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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지은 집

패널로 벽체 세우고 벽돌로 마감한 전원주택 2채


전원주택지를 고르는데 있어 최선은 스스로 많이 돌아다니며 직접 보는 것이다. 다리품은 많이 팔면 팔수록 그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진다. 이러한 점에서 개인택시를 하는 김원재씨는 전원생활의 터전을 찾아 헤매는 다른 어떤 이들에 비해 유리한 조건을 가졌다. 20여 년 동안 많은 경치 좋은 곳을 두루 다닐 수 있었고, 또한 그러한 곳에 대한 영상을 머릿속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부부가 느지막이 새로운 삶의 개척을 위해 마련한 소박한 집이 있다.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에 위치한 이 집은 조적조로 된 본채와 황토벽돌로 쌓은 별채로 이뤄진 단층 주택인데, 규칙적인 벽돌문양의 검붉은 현대식 벽과 포근한 느낌의 전통황토 벽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또 아스팔트싱글로 깔끔하게 마감된 지붕은 집의 외관에 단정함을 더하고, 잘자란 소나무와 미루나무 등으로 가꿔진 정원과 이를 감싸듯 두르고 있는 새하얀 목조 울타리는 이 집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동화 속 전원주택으로 이끈다.

이 집은 건축주 김창술씨의 아내 서인자씨가 직접 구상하고 설계했다. 뿐만 아니라 환갑을 훨씬 넘긴 나이에 젊은이들도 하기 힘든 건축일을 직접 진두지휘 해가며 완성한 집이다. 때문에 이 집에서는 남성의 투박함보다는 여성적인 섬세함이 베어난다.

본채의 외관은 다소 이국적인데, 이는 그녀가 업무로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스케치해두었던 어느 이름 모를 산자락에 자리한 캐나다 주택을 모델로 했기 때문이다.

반면 실내구조는 미국식이다. 미국식 주택의 실내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장하도록 배려한 공간배치가 주를 이룬다. 2층 주택의 경우, 1층에는 손님접대용 응접실이나 거실 등을 배치하고 2층에 개인 침실을 둔다.

또 단층일 경우는 현관을 중심으로 가장 안쪽에 침실을 배치하고 현관은 바로 거실로 이어지도록 설계한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바로 이러한 공간배치가 이 집에서도 그대로 보여진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먼저 다른 공간에 비해 널찍하게 구획된 거실이 있다. 그리고 거실과 거의 개방된 공간으로 주방이 있는데, 두 공간은 이미테이션 벽으로 약간의 구분이 이뤄진다.

방들은 현관 오른쪽으로 좁은 통로를 이용, 배치됐다. 가장 안쪽부터 안방, 작업실, 화장실, 접대용 방 순서이다. 안방에는 드레스룸이 설치되어 있고 별도의 욕실 겸 화장실도 겸비되어 있다. 이 집의 실내구조의 컨셉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사는 친구의 집에서 응용한 것이다.

별실은 본채가 완공된 뒤 서인자씨의 기도실 및 접대 용도로 증축된 공간이다. 그런데 외관에서부터 본채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건축에 사용된 자재가 목재와 황토벽돌 등 전통적인 것들이다 보니 외관은 한옥에 가깝다. 또 실내인테리어도 다분히 한국 풍으로 되어있어 서구적인 본채의 실내공간과는 대조를 이룬다.

내벽을 황토미장에 상단은 평범한 한지로 마감했고 하단은 한자가 적힌 한지를 발랐다. 그리고 자개가 박힌 수납장을 비치하고 바닥에는 돗자리를 깔아 한국적 이미지를 강조했는데, 여기에 사용된 인테리어 소품들은 모두 인사동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실내구조는 원룸식이다. 하나의 공간에 방과 주방을 동시에 구획했고 별도로 화장실을 두었다. 이는 이곳이 접대용으로 사용될 때 손님이 번거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처럼 이집에는 곳곳에서 남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 외에도 이 집을 지을 때도 마을주민과 위화감이 조성되지 않는 선에서 그 규모를 선택했다. 그래서 이 집은 마을의 집들과도 잘 융화된다.

이들 노부부가 이곳에 집을 짓고 이주해 온지 이제 막 1년이 지났다. 어린시절 동심에 깊이 자리한 시골풍경에 대한 동경으로 전원생활을 결심한 서인자씨는 사업문제로 서울생활을 고집하는 남편을 겨우 설득해 이곳으로 왔다.

그래서 항상 출퇴근에 불만을 토로하는 남편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곳생활에 익숙해져버린 남편이 오히려 답답한 서울로는 가지 않으려 한단다.田

■ 글·사진 김성용

■ 건축정보


위치: 인천직할시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
부지면적: 준농림 전 3백평
부지구입년도: 1999년 8월
부지구입금액: 평당 18만원
건축형태: 단층 조적조+황토벽돌 혼합주택
건축면적: 56평(본채 38평, 별채 18평)
공사기간: 1999년 8월~11월(약 3개월)
실내구조: 본채- 방 3, 거실, 주방, 화장실 2, 드레스룸, 다용도실
별채- 원룸형(방, 주방, 화장실)
외벽마감: 별돌
내벽마감: 벽지
지붕마감: 아스팔트 싱글
난방시설: 심야 보일러, 벽난로
바닥재: 비닐장판
건축비: 평당 2백5십만원(싱크대, 보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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