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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집

저수지 상단 전망좋은 곳에 지은 H빔 골조의 조립식패널 주택

건축은 99년 2월부터 시작됐다. 가까이 음성에 있는 지방 건축업자에게 의뢰했는데 H빔으로 골조를 세우고, 벽체는 소위 말하는 샌드위치 패널로 시공했다. 벽체 안쪽엔 다시 석고보드를 댄 뒤 벽지로 마감하고, 외벽엔 사이딩 모양의 알루미늄 재질의 외장재를 붙였다. 건축업자는 이 외벽 마감재를 ‘연다’라고 불렀다. 방이 4개 있고, 거실과 주방, 화장실이 있는데 실내구조는 물론 전체적인 설계를 손수 했다.

까맣게 그을린 피부와 작업복인지 평상복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편안한 옷차림. 영락없는 시골 아저씨 모습 그대로다. 그가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잘 나가는 은행의 지점장이었다는 것은 지금의 모습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을 때면 마치 평생 농사만 지어온 이 곳 토박이보다도 더 토박이처럼 보인다.
은행 지점장이란 위치는 참으로 고달프다. 반듯한 이미지와 달리,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하루하루를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서 보내야하는 고달픈 직업. 그가 전원생활을 선택하게 된 것도 바로 이런 과거의 이력에서 기인했다. 당시엔 부귀도, 영화도 다 싫었고 그저 편안한 시골생활이 그리울 뿐이었다.

퇴직을 결심하기 얼마 전부터는 본격적인 부지 물색에 나섰다. 땅을 구입하기 위해선 몇 가지 나름대로의 원칙을 정했는데 우선 서울과 1시간30분 이내 일 것, 병원이 가까울 것, 그리고 주변에 공장이나 축사가 없을 것 등이었다.

땅을 얻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몇 달 몇 년씩 다리품을 팔며 땅을 구한 남들의 경우에 비하면 비교적 운이 좋았던 편이다. 전원주택 전문회사 ‘인터비지니스’를 통해 소개받았는데 보는 순간 ‘이거다’ 싶은 생각에 바로 서울로 올라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 곳이 바로 충북 음성군 금왕읍 백야리 백야저수지 상단이다. 높직이 자리하고 있어 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런 곳으로 당초 세웠던 몇 가지 기준들과도 딱 부합되는 곳이었다.

땅을 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선 스님 한 분 오셔서 ‘이 일대는 음기가 충만한 지역인데 이 집터는 양쪽 산 능선을 타고 양기가 뻗어와 바로 이 곳에서 만난다’며 좋은 집터라고 일러주었다. 다시 한 번 자신의 선택에 대해 확신할 수 있었고, 어깨도 으쓱했다.

모두 4백98평 규모의 준농림전으로 평당 6만5천원씩 주고 구입했으며, 지금은 이중 1백90평이 대지로 전용됐다. 당초 2백평을 전용할 생각이었으나 농지는 법적으로 최소 3백3평 이상을 소유해야한다는 인터비지니스측의 조언에 따라 이를 넉넉히 남겨두고 1백90평만은 대지로 바꾸었다.



건축은 99년 2월부터 시작됐다.
가까이 음성에 있는 지방 건축업자에게 의뢰했는데 H빔으로 골조를 세우고, 벽체는 소위 말하는 샌드위치 패널로 시공했다. 벽체 안쪽엔 다시 석고보드를 댄 뒤 벽지로 마감하고, 외벽엔 사이딩 모양의 알루미늄 재질의 외장재를 붙였다. 건축업자는 이 외벽 마감재를 ‘연다’라고 불렀다.
방이 4개 있고, 거실과 주방, 화장실이 있는데 실내구조는 물론 전체적인 설계를 손수 했다. 건평은 30평이며, 창고로 이용하는 지하층 40평이 별도로 있다. 이밖에 난방은 심야전기보일러와 기름보일러를 병행하고 식수는 지하수를 이용한다.

2월에 시작된 공사는 5월에 완료되어 그 달 말 입주할 수 있었다. 토목 및 기타 부대비용을 제외하고 총 7천여만원 정도가 건축에 소요됐다.

서울생활, 은행생활 훌훌 털고 시골에 내려오니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었다. 머리와 가슴을 짓눌렀던 업무상의 이런저런 근심이 없어지니 그야말로 날아갈 지경이다. 삽질이며 괭이질로 흠뻑 땀을 쏟고 난 뒤의 그 기분은 과거 10억짜리 예금을 유치한 것에 버금갈 만큼 상쾌하기 이를데 없다.

당초 시골행을 썩 내켜하지 않던 아내 이금녀씨도 1년을 훌쩍 넘긴 지금은 이 곳을 너무 좋아한다. 아내는 특히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주변이 단풍으로 곱게 물들 쯤이면 아예 소녀시절로 되돌아간다.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먼저 앞섰던 아내였기 때문에 아내의 이런 모습이 남편 박매신씨에겐 고맙고 대견스럽다.

가을이 시작되는 지금, 집 뒤로 펼쳐진 텃밭엔 이런 저런 푸성귀며 곡식들이 심어졌다. 배추, 열무, 고추, 도라지, 고구마, 땅콩 등 갖가지 농작물들이 저마다의 넒이를 차지한다. 애초 ‘노동’이라고 생각했으면 고달팠을지도 모를텐데 씨를 뿌려 싹이 돋고, 가을에 열매를 맺는 그 진리가 새삼스럽고 신기할 따름이었다.

지난 1년은 노동이라기 보다 일종의 새로운 ‘유희’였다. 당초 ‘돈 많은 서울 깍쟁이’ 정도로 보던 마을 사람들도 박매신씨의 수더분하고 소탈한 성격에 어느덧 ‘호형호제’하는 친한 이웃이 됐다.

가을 걷이에 박매신씨의 손길이 분주해진다.田

■ 글·사진 김경래

■ 건축정보

위치: 충북 음성군 금왕읍 백야리
부지면적: 준농림전 4백98평(이중 1백90평 대지 전용)
부지구입년도: 98년 5월
부지구입금액: 평당 6만5천원
건축공사기간: 99년 2월~5월
건평: 30평(지하 40평 별도)
실내구조: 방4, 거실, 주방, 화장실
총건축비: 7천만원
건물형태: H빔 조립식 주택
벽체구조: 샌드위치 패널
내벽마감: 석고보드, 벽지
외벽마감: 알루미늄 재질의 외장재
단열재: 스티로폼
지붕마감: 아스팔트싱글
난방형태: 심야전기보일러, 기름보일러 병행
식수공급: 지하수
■취재협조 인터비지니스 02-585-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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