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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千年古都인 경주시 진현동 ‘진티프르뫼마을’에 들어선 56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2″×6″). 마을 어귀에서 낮은 목재 울타리 너머로 바라보이는 이 집은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외벽은 흰색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거실 전면에만 시더(적삼목) 사이딩으로 포인트를 주었으며 지붕에는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얹은 집이다. 연면적 56평이지만 입면을 굵직굵직하게 처리한 데다 2층의 오목하게 들어간 박공지붕(페디먼트)과 시원스럽게 낸 창호가 부피감을 더해 크게 보인다.




건축정보


·위 치 : 경북 경주시 진현동 진티프르뫼마을

·부지면적 : 220평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2″×6″)

·건축면적 : 56평(1층 40평, 2층 16평)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시더 사이딩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내장마감 : 실크벽지, 원목루바, 인조석, 타일

·바 닥 재 : 강화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정 화 초 : F.R.P 10인용 오수정화조

설계 및 시공 : 상림건설(주) 055-324-0488

www.sanglimh.com(한글 도메인 상림건설)






서울이나 광역시를 막론하고 천정부지로 치솟기만 하는 아파트값. 정부나 여야與野가 각기 아파트값 거품빼기에 팔을 걷고 나섰지만 좀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울산시에 살던 이종욱(49세)·박금분(48세) 부부가 2006년 11월 경주시 진현동 ‘진티프르뫼마을’에 전원주택을 지어 이주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들 부부는 울산의 32평 아파트에서 8년간 살다가 40평형대로 넓혀 가고자 했으나 평당 천만 원을 웃도는 아파트값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고. 4억, 그 돈이면 마음을 옥죄는 답답한 도시의 아파트가 아닌 공기 좋고 물 맑은 전원에다 집을 짓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더욱이 박금분 씨는 친구가 4년 전부터 울산시 울주군 두동에다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모습을 보고 내심 부러워하던 차였다.

그런 이유로 전원생활을 결심하고 부지를 알음알음 찾아다니던 중 친구 소개로 불국사 옆의 진티프르뫼마을을 알게 됐다. 토함산을 배경으로 멀리 남산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마을이라 전원주택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부지는 진입로 양옆에 계단식으로 조성됐는데 이들 부부는 좌측 상단 200평을 평당 60만 원에 사들였다.



천년고도의 기운을 집 안에 담아



부지를 마련한 후 이종욱 씨는 집을 튼튼하다는 이유로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으려고 했다. 처남이 본지本誌 서너 권을 내밀기 전까지만 해도. 본지를 보면서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는 데다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목조주택으로 맘을 바꿨다고. 설계 및 시공은 경주 현장에서 가까운 김해시 소재 상림건설(주)에다 맡겼다. 목조주택 시공사가 드문 영남지역에서 상림건설만큼 기술력이 뛰어나고 시공 실적이 많은 곳도 드물기 때문이다.

이 집은 서북에서 남동쪽으로 긴 직사각형 부지에 앉혀져 있다. 단지 내 진입로나 대문에서 현관에 이르는 동선 그리고 일조日照를 생각한다면 언뜻 남동향 집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실내에 풍부한 햇살이 들이치고 넓은 앞마당과 작은 뒷마당을 갖춘 그런 집을.



그러나 이종욱·박금분 부부는 집을 지관地官의 조언에 따라 토함산을 배산背山으로 주산主山인 남산을 바라보도록 남서향으로 앉혔다. 그런 까닭에 집을 앉히고 나자 앞마당이 협소해 앞의 땅 20평을 추가로 매입했다. 박금분 씨는 터가 지닌 좋은 기운을 살린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남산이 바라보이는 탁 트인 전망에다 석양이 맘에 든다고.

공간별 기능성을 살린 인테리어



서양식 정자인 퍼걸러(Pergola)를 연상시키는 대문에서 현관에 이르는 길에는 정감을 자아내도록 답석踏石으로 맷돌을 깔았다. 집의 안팎을 잇는 전이공간 격인 8.6평 덱을 통해 들어선 현관은 원목 루바로 벽과 천장을 마감했다.

1층 40평 공간에는 현관과 계단실을 중심으로 좌측 전면에 지붕선까지 개방(Void)한 거실이 그 후면에 주방 겸 식당·다용도실이 그리고 우측에 드레스룸과 부부 전용 욕실이 딸린 안방이 있다. 안방이 4.8평인데 비해 부속된 드레스룸이 3.9평에다 욕실이 2.9평으로 널찍하다는 점이 특이다.



거실의 경우 바닥은 강화온돌마루로, 벽은 실크벽지로 마감하고 천장은 원목 루바인데 홍송 대들보 서까래를 노출시킴으로써 한옥의 대청을 떠올리게 했다. 안방 바닥은 강화온돌마루로, 벽과 반자 천장은 실크벽지로 마감하고 침대가 놓인 반자 천장 중앙은 원목 루바로 포인트를 주었으며 그 주변과 침대 머리맡 벽면에만 인테리어 벽지를 사용해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금분 씨는 넓은 드레스룸과 아트 타일로 꾸미고 월풀 욕조와 샤워 부스를 설치한 욕실 그리고 다용도실 바닥에 대리석으로 만든 빨래판이 맘에 든다고.

계단실은 오크 집성목으로 계단판을, 홍송 원목으로 핸드레일을 만들었으며, 벽면과 천장은 실크벽지와 인조석, 원목 루바로 꾸미고 조명으로 전체 분위기를 일체화시켰다. 2층 16평 공간은 작은 거실과 욕실, 두 개의 자녀 방, 서재를 배치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거실과 트인 데다 오목한 고창이 길게 이어져 한결 넓게 보인다.



이종욱 씨는 이 집을 지을 때 한 달 가까이 지켜보았다고. 박금분 씨가 말려도 ‘집은 평생 한 번 짓지 두 번 짓느냐’면서. 내심으로는 집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과정도 그러했지만 현장 팀장이나 목수들과의 만남이 재밌었기 때문이란다. 이들 부부는 시공사와 첫 만남부터 건축 협의, 설계, 시공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이 순조로웠기에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었다고. 한편 단지 내에 부지를 매입한 두 사람이 이 집을 보고 상림건설에다 시공을 맡겼다며 좋아했다. 그게 다 남들도 이 집의 진가眞價를 제대대 알아보는 것이라며.

입주 2주째인 요즘 이들 부부는 정원 공사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우측 넓은 마당에는 잔디와 나무를 심고 남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좌측 마당에는 정자를 만들면서. 아직은 전원생활의 쓴맛과 단맛을 모르겠지만 이렇듯 몸을 움직이는 것이 마냥 행복하단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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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감각 돋보이는 경주 53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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