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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하우스용 전원주택은 자연환경에 특별히 신경을 써서 택지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숨막힐 듯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생활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게 하는 휴식처이자 마음의 위안처가 되기 때문. 그러니 빽빽한 빌딩 숲보다는 자연의 숲과 시원스런 수평선을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주택을 앉히고픈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썰물로 하루에 두 번 바닷길이 열려 모세의 기적이라는 별칭이 붙은 제부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터에 앉힌 진용원 씨의 세컨드하우스용 전원주택은 도심에서 묻은 때를 씻어 버리기에 최적지다. 특히 여름이면 도심의 아열대성 기후로 고생하는 진용원 씨네는 여름 내내 이 집에서 살 예정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송교리
·건축형태 : 복층 철근콘크리트
·대지면적 : 125평
·건축면적 : 42평
·외벽마감 : 노출콘크리트, 시더사이딩
·지붕마감 :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 : 실크벽지 및 포인트벽지, 타일
·바닥재 : 강화마루, 타일
·창호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열전도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사람과 집 031-771-6414
www.6414.co.kr

제부도가 보이는 서해안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진 산책로에서 걸어서 5분 남짓한 거리에 진용원(52) 씨네 집이 있다. 모던풍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집은 첫 방문자라도 금세 찾아낼 정도로 단연 두드러져 보인다. 특히 외벽 마감을 1층은 노출콘크리트, 2층은 시더사이딩으로 처리해 전체적으로 심플한 직사각형의 건축물에 다양함을 추가했고 위치와 크기에 변화를 주어 설치한 장방형 돌출창들이 외형에 재미를 더해준다.
제부도에 놀러 온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갤러리인 듯한 착각도 일으키게 하는 이 집의 첫인상이 괜히 생긴 것도 아니었다. 아내인 조금연(53) 씨는 대학 강단에서 복식디자인을 강의하는 복식디자인 전문가이자 ‘스토리 사진(특별한 주제나 이야기가 있는 사진)’ 작가다. 조 씨는 이곳을 전시공간이자 지인들과 간단한 다과 파티를 여는 등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에 반영토록 했다는 것.


사람 냄새 나는 문화공간으로 재창조

조 씨는 요즘 문화인류학적으로 접근한 ‘한국인의 정서’를 사진에 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서구문화가 우리의 고유문화와 뒤섞여 참 한국적인 것이 사라지거나 변했다고 조 씨는 느낀다. 그러나 다양한 문화가 혼재된 한국인의 삶 속에서 쉽게 변하지 않는 한국인 본연의 습관적인 행동 패턴 같은 것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한 한국인다운 모습을 사진에 반영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작업을 마치면 집 안팎의 벽면과 이젤 등을 활용해 전시공간으로 만들고 지인들을 초청해 전시회 겸 다과회를 열 예정이다. 조 씨는 “단순히 작품만을 보여주는 전시공간이 아닌 모인 사람들이 작품을 테마로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의 삶과 연관된 ‘이야기가 있는 전시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기회가 닿는 대로 다른 예술인에게도 전시공간으로 내어 줄 생각이라고 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예술작품의 향연은 그 맛이 색다를 것이라고 조 씨는 기대한다. ‘자연과 작품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으로 이 집을 디자인해 나갈 것이란다. 집이 주제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조 씨는 “이러한 문화활동으로 생기는 기류가 집에 녹아들어 좋은 향기를 풍기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나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제부도가 뒤로는 궁평리 바다가…

이 집은 앞을 가리는 것이 없이 서해가 바로 보이는 편편한 125평의 대지 위에 연면적 42평 복층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올렸다. 진용원 조금연 부부는 머릿속에 그린 설계 콘셉트와 공통분모를 가진 시공사를 찾다가 모던풍의 콘셉트가 서로 일치되어 ‘사람과 집’에 건축 의뢰를 했다. 진 씨 부부는 서해가 보이는 전망을 잘 살리도록 설계를 요구했으며 바깥 경관을 집 안으로 들이도록 액자 같은 창을 요구했다. 그래서 집을 서향으로 앉히고 조망과 채광을 살리도록 서측에 대형 창을 냈다. 그리고 집의 양 옆쪽으로 주 출입문과 부 출입문을 설치했다. 서측 창으로 서해 제부도가 보일뿐만 아니라 반대편의 침실이 있는 동측 창으로는 휴가지로 유명한 궁평리의 바다도 보여 바다의 풍광을 앞뒤로 즐길 수 있다.

곳곳에 장방형 돌출창을 낸 점도 이 집의 독특한 부분인데 외부로 돌출시킨 만큼의 내부 공간이 생겨서 공간 활용도가 높다. 화분이나 갖가지 장식품을 놓을 수 있는 장식장, 수납공간으로 활용되고 1층과 2층의 거실에 낸 대형 창은 걸터앉는 벤치 기능도 한다. 또 조 씨의 전시공간으로도 새롭게 연출될 수 있는 활용 가능성이 무한하다.

이 집의 시공에 참여한 ‘사람과 집’의 강인철 과장은 “돌출창은 재료가 더 들고 손이 더 많이 갈뿐만 아니라 비가 새는 등의 사후 문제 발생을 염두에 두고 세심하게 시공해야 하기 때문에 대체로 꺼리는 형태다”라며 “하지만 이 집의 외형미와 전체적인 디자인을 감안해 돌출창으로 시공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창을 돌출시켰고 여기에는 통일감과 동시에 변화를 주도록 각 공간별로 색을 달리한 패브릭 블라인드로 데코레이팅 했다. 또 계단실은 현관 쪽 벽에 붙여 시공했고 반대쪽에 기둥이나 지지대가 없어 시공에 기술과 정성을 쏟은 것이 엿보인다. 1, 2층을 통틀어 창 커튼을 통일시키고 계단실을 부분적으로 얄팍한 스틸로 시공함으로써 공간 확장감을 느끼도록 했다.

사용자 눈높이에 맞는 실용성을 살린 공간 배치

사용자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시공한 점이 잘 엿보이는 이 집 인테리어의 매력 가운데 다른 하나는 1층에 있는 주방이다. 응접실과 트여 있는 ㄷ자 형의 주방은 기존의 벽을 보고 주방일을 하는 구조가 하닌 바깥 풍경을 보면서 주방일을 하도록 주방 시스템을 배치했다. 응접실 공간과 비교했을 때 눈짐작으로 서로 비슷하거나 더 넓어 보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주방 공간을 크게 냈다. 조 씨는 “우리 식구 모두 주방에 들어와서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해도 자리가 비좁게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주방을 퍽 마음에 들어했다.

가족은 모두 5명이지만 주말에 들러 쉬다 가는 정도로 가족 공동 활동이 더 많은 점을 감안해 1층과 2층에 각각 침실 겸 개인공간을 하나씩만 배치했다. 그 대신 활용도가 더 많은 응접실과 주방, 가족실을 채광과 조망이 좋은 남과 서로 개방적으로 배치했다. 2층의 주요 공간인 가족실은 문화공간이라고 가족이 명명하며, 빔 프로젝터와 롤 방식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놓았다. 밤에 영화를 볼 때면 빔 프로젝터에서 영사체가 창 밖으로 새어 나가 마을에서 ‘영화 보는 집’이라고 불리게 됐다고 한다. 2층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은 1층과 또 다른 느낌이어서 가족은 주로 2층에서 다과를 즐기며 대화를 나눈단다.

집 안 곳곳에 건축주의 아이디어와 작품이 반영돼 시공사와 건축주가 함께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진용원 씨네 집이 앞으로 어떤 작품들로 더 채워져 어떤 모습으로 ‘나이 들어’갈지 기대된다.田


박지혜 기자·사진 박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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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집] 자연과 예술과 사람이 한데 어울리는 화성 42평 복층 철근콘크리트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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