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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생태건축 체험관인 금산 ‘에너지생태과학관(이하 과학관)’ 관장 임상훈 박사. 그는 사재 1억 원을 털어 충남 금산군 복수면 백암리에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건물을 만들었다. 주거를 겸할 수 있는 ‘생태건축 0번지’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바로 앞에는 개울이 흐르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의 180평 대지에 앉혀진 42평 건물로 언뜻 보기에는 여느 농가주택과 다름이 없다. 임 박사는 건축물의 철거로 인한 폐기물의 발생을 최소화하고자 기존 낡은 한옥을 리모델링했기 때문이라고.


“과학관은 리모델링을 통해 건축 폐기물의 발생을 최소화했고, 이 과정에서 사용한 재료들도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이에요. 벌레가 살도록 나무 기둥에는 무독성 페인트를 칠하고, 재래식 장판지를 깐 뒤 니스 대신 콩기름을 발랐어요. 탁자와 문은 재활용품을 사용했고요. 창고와 화장실에는 투명 소재 폴리카보네이트를 천장과 일부 벽에 붙여 자연 채광을 적극 유도했지요. 또한 건물과 마당을 연결하는 계단과 장애우용 경사로에는 폐벽돌과 폐유리 등을 활용했고, 건물에서 나온 대부분의 폐자재를 재활용했어요.”

과학관은 초기 계획에서 시공까지 자연 환경을 최대한 살려 지은 점이 특징이다. 기존 ‘一’자형 한옥 및 컨테이너 하우스를 개조했기 때문이다. 한옥을 중심으로 처마 쪽으로 유리문과 복도를 만들고, 부엌을 방으로 개조하고, 그 옆에 조적을 쌓아 5평 남짓한 부엌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건물을 철거할 때 나오는 폐기물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다. 또한 그 폐기물을 재활용함으로써 환경 파괴를 최소화했다.




외부 환경과의 친화성

과학관이 지닌 외부 환경과의 친화성은 개방성과 접지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임상훈 박사는 개방성은 자연광이 들어오고 외부의 경치가 보이며 기상 조건이나 더위와 추위의 정도를 실내에서 알 수 있다는 것이고, 접지성은 수목이 보이고 정원이나 지면으로 곧장 연결된다는 것이라고.

“주방의 남쪽 면을 오픈시킨 점, 욕실에 있어 외기에 면한 부분으로 창을 개방한 점에서는 개방성을, 그리고 복도나 주방 및 방에서 언제든지 지면으로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접지성을 만족시킨다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내외 공간을 연결할 경우 개방적일수록 프라이버시의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개방성과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만족시키고자 했다고.


“기존 한옥의 처마 밑으로 벽돌을 쌓고 창으로 오픈시켜서 반 옥외 공간을 두어 안방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했어요. 하지만 안방에서의 개방감은 줄어들므로, 문을 활용해 여닫음으로써 개방감과 프라이버시를 충족시켰지요. 또한 낮에 안방 문을 닫았을 때 조도를 확보하고자 창호지를 발라 빛이 스며들도록 했고요. 욕실의 경우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고 안에서 밖이 내다보이는 특수 유리를 설치했어요. 물론 야간일 때를 대비해 밖에 전등을 달았기에 안팎에서 불이 켜지므로 눈부심 때문에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지요.”

과학의 원리가 한눈에… 첨단 건축물

과학관에서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생태에 관한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작은 농가주택에서 무슨…’ 하고 의아스러워하겠지만 문을 여는 순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태양열 집열판과 발전용 풍차, 햇빛과 바람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 태양광 자동차 만들기, 풍력 발전 모형 만들기 등을 위한 각종 기자재 등등.


자연형 태양열 시스템 : ▲직접 획득형- 주방 공간에서 채택하고 있는 이 시스템은 남향의 집열창을 통해 겨울철 많은 양의 햇빛을 실내로 유입시켜 얻은 태양 에너지를 바닥이나 실내벽에 열에너지로 저장했다가 야간이나 흐린 날 이용하도록 계획했다. ▲부착온실형-한옥 처마에 샌드위치 패널을 지붕에 덧댄 뒤 유리로 벽을 세워 복도식으로 꾸민 공간으로, 집열창과 축열체가 주거공간과 분리돼 건물의 난방공간과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시스템이다.

태양열 시스템 : 급탕용 평판형 집열기와 진공관식 집열판 두 가지 종류의 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돼 있다. 평판형 태양열 집열기는 주로 낮은 온도의 저온수를 얻기 위해 사용되고, 진공관식 집열판은 고온수를 얻기 위해 사용된다.

비오톱 : 곤충이나 물고기 등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생물 서식지인 비오톱에 사용되는 물은 흐르는 빗물과 집에서 나오는 하수나 오수를 정화해서 사용한다.

생태건축은 금세기 화두로 건축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현시대의 패러다임이라는 임상훈 박사. 그의 과학관에서는 물질과 에너지를 최대한 적게 쓰고 순환시킴으로써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를 체험할 수 있다. 과학관은 연중 무료로 개방하며, 주말과 휴일에는 임 박사가 직접 안내를 하고 평일에는 방문객 스스로 시설을 둘러볼 수 있다.田


취재협조 에너지생태과학관 : (041)752-0965 www.ecotry.com
글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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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을 하나로-금산 생태건축과학관 임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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