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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집

실용적 공간배치 돋보이는 2층 목조주택


집은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이다. 그곳에는 인간의 희로애락(喜怒愛樂)이 담겨있고 또 집을 보면 그곳에서 사는 이의 성품을 알 수 있다. 강원도 홍천에서도 한참을 달려 매봉산 기슭에 도달해 서야 만나게 된 이 집은 건축주의 깔끔한 성격을 대변이나 하듯 지은 지 2년이 지났는데도 처음 지어졌을 당시의 모습 그대로다.

이 집은 건축주의 남편이 직접 지은 집이다. 그러나 건축에는 문외한인 학교 서무과 직원이 지었다고는 믿어지지가 않을 만큼 제대로 지어졌다.
복잡한 공정을 요구하는 모임지붕이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매끄럽게 올라갔고, 비닐사이딩으로 마감한 깔끔한 외벽은 어느 한군데 나무랄 곳이 없다.

또 알맞은 공간구성으로 집에 안정감을 더해주는 데크는 전문가 솜씨 못지 않다. 실내구조에 있어서도 여느 다른 일반적인 주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공간배치가 있다.

현관을 들어서면 우측으로 2층까지 개방된 공간의 거실이 있고 좌측으로는 주방으로 이어지는 길다란 통로가 있는데, 이곳에 안방과 화장실이 배치됐다. 이러한 구조로 안방에서 거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주방으로 통할 수가 있는데, 이는 부엌일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한 남편의 아내에 대한 자상한 배려다.

건축주의 남편 허명수씨는 사람 만나는 일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매일 같이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고 대접하는 것을 낙으로 여겼고, 집에는 언제나 손님을 위한 차와 음식이 준비해 두었다.

한때 아파트 생활을 했는데, 당시 그는 사람들을 집으로 불러들이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 언제나 안절부절 했다. 그리고 이따금이나마 초대한 이들과 밤늦게까지 함께 할라치면 위아래 층으로부터 빗발치는 항의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래 결심한 것이 전원생활이고 거기다 자신이 직접 건축하는 것이다.

처음 남편으로부터 이러한 제의를 받은 전상예씨는 이를 극구 반대를 했다. 유난히 외딴곳에 대한 두려움이 많던 전씨는 도저히 그러한 생활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더욱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을 짓겠다니! 도무지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남편의 뜻이 너무도 완고했기에 어쩔 수 없이 따르기로 했다. 그래 급기야 98년 8월 공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으나 일은 처음부터 그다지 순조롭지가 않았다.

수입목을 사용하기 위해 계약을 했는데 일이 잘못되어 시간이 지연되고 그 바람에 공사기간만 늦어졌다. 그래서 결국 계약금을 포기하고서 다른 경로를 통해 목재를 구입, 99년 3월에서야 겨우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는 남편이 직접 진행시켰다. 수소문을 통해 목수를 구하고 설계 역시도 남편이 직접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집은 공사를 시작한지 약 7개월 만인 같은 해 10월에 마무리 됐다.
처음 이곳으로 오기가 그렇게 두렵기만 했다던 전상예씨는 지금 남편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곳이 그 어느 곳보다 포근한 곳이라 말한다.

이곳을 찾아주는 이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고 이제는 이곳을 떠나 다른 어떠한 곳에서의 생활도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그래서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 버린 남편이 더욱 원망스럽고 그립단다.田

■ 글·사진 김성용

■ 건축정보


위치: 강원도 홍천군 화천면 장평리
부지면적: 대지 2백평
건축형태: 2층 2×4 목조주택
건축면적: 73평(지하 30평, 1층 30평, 2층 13평)
공사기간: 1999년 3월~10월
실내구조: 지하- 방 1, 차고, 창고, 보일러실
1층- 방 1, 거실, 주방, 다용도실, 화장실
2층- 방 2, 화장실
외벽마감: 비닐사이딩
내벽마감: 상단-석고보드, 하단-루바, 난로주변-대리석, 주방-벽지
지붕마감: 아스팔트 싱글
난방시설: 기름보일러, 벽난로
바닥재: 비닐장판
건축비: 1억3천만원(평당 1백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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