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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이 도시에서 떨어져 있고 적당히 산이나 물을 끼고 있으면 ‘웰빙 하우스’라는 타이틀을 붙이기 일쑤다. 특히 공인중개사무소나 전원주택 시행사들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주택의 상품적 가치를 높이려는 수단으로 자주 등장시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주택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적용된 소재에 결코 웰빙이라는 단어와 부합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공해와 소음으로 꽉 막힌 도심에서 벗어난 그 자체만으로 상대적인 웰빙적 삶을 누릴 수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웰빙 하우스라고 하기에는 역시 부족하다. 이런 배경에서 집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재료에 인공적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한 황토집이야말로 웰빙 하우스라 칭해도 괜찮을 듯 싶다.


건축정보
·위치 ;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성덕리
·건축구조 : 단층 목구조 황토주택
·부지면적 : 720평
·대지면적 : 300평
·건축면적 : 75평(본채 40평,별채 35평)
·벽체구조 : 황토벽돌 이중쌓기 (숯 충진)
·외벽마감 : 황토벽돌 줄눈 마감
·내벽마감 : 순수 황토미장 후 한지도배
·지붕재 : 기와(우진각지붕)
·천장재 : 반지틀 + 향나무 루바, 서까래 노출
·바닥재 : 강화마루, 타일
·창호재 : 시스템 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 보일러, 기름보일러(보조난방)
·식수공급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황토와 소나무 016-251-6987
www.soilpine.com

서울에서 건축 관련 장비 회사를 경영하는 이종국(67)씨 역시 이런 배경에서 황토집을 짓기로 결심했다. 황토가 사람에게 유익하다는 생각은 그의 종교적 신념과 철학적 논리에서 출발한다. 성경에서 태초의 인간이라고 불리는 아담과 이브는 각각 히브리어로 황토와 대지를 뜻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도 있지만 그의 설명대로라면 황토는 사람과 친화적인 재료로 그만큼 사람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고 육체적 정서적으로 편안하게 해준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이처럼 이론상으로 알고 황토의 효험에 대한 말을 듣기만 했지 어떻게 얼마나 좋은지 와 닿지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황토로 지은 집에서 몇 년간 살아보니 황토의 유익함을 몸과 마음으로 느꼈다고 한다. 사실 이종국 씨가 건강주택을 짓겠다고 한 것은 15년간 류마토이드 관절염과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아낼 황 정(60)씨를 생각하는 마음에서였다. 완쾌까지는 몰라도 자연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생활하면 몸과 마음이 한결 나아지리라는 간절한 바람에서였다. 그런데 황토집으로 들어와 한 두해 지나면서 아내의 건강이 차츰 좋아지는 것이 보이더니 지금은 거의 관절염을 앓기 전의 건강을 되찾았을 정도로 회복됐다.

“류마토이드 관절염 약을 장복長服하다 보니, 그 약으로 인해 당뇨와 혈압 등 합병증이 와서 하루에 7가지 약을 달고 살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약을 전혀 복용하지 않아요. 몰라보게 건강해졌어요.”

아내가 건강을 되찾게 된 데에는 물론 사방팔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건강주택에서 살게 된 것이 큰 이유이지만 이종국 씨의 지극한 뒷바라지도 무시 못한다. 아내가 누울 구들방에 불을 때기 위해 덥거나 춥거나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아랑곳하지 않고 산에서 나무를 해다 나르는 것은 온전히 남편 몫이었다. 차라리 영하 20도의 추운 날씨는 견딜만했다. 주체할 수 없이 땀이 흘러내리는 한여름에는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지지만 그래도 건강해지고 있는 아내만 생각하면 얼른 지게를 등에 업고 산으로 간다.

지수화풍으로 풀이한 건강주택

이종국 씨가 오래 전부터 전원생활을 꿈꿔 온 까닭은 동양철학에서 세상 이치를 일컫는 ‘지수화풍地水火風’과도 통한다. 우주뿐 아니라 소우주인 인간을 의미하는 네 가지 요소인 지, 수, 화, 풍은 각각 우리 몸의 뼈와 살, 피와 수분, 기운과 체온, 호흡 등으로 풀이된다. 어느 한 성분이 빠져도 우주가 파괴되는 것처럼 사람도 이 네 성분이 올바르게 갖춰져야 건강하다. 건강하게 살려면 우선 마음이 밝아야 하고 숨을 제대로 쉬어야 하며 맑은 물이 중요한데 각종 오염으로 뒤덮이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스트레스를 가하는 도시에서의 생활은 이 원리로 보면 건강한 삶에서 거리가 멀다. 이런 연유에서 이종국 씨는 건축구조와 자재에도 특별히 신경 써 건강에 이롭도록 계획했다.

양평군 강하면 내에서도 청정한 환경에서만 볼 수 있는 반딧불이가 서식해 반딧불이 마을이라고 불리는 것, 산기슭에 터를 잡은 이씨의 주택은 산을 등지고 계곡을 끼고 있으며 전면으로 좌측에 해발 700m의 양자산이 우측에 양자봉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또한 두 산의 가운데로 맞은편의 집을 보호해 준다는 안산案山이 위치한다. 풍수상으로 좋은 터의 요건을 두루 갖춘 곳이다.

황토집 효험을나누기 위해 별채 건축

남향南向 동문東門의 이 집은 단층 목구조 황토집으로 비슷한 규모의 본채와 별채로 구성돼 있다. 공간 구조만 다를 뿐 들어간 자재와 재료는 거의 같다. 별채는 나중에 지은 것으로 부부가 건강주택으로부터 받은 혜택을 도시에 사는 다른 가족과 지인들도 누리도록하기 위해 마련했다.

그리고 마당에서 자연물이 일으키는 갖가지 소동을 정리하다 보면 이종국 씨는 허리 펼 시간도 없다며 아내에게 불평 한 마디 슬쩍 던져본다. 이에 아내는 ‘원래 부지런한 사람이라 더 바빠요’라며 받아친다. 전원에서의 생활이 여유롭고 싱그러울 줄만 알았지 이처럼 고된 노동의 연속일 줄은 미처 예상치 못한 이 씨는 처음에 욕심 내서 마련한 400평 텃밭을 두고도 후회한다. 손이 많이 가는 것도 신경 쓰이는 일이지만 쑥쑥 잘 자란 각종 채소를 처리하기도 곤란하다는 것. 그렇기에 앞으로 가족이 나눠 먹을 정도의 면적만 남겨두고 손이 덜 가도 잘 자라는 강냉이를 심어 손주들에게 하모니카 합주나 시켜볼까 한다.田


박지혜 기자·사진 박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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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미 넘치는 집] 아내의 건강을 되찾아준 양평 75평 단층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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