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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은 주택 시공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집이 제 모습을 갖추고 주인을 맞이할 때에야 비로소 담을 쌓는다. 이때 건축주는 정원과 텃밭 부지, 타인의 땅을 고려해 경계 부분에 설치한다. 담은 한옥 중심의 조적 구조에서 목조, 황토, 통나무 등의 발달과 사람들의 의식 변화에 따라 변모돼 왔다. 소재의 다양화뿐만 아니라 형태 면에서도 건물 전체가 가려질 만큼 높아지거나 아예 없어지기도 하면서 말이다. 담은 그동안 '닫힘'의 역할만 담당했다. 하지만 이제는 '열림'의 기능까지 추가돼 집을 보다 자연의 일부분인 것처럼 느끼도록 해주고 있다.

정리 박연경 기자 자료협조 나무나라 011-308-6643 www.namunara.co.kr, 동부금속 031-511-2634 www.dongbumetal.com, 행인흙건축 031-388-0983 www.hangin.co.kr


담(울타리 또는 펜스)의 유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 인간이 거주지를 정하고 정착생활을 하면서 적의 침입을 막고자 짓기 시작했다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성곽의 성벽은 울타리의 방어 개념을 살려 석축 성벽으로, 집 울타리는 방어 개념보다 경계를 구분 짓거나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는 목적으로 각각 발전됐다.

김왕직 저 《알기 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에서는 "한국의 담장은 성곽이나 궁궐을 제외하고 사람 키를 넘는 경우가 드물며 경계를 구분 짓는 정도로 소담하고 인간적인 높이로 만들어진다. 담장의 종류는 담을 쌓는 재료와 담의 기능상 성격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고 표현했다. 땅바닥에 나무를 박아 만든 목책木柵, 흙을 쌓아 만든 토담 등은 원시적인 형태의 담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집 주변 대지 경계에 나무를 심어 울타리로 삼기도 했는데 이것을 '생울'이라 부른다.


지붕재에 따른 담장 선택

담은 대지의 경계를 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울타리를 쌓을 때 남의 땅을 침범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한 울타리는 멀리서 봤을 때 집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조경 역할까지 하므로, 지붕 소재에 맞춰 어울리는 재료로 쌓아야 자연과 잘 어울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붕 소재가 흙 기와일 경우엔 흙돌담을 쌓고, 마무리로 담 위에 기와를 이어 놓아 고풍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아스팔트 슁글일 경우엔 황토벽돌로 쌓은 것이 가장 이상적인 담이라고 보는데, 이는 황토벽돌로 담을 쌓을 경우엔 습기를 방지하기 위해 기초를 30㎝ 정도 돌담으로 쌓거나 아니면 시멘트로 기초를 만든 다음 황토벽돌로 쌓아야 담을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초가나 너와 지붕일 경우엔 나무 울타리가 적격이다. 나무 울타리는 싸리나무와 대나무를 1.3m 높이로 가지런히 자른 다음, 3m 간격으로 지름 10∼15㎝ 되는 나무기둥(지주대)을 깊이 박아 튼튼하게 고정시킨다. 이렇게 잘라 놓은 싸리나무는 노끈으로 촘촘히 엮고, 대나무는 아래의 위 끝 부분에서 30㎝ 위치에 구멍을 뚫어 강철 철사나 끈으로 꿰어 지주대에 고정하면 나무 울타리가 완성된다. 특히 담의 높이는 집 안에서 바깥의 경치를 조망하는데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성인 가슴높이인 1.5m 정도가 적당하다.


적의 침입을 막아라

수려한 경관을 갖춘 곳에 짓는 전원주택은 대부분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한다. 그만큼 방범에도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한다. 도시에 자리한 단독주택의 경우 대부분 1층 높이까지 담을 세워 외부와 차단하지만, 전원주택의 경우 일부러 찾아든 자연 경관을 막기보다는 일반적인 담 높이 1.5m로 쌓고 방범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교적 넓은 부지를 둘러싼 담이 대부분이기에 감지기보다는 영상보안(CCTV)를 설치해 이와 연결된 모니터에 녹화되는 방범 시스템을 선택하고, 주택 외관과 내부에는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적외선 감지기와 자석 감지기 등을 적절히 배치하여 침입에 대비하도록 한다.


선택부터 설치까지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진 주택을 보면 한번쯤 문을 두드려보고 싶어진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 주택의 첫인상으로 대하게 되는 것이 담 너머 주택이 되기에 담이 너무 높으면 위압감을 느낄 수 있다. 적당한 높이 설정만큼이나 미관상 돋보이는 담 시공은 지형에 따른 알맞은 소재 선택과 담 벽 쌓기다. 다양한 종류의 철재 펜스가 시중에 나와 있으며, 제품마다 기둥과 기둥 사이의 너비(2∼2.5m 내외)와 높이가 표시돼 있다. 경사지의 정도가 심할수록 울타리의 선형이 고르지 않으므로 경사면 전용 펜스를 선택한다. 내구성이 강한 철재 소재는 야생동물이 출현하는 지역이나 낙석이 우려되는 경사지 설치에 적당하다. 또한 사용기간이 길어져 색상이 바래거나 녹 생김을 방지하도록 외장형 도장재 마감이 된 제품인지 살펴보자.

목재 펜스의 경우는 환경 파괴와 인체 유해성 논란으로 CCA 방부목 사용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천연방부목 또는 타날리스-E 제품을 사용한다. 천연방부목(티크, 멀바우, 자라, 적삼목 등)은 화학약품으로 방부 처리한 목재로 생각하기 쉽지만 방부목 기능을 하는 천연 목재를 총칭하며 가격이 고가인 편이다. 3세대 방부목이라 불리는 타날리스-E는 CCA 방부목의 크롬과 비소 등 인체에 유해한 화학 성분을 없앤 친환경 방부목이다.

담 전문 시공사는 대부분 건축주가 펜스를 고르기 전 먼저 온라인 및 방문 견적을 해주며, 이를 통해 정확한 예산과 지형 및 주택에 어울리는 펜스를 추천받아 시공까지 하게 된다. 같은 제품이라도 지형에 따라 설치비가 다를 수 있음에 유의하자.


경계는 없다

전원주택 부지로 연고 없는 지역을 선택한 건축주들은 담을 사이에 두고 원주민들과의 경계를 분명하게 그어왔다. 이는 담의 일차적인 목적이기도한 건축주만의 고유 영역 구분으로 '외부 환경과의 차단'을 따른 셈이다. 원주민을 '이웃'으로 여기지 못하고 '경계의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그들이 근접하기 어렵도록 담은 높아졌으며, 이러한 지나친 경계는 결국 전원생활 정착의 실패 요소로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초기 전원주택 생활이 '나 홀로'도 가능하다 여기고 시작했다면, 지금은 '더불어'의 의미가 강조되고 있다. 마을의 일원으로 인정받고자 노력하며 이웃으로 같이 사는 방법의 일환으로 이주자들은 '담 허물기'와 '낮은 담'으로 그들의 열린 마음을 대변해가고 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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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1)] '닫힘'과 '열림' 공존, 담 W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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