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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은 개발 방식에 따라 동호인 단지형, 지주 공동 개발형, 단독 개발형, 택지 분양형 등으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이상적인 형태는 가까운 사람끼리 동호인을 조직해 부지를 공동 매입하고 가분할해 개개인의 명의로 전용허가를 신청한 후 토목 및 건축공사를 진행하는 '동호인 단지형'이다. 도시생활의 편리함에 푹 젖은 사람들에겐 아무리 자연 환경이 빼어나도 모든 것이 낯선 땅에서 적응하기란 그리 녹녹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호인 단지는 그 수가 매우 미미해 여간해서는 찾기조차 힘들다. 그 이유에 대해 한국전원주택컨설팅사 양정일 대표는 "전원에서 이웃하며 함께 살자고 모였지만 성격이 백인백색百人百色이라 그렇고, 더 큰 문제는 모든 일을 기획하고 추진할 만한 전문 능력을 가진 사람은커녕 시간적 여유가 많은 사람은 더더욱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면에서 충남 천안시 풍세면 풍세리에 조성 중인 통나무집 동호인 단지는 눈길을 끌 만하다.


건축정보
·위 치 : 충남 천안시 풍세면 풍세리
·부지면적 : 1호 주택 660㎡, 2호 주택 1650㎡
·건축면적 : 1호주택 169㎡(1층 106㎡, 2층 63㎡),
2호 주택 192㎡(1층 106㎡, 2층 86㎡)
·건축형태 : 복층 통나무집
·외벽마감 : 적삼목 베벨 사이딩
·내벽마감 : 스프러스 루바
·지 붕 재 : 아스팔트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천 장 재 : 스프러스 루바
·창 호 재 : 통유리창+시스템창호
·식수공급 : 지하수
·난방형태 : 1호 주택 심야전기보일러, 2호 주택 기름보일러+
보일러 겸용 벽난로
·설계 및 시공 : 목지가 010-7599-6332 http://cafe.naver.com/howtolog

천안논산고속도로 남천안나들목에서 대전·공주 방면으로 10여 분 달려 풍세면 풍세리에 다다르면 드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지고, 멀리 서쪽의 낮은 산자락을 따라 마을이 나타난다. 도로를 따라 들어선 원주민의 농가주택 뒤로 전원주택이 드문드문 자리하는데 농사를 짓는 원주민들은 평야지대와 맞닿은 아랫마을을, 도시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은 평야지대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윗마을을 선호하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여인네가 치마폭을 살포시 펼쳐놓은 듯한 나지막한 산에서는 전원주택 건축이 한창으로, 임야 약 14850㎡의 지분을 소유한 9명이 동호인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는 목지가木之家(대표 김종근)에서 포스트 앤 빔(Post & Beam) 구조에다 경량(2″×8″) 목구조를 접목시킨 복층 통나무집이 세 채 들어섰는데 굵은 기둥 선과 물매가 싼 지붕으로 인해 아랫마을에서도 단박에 눈에 띈다. 기초공사를 마친 한쪽에서 아름드리 통나무를 다듬어 기둥과 보를 만드는 일손들이 분주하다. 주로 경량 목조주택과 스틸하우스로 이루어진 단지를 보아왔기에 통나무집들이 들어서는 모습이 이채롭기까지 하다. 이곳에 첫 번째로 들어선 통나무집은 풍세면 건축물대장 등록 목조주택 1호로 평일에도 예비 전원생활자들의 방문이 잦다.

통나무 기둥-보 구조에 경량 목구조 혼합

단지에는 현재 교사 부부인 심재철·윤영선 씨 가족과 교직에서 정년 퇴임한 임무웅·김의숙 씨 가족이 입주해 있다. 단지 조성에 앞장선 심재철 씨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최소 9가구에서 최대 18가구가 금년 말까지 들어서야 하나 산지전용 후 토목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해 내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했다고 한다. 그는 토목회사와 원주민을 상대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워낙 힘들었기에 이곳에 집 짓고 사는 게 꿈만 같단다.

의아스럽게도 두 채의 통나무집 옆에는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립식 건물이 딸려있다. 지분에 따라 부지를 적게는 660㎡에서 많게는 3300㎡까지 소유했는데, 면적이 넓은 주택의 경우 용적률을 맞춰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조립식 건물을 설치한 것이다. 반면 면적이 작아서 주택 앞에 평소 소망하던 텃밭 대신 정원만 아담하게 꾸민 곳도 있다.

전원주택 초창기만 해도 수공식 통나무집 하면 대부분 귀틀집처럼 나무를 횡으로 쌓아 벽체를 구성한 노치(Notch) 형태였다. 요즘에는 목구조 한옥처럼 기둥과 보 등 기본 골조만 통나무로 짜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 경량 목구조나 황토벽돌로 쌓는 게 일반화됐다. 이곳 단지에 들어선 통나무집은 모두 기둥-보 구조에 경량 목구조 혼합 형태인데 외관은 웅장하면서 구조나 기능 면에서 손색이 없다.

자연미에 건강까지 고려한 통나무집

교직에서 정년 퇴임한 임무웅·김의숙 씨 주택(1호 주택)은 단지 내 우측 전면 660㎡ 대지에 연면적 169㎡(1층 106㎡, 2층 63㎡)로 앉혀져 있다. 앞에는 축사가, 우측에는 기존 주택이 자리해 민원 문제로 집터보다 단을 낮추어 정원과 화원을 아담하게 꾸며놓았다. 이 주택의 압권은 거실 전면에 만든 난실蘭室로 설계 시 임무웅 씨가 가장 강조한 부분이다. 1층에는 현관을 기준으로 우측에는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안방을, 좌측에는 난실과 거실 그리고 주방/식당을 배치했다. 2층에는 2개의 방과 가족실 그리고 햇살이 들이치는 전면에 휴게실을 배치했다. 부부는 덱 위에다 손수 차양遮陽을 설치 중이었는데 지형상 집을 동향으로 앉히다 보니 여름 오전에는 활동할 수 없을 정도로 햇살이 너무 들이치기 때문이란다.

임무웅 씨는 전원에서 생활하려면 텃밭 농사가 제격인데 없으니 아쉽다며 건강이 허락한다면 농지를 임대해서 무공해 작물 심고 싶다고 한다. 전원주택을 지으려는 예비 건축주들에게는 집은 작아도 터는 넓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사 부부인 심재철·윤영선 씨 주택(2호 주택)은 단지 내 좌측 전면 1650㎡ 대지에 연면적 192㎡(1층 106㎡, 2층 86㎡)로 앉혀져 있다. 중앙에 배치한 거실을 전면으로 돌출시켜 통유리로 전면창과 고창을 설치해 풍부한 햇살과 풍광을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전면에는 정원에서 20㎝ 높이로 덱을 넓게 깔아 놓아 안정감이 느껴진다. 1층에는 거실과 서재, 주방/식당, 한 개의 방을 배치했다. 좌측의 주방/식당에서는 푸성귀를 심은 텃밭과 정자로 이어진다.

황토 대리석을 깐 거실에는 주물 벽난로가 눈에 띄는데 보일러 겸용으로 심야전기보일러 이상의 기능을 한다. 2층에 안방과 아이 방, 가족실을 배치한 것으로 보아 1층은 공용공간으로, 2층은 사적공간으로 계획했음을 알 수 있다. 안방 베란다에는 난간 대신 강화유리를 달아 앉은 높이에서도 조망이 가능하다. 가족실에서는 거실 고창으로 통해 시선이 마을을 거쳐 평야지대와 산으로 이어진다.

목지가 김종근 대표는 이곳 통나무집들 모두 강질 목재인 햄록(Hemlock)으로 기둥과 보, 장선 등을 사개맞춤했으며,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40㎝ 간격으로 2″×8″ 샛기둥(Stud)을 세우고 단열재와 구조용 판재인 O.S.B., 방수 시트 순으로 마감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통나무집의 기능과 운치를 살피고자 외벽은 햄록과 조화를 이루는 적삼목 베벨 사이딩으로, 지붕은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하고 실내는 스프러스(Spruce) 루바로 꾸몄다고 한다.

통나무집은 대부분 지붕이 박공 형태라 복층인 경우 천장고가 낮고 보에 걸쳐진 처마가 창을 가려 자칫 답답해 보이곤 한다. 그런데 이곳 통나무집들은 천장고가 높고 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시선에 막힘이 없다. 기본 보 위로 50㎝를 띄워 또 다른 보를 설치하는 목지가만의 독특한 구조 공법 때문이다.田


윤홍로 기자·사진 박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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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에 지은 집] 수공식 통나무와 경량 목구조의 어울림, 천안통나무 전원주택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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