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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칠기螺鈿漆器라고 하면 한국 고유의 멋을 지닌 장식 기법으로 만든 가구를 일컫는다. 통일신라시대에 성행하기 시작해 11세기 외국 사신이나 왕에게 선물로 보내지면서 빛을 발했는데 오늘날에도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조개껍질을 갈아 세공細工해 여러 문양을 만들어 백골 위에 자개를 붙이고, 그 위에 옻칠을 여러 번 반복해 만든 제품을 뜻하는 나전칠기. 국전國展에 입선 한 디자이너 김영준 씨의 설명으로 나전칠기 공예가구의 세계로 빠져보자.



글·사진 최선희 기자

촬영협조 및 자료제공 (주)국보칠기/국보나전칠기연구소 02-587-5733, 031-866-5700, www.gookbo.com





(주)국보칠기 대표 김영준



미국에서 아트디자인아카데미 디자인 과정을 수료하고 돌아와 (주)쉐우드 디자인 실장으로 5년 재직 후 아트코리아를 설립해 나전칠기문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형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나전칠기 화병을 뉴욕 박물관에 기증하거나 신라시대 국보급 나전칠기 함을 복원하는 등의 작업과 함께 화장품냉장고, 핸드백, 핸드폰 등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액세서리까지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나전칠기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본 고장인데 돈이 안 되니 배우려는 사람이 점점 줄어서 이제는 좋아하는 몇 명만 작업을 계속하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소수만을 위해 제작하기보다는 현대 실생활에 접목해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현대 생활에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접목을 중시하며 대중과 더 가까이 호흡하는 디자이너가 되려 하는 김영준 씨.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살려 현대미술 정신과의 접목을 추구한다는 그의 노력으로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는 나전칠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대감각과 전통미를 접목시킨 반닫이



옛 여인들은 책이나 옷감, 제기 등을 넣어 두는 반닫이를 목숨처럼 귀하게 여겼다. 혼수 중 가장 좋은 것은 반닫이 밑에 고이 모셔 두는 함이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참나무나 느티나무로 궤를 짜고 묵직한 무쇠로 장식하는 것이 보통이다. 현대적 감각을 살린 수국반닫이는 공예가 남두식 선생의 작품으로 무거운 느낌을 없애고 수국을 새겨 단아하면서도 은근한 매력을 자아낸다.

홍송에 아로새긴 무릉도원武陵桃源



한 어부가 강에서 낚시를 하다 떠내려 오는 복숭아 꽃잎을 따라가니 복숭아꽃이 만발한 산이었다. 계곡 밑 작은 동굴로 들어가니 풍요로운 마을과 기름진 논밭 등 세상에서 볼 수 없는 별천지였다. 어부는 되돌아 나오는 길을 표시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는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무릉도원 이야기다.
이 세상과 만날 수 없는 아름다움을 표현한 무릉도원. 전체적으로 황금빛의 화려한 바탕이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이상향을 꿈꾸는 이에게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는 작품으로 공예가 남두식 선생의 솜씨다.


한 번 발한 빛은 꺼지지 않는다 - 로즈가든



사랑과 정열을 대표하는 꽃 장미의 아름다움과 화사함을 수놓은 로즈가든 침대. 부부의 애정지수도 높이고 테이블에서 옻칠로 변하지 않는 매력을 발산하는 찻잔에 따뜻한 차와 함께 대화를 유도한다. 나전칠기 분야 최초로 그린색 자개를 절삭해서 붙이고 꽃잎은 옻칠로 그려 입체감을 살린 김영준 디자이너와 공예작가 남두식 선생의 합작으로 모던한 가구에 포인트를 준 침실이다.



나전칠기의 대중화를 선언하다



장미의 화사함을 살려 풀밭처럼 느껴지는 초록색 식탁에 한 폭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새겼다.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는 이에게 풍요로운 식단과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풍성한 장미를 선사했다. 테이블뿐 아니라 주전자와 찻잔도 오래 써도 바라지 않는 옻칠과 감각 있는 색으로 식당의 분위기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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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나전칠기에 혼을 불어넣어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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