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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산골 마을, 오미리 ‘황토민박마을’


골짜기마다 작은 계곡물이 흐르고 중간중간 이름 없는 소들이 있어 조용한 가족 단위 여름 피서지로 제격이다. 가을과 겨울 풍경도 인상적이라는데 요란하진 않은 이런 평범한 산촌 분위기들이 이 마을 관광자원이다. 민박마을 사업은 제천시청이 농민들의 소득증대 차원에서 마련한 것. 당장 뚜렷한 관광자원이 없어도 5가구 이상이 ‘신청서’를 내면 어렵지 않게 지정 받을 수 있다.


산골마을 오미리. 행정구역상 충북 제천시 송학면 오미리에 속하며 오미저수지를 사이에 두고 강원도와 충청북도로 나뉘는 지역이다. 옛날엔 교통이 불편해 충북에서도 오지에 속했으나 지금은 길이 좋아져 외지인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이 곳 사람들은 오미리를 두고 ‘황토민박마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황토민박마을이라고 해서 주위에 대단한 볼거리가 있거나 잘 조성된 민박촌이 집단으로 형성된 것은 아니지만 제법 고즈넉한 산촌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골짜기마다 작은 계곡물이 흐르고 중간중간 이름 없는 소들이 있어 조용한 가족 단위 여름 피서지로 제격이다. 가을과 겨울 풍경도 인상적이라는데 요란하진 않은 이런 평범한 산촌 분위기들이 이 마을 관광자원이다.

민박마을 사업은 제천시청이 농민들의 소득증대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다. 당장 뚜렷한 관광자원이 없어도 5가구 이상이 ‘신청서’를 내면 어렵지 않게 지정 받을 수 있다. 민박마을로 지정이 되면 별도의 허가 절차 없이 민박을 운영할 수 있게 되고, 건물을 개보수하는데 필요한 비용도 가구당 최고 1천5백만원까지 융자받을 수 있다.

오미리는 최근 수년 사이 외지인들의 유입이 부쩍 늘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땅값이 비교적 저렴해 부담이 적은데다 큰돈을 벌진 못해도 민박을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한적하다는 이유만으로 이 곳에 정착한 경우도 있다.

고개 넘어 손태영씨가 그런 경우. 본래 경북 왜관이 고향이고 줄곧 그 곳에서 생활했지만 오래 전 우연히 들린 이 마을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아예 이 곳에 정착하게 됐다.

95년 이 곳에 정착했으니 벌써 5년째에 접어들었고, 당시엔 지금의 집과 조금 떨어진 곳에 농가를 전세 내어 생활했다. 지금의 집터는 그로부터 3년 뒤에 마련했고, 이 집은 작년에 지어 현재는 민박겸 찜질방으로 이용하고 있다.



15평 규모의 작은 집으로 낙엽송으로 귀틀집을 지어 안팎으로 두텁게 황토로 미장해 완성했다. 시멘트가 전혀 쓰인 곳이 없고, 방바닥도 견운모를 깔아 찜질방 효과를 증대시켰으며, 지붕도 볏짚을 얹어 마무리했다. 지난여름 꽤 많은 손님들이 들어 분주한 여름을 보냈고, 지금도 주말이면 손님이 꽤 많다.
저수지 상단에 있는 양성운씨도 외지에서 온 경우. 이 전에는 경기도 분당에서 살았으며, 지난해 초 임야 1만평을 마련해 오미리에 정착했다. 이 곳과의 인연은 사돈이 오미리와 가까운 황둔에 살았기 때문인데, 재작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이 곳에 왔다.

이 집은 33평 규모로 양성운씨가 동네사람들과 함께 직접 지었다. 작년 8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11월 완성했으며 벽체는 황토벽돌과 경량벽돌을 병행했으며 외부는 황토미장, 내부는 드라이비트로 마감했다. 방이 3개 있고, 거실과 주방 그리고 욕실이 2개 있다. 지붕은 아스팔트싱글.

순수 건축비만 7천만원 정도가 들어 비교적 저렴하게 지었으며 현재는 민박을 겸한 생활집으로 이용한다. 양성운씨는 “큰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을이 조용하고, 깨끗해 항상 마음이 편안하다”고 전원생활의 소감을 밝혔다.

오미리 황토민박마을은 지난해 민박마을로 지정되어 현재 10가구가 민박운영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중 지금까지 5가구가 개보수를 마치고 운영에 들어갔고 나머지는 개보수가 진행중이다. 반응이 괜찮아 앞으로 민박을 신청하는 가구는 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송호민박을 운영하는 이 마을 새마을지도자 윤완일씨는 “특별히 내세울 자원은 없지만, 오히려 때묻지 않은 조용하고 평범한 분위기가 사람들에겐 더 큰 매력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田

■ 글·사진 류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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