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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송두리째 집어삼키다시피 한 아파트는 이제 농촌의 드넓은 벌판까지 잠식하고 있다. 그로 인해 신도시란 꼬리표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농민들의 발길은 외지로 향한다. 금년 9월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방하리에 59평 복층 경량 철골조 스틸하우스를 짓고 이주한 이진구(62세) 씨. 그는 조상 12대째 300년간 교하읍 야당리에서 뿌리내리고 살았다. 파주·교하지구 신도시 개발 발표로 집과 농토를 수용당하기 전까지… 8년 전, 일산 신도시 아파트로 이주했는데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달랠 길이 없는 데다 사방이 꽉 막힌 공간에서의 삶은 견디기 힘들었다. 그가 고향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이곳 방하리에 집을 지은 이유다. 고향은 비록 아파트의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 예전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지만.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당하리

·부지면적 : 214평

·대지면적 : 184평

·지역 / 지구 : 관리지역, 문화재보호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건축형태 : 복층 경량 철골조 스틸하우스

·건축면적 : 59.2평(1층-40.2평, 2층-19평)

·외벽마감 : 시멘트사이딩+시더 찬넬 사이딩

·지 붕 재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내장마감 : 실크벽지

·바 닥 재 : 온돌마루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상수도

·정화조 : F.R.P 오수정화조 15인용

설계 : 새담 종합건축사 사무소

시공 및 인테리어 : (주)영진미라클주택 031-984-8056

www.ymhouse.com


한강을 낀 자유로와 국도를 따라 파주·교하지구 신도시에 이르자 아파트 숲이 막아선다. 그 외곽인 이마트 뒤편 G&G빌리지에는 전원주택이 한창 들어서느라 어수선하다. 8년 만에 귀향하여 지은 이진구 씨의 집은 단지 어귀에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높은 지대에 자리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흰색 시멘트사이딩과 시더 찬넬 사이딩을 벽에 두르고 아스팔트 슁글을 지붕에 이어 입체감을 살린 집이기 때문이다.

도로를 따라 집 앞에 다다르자, 석축과 방부목으로 마감한 차고와 대문에서, 마치 성곽 위에 지은 집처럼 입체감에 웅장함이 더해진다. 대문을 열자 조경석 사이 침목으로 에돌아 낸 진입로가 눈길을 끈다. 겨울의 문턱에서 순간 봄철 돌 틈에서 한껏 자태를 뽐내는 영산홍이나 철쭉을 떠올려 본다.



전원의 풍요로움을 마당에 담아



부지 모양은 산을 배경으로 전면과 좌측면이 6미터 도로와 접하고, 좌측에서 우측으로 좁아지는 장방형이다. 집의 배치는 남쪽으로 좌향坐向을 잡아 좌측 후면부터 세 개의 덩어리, 즉 거실과 주방, 현관과 계단실, 침실을 뒤로 물려서 앉혔다. 그렇게 해서 전원의 운치를 담아내는 넓은 마당이 생겨났는데 거실 앞 30여 평의 덱(Deck)이 마치 넓은 평상을 깔아놓은 듯하다. 시공과 인테리어를 담당한 (주)영진미라클주택의 송정우 실장은 “차고 위 마당에는 전망과 관리의 편의성을 고려해 잔디 대신 덱을 깔아 침실 앞 정원과 대비시켰다”고 한다.
건축주 이진구 씨는 (주)영진미라클주택(대표 정기승)의 경량 철골조 스틸하우스를 선택한 것은 업체와 공법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란다.

“상담 시 건축에 문외한인 사람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어 고맙기도 하고 믿음직했어요. 무엇보다 영진미라클주택의 공법은 단열성이 우수한 데다 같은 평수라도 넓게 나온다는 게 좋았고요. 집을 짓고 올해 9월 28일 이사했는데 아직까지 불편한 걸 몰라요.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져도 집 안 가득 훈훈한 기운이 일정하게 감도는 걸 보니 겨울철 연료비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요.”



미관성, 기능성, 편리성을 갖춘 집



이 집의 공간은 크게 좌측부터 거실과 파티션으로 구분한 주방/식당, 계단실과 현관 그리고 침실로 나뉜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내벽을 연한 스트라이프 벽지로, 천장을 흰색 벽지로 마감하고 동선마다 다양한 형태의 조명을 달아서 밝고 화사하다.

여느 집에 비해 현관 앞 전실이 넓은 편인데 송정우 실장은 “들어섰을 때 짧거나 막히면 답답하기에 이 공간을 최대한 넓히고, 내부 동선의 시작점이므로 원형등을 달아 포인트를 주고 복도의 밋밋함을 상쇄시키고자 등 박스에다 다운라이트를 더했다”고 한다.



거실은 반자 천장으로 층을 구분해 낮음에도 불구하고 한결 시원스럽게 느껴진다. 동선이 굵직굵직한 데다 전면창 앞 넓은 덱으로 시선이 흐르고 스트라이프 벽지가 몰딩이 없는 천장까지 말려 올라갔기 때문이다.

거실과 주방/식당은 티-테이블 역할을 겸하는 파티션으로 분리하고, 그 아래에는 수납장을 설치했다. 빌트인 가구를 설치한 주방은 거실에서 시선을 내벽으로 차단했기에 싱크-볼과 쿡탑이 보이지 않는다. 송 실장은 주방의 특징으로 “거치적거리지 않으면서 산뜻한 느낌이 들도록 손잡이가 없는 밝은 톤의 가구를 배치했고, 주방 바로 옆에는 가사의 효율과 환기를 고려해 넓은 창을 단 다용도실을 냈다”고 한다.



시선을 우측으로 옮기면 1층 화장실 벽면 하단에 만든 아담한 정원(?)이 있다. 흰 자갈을 깔고 화분을 배치한 후 바로 위에 간접 조명을 달아 위로 향하는 시선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측 끝에 자리한 안방에는 요즘 추세에 맞추어 드레스룸과 화장실을 드렸다. 유독 옷장이 많은데 드레스-룸을 포함해 한쪽 벽면 전체를 차지하는 붙박이장의 도어가 천연 무늬목을 떠올리는 멤브레인 제재다. 인테리어 가구로 많이 쓰이는 이 제재는 나무를 미세한 가루로 분쇄해 접착제를 섞어 판재로 가공했기에 내구성이 빼어나다. 화장실에는 별도로 수전을 하나 더 뽑아 반신 욕조를 설치했다. 우측 끝에 자리한 방이라 일조와 조망을 고려해 낸 삼면 돌출 베이창으로 정원과 넓은 덱 그리고 마을 전경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자녀들의 공간인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핸드레일 대신 파티션을 이용함으로써 계단실 밑에 두 개의 창고를 냈다. 현관 복도에서, 작은 방에서 유용하게 사용한다. 오르내릴 때 시선이 머무는 층계참 벽면에는 화려한 꽃무늬의 벽지와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커튼 그리고 선 굵은 타슬이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경사면의 길이를 달리한 작은 거실 천장은 흰색 벽지로 마감하고 단조로움을 없애고자 모서리에 여러 개의 스폿 라이트(Spot Light) 등으로 변화를 주었다. 또한 천장에 매달린 등도 이채롭다. 송 실장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클래식한 샹들리에나 촛불등은 모던한 분위기의 이 집하고 어울리지 않기에 선별했는데 한 개만 달면 밋밋하다 싶어 높이를 달리해 두 개의 등을 달아 조형미를 살렸다”고 한다.



우측 신혼방은 밝고 산뜻한 가구와 벽지로 꾸며 포근함이 느껴진다. 전망 좋은 발코니 바닥에는 나무 무늬 타일을 깔아 난간과 일체감을 살렸다. 1층 팔각 거실의 수직 연장선인 좌측 방은 젊은 취향에 맞추어 벽면과 천장을 생동감 있게 꾸몄다. 한편 샤워 부스를 설치한 화장실은 한쪽 벽면을 수직과 사선이 기하학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8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생활하는 이진구 씨. 그는 이 집을 짓자 자녀들이 더 좋아한다고. 시골길을 다니다가 아름다운 전원주택을 보면 언제 저런 집을 짓고 사나 부러워했는데, 그게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란다. 마치 어디 여행가서 펜션에 머무는 기분이라고.



이진구 씨는 1시간 30분간의 아침 산책으로 하루를 연다. 집 옆이 문화재로 지정된 파평 윤씨 묘역이 있는 종중산인데, 그곳 울창한 나무숲 사이로 흙 냄새 폴폴 나는 산책로가 있다. 요즘은 낙엽 밟는 재미가 쏠쏠한데 아파트에 거주할 때는 상상도 못한 일이란다.
비록 흔적은 사라졌지만 고향을 바라보는 터에 집을 짓고 살아서인지 햇살 가득한 집만큼이나 그의 얼굴엔 생기가 넘쳐흘렀다.田


글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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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돋보이는 파주 59평 복층 경량 철골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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