히 꿈을 키워온 때문인지 집을 짓는 이유와 살고자 하는 목표가 뚜렷하게 보였다. 그 외에는 건축 전문가인 최길찬 건축사와 간옥자 씨에게 믿고 맡겼다고.



1층에는 강가 쪽으로는 식당과 거실, 안방을 배치하고 외부에는 거실과 식당을 잇는 덱을 연결해 전망을 살렸다. 식당 뒤로는 주방과 드레스-룸을, 거실 뒤에는 화장실을, 안방 뒤에는 노모방을 배치했다. 거실과 노모방 사이에 2층으로 향하는 계단실을 두었다. 거실 2층 부분은 개방시켜 시원하게 연결시키고 식당 위에는 아들방을, 안방 2층에 딸방을 배치했다. 강 쪽으로 창을 내 잔잔히 흐르는 강과 건너편 전경이 펼쳐진다. 2층 홀에서 강변을 바라보는 곳에 창을 내 그림처럼 걸린 남한강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시공을 맡은 간옥자 씨는 내부를 흔한 실크벽지 대신에 핸드코트를 활용해 벽면의 질감을 살리고 적삼목을 부분적으로 사용해 포인트를 주었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는 아르데코 풍의 철제 난간을 설치해 1층과 2층에서 그 사이로 계단에 쌓아둔 장식품을 볼 수 있게 했다.



보라색을 활용한 거실 커튼을 비롯한 소품 등에서는 부인 한 씨의 감각이 돋보인다. 외부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전원풍이라면 내부는 신비스러움을 살린 세련미가 넘치는 주거공간으로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자연에서 키우고 자연에서 거두다



성남의 중심가에서 살았는데 당시 유학 간 딸방을 가끔 청소하러 들어가면 창문에서 새까만 먼지가 묻어났다며 혀를 내두르는 아내 한 씨. 이곳에서는 딸방을 청소하려고 해도 할 것이 없다며 싱긋 웃음을 짓는다.

“아파트는 거저 준다 해도 싫었어요. 철근콘크리트 주택에서 사는 게 답답해서 싫은데 누가 반기겠어요. 그래서 도시의 단독주택에서 곧장 전원으로 오게 된 거지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 중 맘껏 숨을 들이쉬는 공기가 제일이라는 부부. 이들에게서 물질보다는 정신적인 위안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밭에다 고추, 파, 오이, 가지, 옥수수 등 먹을거리를 전부 심었더니 찬거리 걱정은 전혀 없어요. 작년에는 호박농사가 잘 돼서 60통도 넘게 주웠어요. 힘들긴 했지만 너무 좋아서 디카로 사진까지 찍어 놨지요.”



농사는 경험 있는 남편이 짓고 아내는 즐거이 거둔다는 부부. 성남으로 출퇴근하랴, 농사에 청소까지 하느라 몸이 바빠졌는데도 전혀 피곤하지 않다고. 전원으로 터를 옮긴 지 2년, 그동안 도시와 전원생활을 적절히 섞어 누릴 것은 누리고 버릴 것은 버리고 있는 모습이 강물에 부서지는 햇살처럼 빛나 보였다.田

글·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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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꿈에 그리던 집을 남한강에 양평 59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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