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직장 관계로 서울을 떠나 경기도 광주의 아파트에서 3년만 살자고 약속했던 것이 아예 전원에 눌러앉게 됐다는 이배환·김주예 부부. 광주생활 3년 만에 서울로 돌아갈 마음이 없어진 부부는 이왕 광주에 정착한 것 친환경 주택에서 살아 보자고 결심했다. 올 봄에 그 계획을 실행에 옮겨 광주시 초월읍 용수리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스틸하우스를 앉혀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용수리

·대지면적 : 199.65평

·연 면 적 : 59.07평(1층 32.02평, 2층 16.15평)

·건축형태 : 스틸하우스

·외벽마감 : 시멘트사이딩, 인조석

·내벽마감 : 실크벽지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천 장 재 : 실크벽지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온돌마루, 타일

·창 호 재 : 미국식 시스템 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벽 난 로 : 노출형 벽난로

·정 화 조 : 오수 정화조 2톤

·식수공급 : 지하수(50m)

·시공기간 : 2005년 4월∼7월

·건축비용 : 평당 350만 원

설 계 : 김 건축사사무소 031-243-0333

ww.kimdesign.co.kr

시 공 : (주)경기스틸 031-256-4704

www.steelhouse.biz



곤지암I.C로 나와 광주소방서를 지나 용수교 건너 좌측으로 가면 몇 채의 전원주택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양자산 자락이 나온다. 이배환(44)·김주예(40) 부부의 집은 이곳 맨 꼭대기에 자리한다. 하지만 밑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집에서는 광주I.C로 나오는 길목까지 한 눈에 보일 만큼 전망이 빼어나다. 경사지형의 밑 부분은 차고로 활용하고, 그 위에 남향으로 햇살을 한껏 끌어안은 스틸하우스. 인사도 하기 전 건축주가 본지 애독자라며 반갑게 맞아준다.



간이역인 줄 안 전원이 종착역으로



건축주 부부는 서울에서 살다가 직장 관계로 서울 사무소와 원주 본사를 오가다 보니 불편해서 중간지점에 집이 필요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교통 편리한 광주였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환경도 양호해 쉽게 결정을 내리고 이사한 것이 2000년 10월의 일. 아내와 함께 3년만 살다 서울로 가자고 다짐했지만 어느새 광주 생활에 익숙해졌다. 가끔 서울에 가면 서로 답답함을 느껴 서울행을 꺼릴 정도라고. 마침 주변에 전원주택도 꽤 눈에 띄는 편이라 관심을 두다가 ‘소일거리로 텃밭도 가꾸면서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도 맘껏 뛰놀게 하면 좋겠구나’ 싶었다는 부부. 그래서 출퇴근 문제를 고려해 3번 국도에서 1킬로미터 반경 이내이면서 아이들이 걸어서도 통학 가능한 곳을 찾았다. 부지 선정에서 구체화시켜 들어가니 그다지 어렵지 않게 2005년 5월 용수리의 전망 좋은 200평 필지를 구했다.

집주인이 현장소장님?



부지는 마련했지만 막상 집을 짓자니 주택에 관한 공부가 필요했다고. 매달 받아보는 본지 기사를 참고해 보니 관리하기 쉬운 스틸하우스가 딱 맞다는 판단이 섰다는 건축주. 그래서 단행본 《스틸하우스 짓기에서 완성까지》도 사서 독파했다. 그 때가 2004년도인데 그간 계속 스틸스터드 구조를 염두에 두고 집은 ‘한국형설계도면’ 연재 기사 등을 참고해 평면도까지 가족에 맞게 그려놓은 상태였다.

시공사를 선정하려고 보니 일단은 공사 현장에서 가까워야 일을 제대로 하겠다 싶어 광주지역의 시공사들을 찾았다. 그 중에서도 경기스틸(대표 조인환)이 광주에서 공사를 많이 하고 집도 괜찮게 짓기에 전화 통화 후 만났다고. 직업상 사람을 많이 대하다 보니 관상을 좀 보게 됐다는 건축주. 조 대표와 만났을 때 ‘틀림없는 사람이구나’라는 인상을 받고 의견을 조율하고 맡겼다고. 설계는 김건축사사무소에 맡겼지만 밑바탕은 이미 그려간 상태. 안방을 비롯해 아이방 2개와 손님방 4개 그리고 화장실은 안방과 공용, 2층에 하나로 총 3개를 넣어 달라고 요구했다. 설계사무소와 이야기하며 변한 것이라곤 2층에 없던 테라스 정도다.



“설계를 20일 만에 끝냈어요. 그러니 남들이 너무 빠르게 진행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더군요. 하지만 이미 계획 단계에서 철저히 준비했는데 더 이상 망설일 것이 있나요.”

그렇게 웃으며 지난 일을 이야기하는 건축주지만 그 당시만 해도 도면을 너무 많이 봐서 찢어질 정도가 됐단다. 더군다나 자로 가구며 창문도 다 잰 후 치수를 다 외워 두고 있었다니 집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느끼게 한다.



2006년 4월 1일 땅파기를 시작해 7월 5일 완공을 보았다. 골조가 올라가면서부터 공사 내내 팔다리를 걷어붙이고 현장에서 사는 건축주를 언제부턴가 ‘소장님’으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누가 물어보면 수치부터 위치까지 정확하게 기억했으니 아무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고.

“처음에는 밋밋하게 나올까봐 걱정을 많이 했죠. 건축주가 워낙 심플한 것을 강조하는데 사실 공사 후에 보면 건축주가 예상했던 것이랑 다를 수가 있거든요.”



공사 내내 걱정을 했다는 조인환 대표. 건축주가 워낙 자신 있게 밀어붙여 보고만 있었지만 막상 마지막에 외장재를 아라비안 블록으로 고르고 나니 생각보다 다른 외관이 나왔다고. 인테리어 마감재도 카탈로그를 보며 이삼일씩 밤새서 고민하다 몸무게가 4킬로그램이나 빠졌다는 건축주의 말에 가족의 삶을 담아내는 공간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구조는 심플하게, 장식은 톡톡 튀게



대문에서 현관까지 놓여진 디딤돌을 꾹꾹 눌러 밟으며 가는 길이 마치 건반을 두드리듯 신나는 기분이 든다. 현관에는 좌측에 피아노를 놓아 장식적인 효과를 더했다. 입구에서 좌측으로 거실과 주방·식당을, 우측으로 안방과 손님방을 두었다. 거실은 2층까지 개방하지 않아 자칫 좁아 보일 수 있는 공간인데 거실과 식당·주방 공간을 터서 하나로 연결시킨 것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거실은 남향으로 배치해 자연광을 한껏 끌어들이고 식당에서 외부공간으로 전면 개방해 전망을 살리고 거실과 이어지는 덱을 연결했다.

몰딩재는 월넛 계열로 문틀색과 통일하고 전체적으로 같은 색상의 가구로 분위기를 맞췄다. 복잡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벽지도 아이보리 계열로 통일해 깔끔하게 연출했다. 대신 부엌 벽면에는 빨간색 유리타일로 포인트를 주었다.



1층 현관을 들어서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올해 초등학생인 딸 후인 양과 초등학생인 후규 군을 위한 공간이다. 2층의 홀과 테라스를 중앙에 두고 좌측엔 아들 방을, 우측엔 딸 방과 중간엔 화장실과 세면 공간을 두었다. 두 방 모두 창을 크게 내 환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전원을 즐기며 사는 삶



결혼 16년 차, 아파트 생활은 14년 차에 전원행을 택한 부부. 시골에서 자란 아내와 서울이 고향이지만 수의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목장으로 다니며 낫질했던 경험이 있는 남편.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 때문일까? 강아지도 키우고 싶고 텃밭에서 상추라도 뜯어보고 싶었다는 부부. 결국 책이 닳도록 공부해 입맛에 맞는 집을 지어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정원의 잔디는 건국대 원예과학과에서 판매하는 왕초구잔디로 심었는데 학교 측에서 1년 동안 관리를 해준다고. 잔디만 깔아 놓은 상태라 차차 나무도 심고 텃밭도 가꿀 예정이라며 앞으로 할일에 대해 터놓는다. 여름방학인데 집 짓는다고 놀러가지 못했던 아이들을 위해 정원 한 구석에 튜브로 물놀이 시설을 만들었더니 하루 종일 지치지도 않고 놀면서 좋아한다고. 컴퓨터도 자유롭게 쓰게 한다는데 앉아 있는 것보다는 뛰노는 것을 좋아한다고. 아이들을 보니 전원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전원생활을 시작한 기분 좋은 소감을 밝혔다.田




글·사진 최선희 기자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상추라도 뜯어볼까 전원행 결심한 광주 59평 복층 스틸하우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