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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아름다운 집

30평으로 증개축한 정원 아름다운 서예가의 집


단순한 서구식 목조주택 분위기에서 탈피, 한국적 요소를 많이 가미했는데 수공으로 깎아 만든 거실의 한국식 창살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98년 덧붙여 지어진 사랑방도 고전적 문살에 우리의 대청마루 식으로 바닥을 마감했고, 사랑방과 거실을 연결하는 문도 접이식으로 만들어 창호지를 발랐다. 대부분의 창호에서 한국식 전통미가 살려지도록 하고 이를 적절히 응용했다.


하루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한번에 고치면 비용도 줄이고 힘도 덜 들텐데 매년 그렇게 집을 고치냐'며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어왔다. 그도 그럴것이 이 집은 건축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조금씩 바뀌어 왔다.
96년, 처음 집이 완성될 당시엔 건축규모가 고작 15평에 불과했으나 매년 한 차례씩 고쳐지고 넓혀져 지금은 30여평이 됐다. 이듬해인 97년, 현재 침실로 사용하는 방을 건물 왼쪽에 새로 들인 것을 시작으로 98년엔 건물 오른쪽에 사랑방을 만들었다. 지난해엔 거실을 넓혔으며 지난봄엔 주방 한쪽에 자리잡고 있던 욕실겸 화장실을 밖으로 내어 주방 공간을 넓혔다.

이로 인해 당초 방 1개에 주방, 거실, 화장실, 다락으로 구성됐던 실내구조도 지금은 사랑방을 포함해 방 3개에 거실도 넓어지고, 주방도 넓어져 전혀 다른 집이 됐다. 목조주택의 특성중 해체 및 복원이 용이하다는 점과 해체한 자제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증개축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부분적으로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단순한 서구식 목조주택 분위기에서 탈피, 한국적 요소를 많이 가미했는데 수공으로 깎아 만든 거실의 한국식 창살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98년 덧붙여 지어진 사랑방도 고전적 문살에 우리의 대청마루 식으로 바닥을 마감했고, 사랑방과 거실을 연결하는 문도 접이식으로 만들어 창호지를 발랐다. 대부분의 창호에서 한국식 전통미가 살려지도록 하고 이를 적절히 응용했다.

이런 한국적 요소들은 건축주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은데 건축주 배영옥씨는 주부이자 농부 그리고 서예가이자 화가이다. 특히 서예와 불교미술에 조예가 깊으며 중국무술(우슈)의 유단자이기도 하다. 이 집의 규모가 매년 늘어나게 된 것도 바로 분야별 지인들의 방문이 매년 늘어났기 때문이다.

배영옥씨가 이 땅을 구입한 것은 지난 95년이었다.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어농3리 작은 농가가 딸린 2백80규모의 대지를 작업실로 이용하기 위해 구입했었다. 그러나 집터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땅이 꺼져있어 결코 좋은 자리가 못되었다. 이후 농가를 헐고 수십 차의 흙을 쏟아 부어 터를 돋웠는데 특히 조경에 많은 신경을 써 아예 다른 분위기로 탈바꿈시켰다.

하루는 한 아주머니가 정성스레 정원을 가꾸는 배영옥씨를 보고 '무슨 공원을 만들 참'이냐며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어온 적이 있다. 그만큼 정원 가꾸기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는 얘기다. 상업적 설계 대신 자신의 생각을 반영한 비정형적 자연미가 예술가의 안목을 그대로 말해준다. 정원이 잘 가꿔진데다 '대덕산방'이란 현판까지 그럴듯해 손님들 중엔 찻집인줄 알고 불쑥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배영옥씨는 그냥 돌려 보내지 않는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과의 차 한잔도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田

글·사진 류재청



건축일기/이효진 하우징인픽스 이사
" 목조주택의 특성상 잦은 증개축 가능했습니다"
이 주택은 동호인들과 차도 마시며 운동도하고, 작업도 할 수 있는 주말주택 형태로 계획되었다. 96년 당시 건축주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침실, 욕실, 거실, 다락과 발코니를 갖추고 정자와 나무에 둘러싸인 넓은 잔디밭을 갖고자 했다.

바로 공사에 들어가 2×4목구조에 외부는 반통나무 내부는 목재루버 그리고 지붕은 밤색 아스팔트싱글로 마감한 15평짜리 목조주택이 완성되었다. 공사기간은 공장 작업을 포함 50일 정도가 걸렸다. 유난히 소나무를 좋아하는 주인은 직접 조경을 계획하고 양이 모자라는 것은 직접 나무를 사다 심고 울타리도 만들어 그야말로 그림 같은 집으로 가꾸었다. 이 집은 쉬었다 가는 사람들로 이내 넘쳐 났고 증축이 불가피했다.

97년 봄 건물 왼쪽에 침실을 하나 새로 들였다. 내부는 이 집에서 유일하게 벽지로 마감하고 벽과 출입문엔 주인이 직접 쓴 반야심경과 천수경이 벽지인양 붙어있다. 방은 4평 크기에 공사 기간은 6일정도 걸렸고 비용은 9백5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98년엔 건물 오른쪽에 다실을 겸한 창고로 이용하는 사랑방을 만들었다. 기둥을 세우고 벽면에 주인이 미리 준비해 놓은 한식문을 달아 필요시 개방하면 삼면의 벽이 열릴 수 있게 했다. 바닥은 전통양식의 우물마루로 처리해 전체적으로 대청이나 정자 기분이 나도록 했다. 작업은 5일정도 소요됐고 비용은 8백80만원이 들었다.

99년엔 거실을 늘리고 현관에 이중문을 달았다. 다소 낮았던 천장을 높이고 발코니도 이동 설치했다. 아름답게 가꾼 정원을 조망하기 위해 분합창을 최대한 키우고 역시 한식문을 달았다. 이 한식문은 넓게 열릴 수 있도록 특별한 방식으로 내가 손수 제작했다.

지붕 공정이 다소 까다로웠으나 벽을 해체했다가 다시 사용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비용은 많이 들지 않았다. 기간은 10일정도 소요됐고, 비용은 1천3백50만원 정도가 들었다. 올 들어선 집안에 있던 욕실을 밖으로 내어 주방을 넓혔다. 심야전기온수기와 거실에 온풍기로 새로 설치했는데 기간은 7일 정도 소요됐고 비용은 설비비를 포함해 8백만원 정도 들었다.

■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어농3리
부지면적: 대지 2백80평
부지구입년도: 95년
건축년도: 96년(이후 매년 한차례씩 증개축)
건평: 15평에서 30평으로 증개축
실내구조: 방 3, 거실, 주방, 화장실
건물형태: 단층 목구조주택
벽체구조: 양쪽으로 OSB
단열재: 유리섬유
내벽마감: 루바, 한지벽지
외벽마감: 하프로그사이딩
바닥재: 비닐장판, 원목(사랑방)
지붕마감: 아스팔트싱글
난방형태: 전기온돌(심야전기보일러와는 다른 형태로 심야전기보다는 전기소비량이 큼)
식수공급: 마을상수도

■ 시공 및 증개축: 하우징인픽스 031-763-8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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