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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시공을 마친 고객의 소개로 인연이 닿은 이곳은 입주가 얼마 남지 않은 재건축 주택이었다. 건축주는 시공사에서 일괄 배치된 가구와 공간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아 주택의 전체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의뢰하였다. '집은 주인을 닮는다'는 말처럼 건축주 부부에게서 느껴지는 세련된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공사를 진행하였다.

김형태<이반 인테리어 디자인 대표> 사진 박연경 기자


부분을 살려 개별 공간으로

리모델링 공간 확장의 경우, 확장 면과 바로 접한 기존 실室의 면적으로만 넓히고 마는 경우가 많다. 이 주택은 기본 확장을 통해서 얻은 자리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하나로 이어져있던 거실과 부부침실의 베란다를 확장한 다음, 두 공간을 나누는 가벽을 설치했다. 가벽을 통해 독립성을 갖춘 확장된 침실 부분 공간에는 벨벳 커버링이 된 원목의자를 두고 그 사이에 화이트 테이블로 포인트를 주어 침실의 분위기를 한층 세련되게 하였다.

ㄱ자 위치에 두 개의 베란다가 있던 부부침실은 거실과 이어진 베란다를 확장하고 테이블 세트를 놓아 채광을 풍부하게 받을 수 있었다. 오픈 된 면적이 많아 분위기 밝은 침실이 되었지만 아늑한 맛은 기대할 수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붙박이장을 짜놓고 어항을 들인 베란다에 깔끔한 화이트 접이식 문을 설치하였다. 햇살이 지나치게 들어온다 싶으면 이 접이식 문을 닫으면 되었다.

좌우로 들어선 침실 사이의 벽면은 기존 벽지를 떼어내고 여러 크기의 파벽돌로 마감했다. 천장 몰딩 선을 따라 매입한 조명이 물에 반사된 효과처럼 보이게 파벽돌 아트월에도 단段 차이를 두고 조명을 매입했다. 여기에 건축주는 새 형상의 조형물을 두어 은은한 분위기를 한층 살려주었다.

부부침실을 제외한 방 중 현관과 가까운 방은 베란다 확장 후 단열을 고려해 하단에 외벽을 세웠다. 또 세탁실과 가까운 방은 확장 대신 창문 크기에 변화를 주었다. 어중간한 크기였던 여닫이창문을 등을 대고 앉을 수 있을 만큼 하단 부분의 벽을 위로 올려 좌식 의자를 두고 쉴 수 있도록 하였다.


대비가 이루는 조화

불필요한 가구를 배제하는 건축주의 인테리어 감각에 맞춰 튀지 않는 조명과 내부마감재를 선택하였고, 복잡함을 피하는 구조로 계획되었다. 우선 짙은 체리색 붙박이 가구를 모두 다크 브라운 계열의 가구로 변경하였다. 밋밋한 미색 벽지를 떼어낸 거실 아트월은 자연미와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현무암으로, TV장식장은 인공미가 강한 금속 소재를 선택, 자연소재의 아트월과 어울려 색다른 멋을 냈다.
기존 작고 평면적인 거실의 천장 몰딩은 확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크기를 넓히고, 단을 만들어 그 안으로 매입 조명을 사각모양에 맞춰 설치했다. 또한 답답할 정도로 벽에 바로 붙어있던 천장 조명 대신 공간 사이를 띄울 수 있는 제품으로 바꿔달아 천장 공간의 여유를 만들어냈다. 거실 아트월을 어두운 계열의 현무암으로 마감했기에 다소 무거워질 것을 감안해 바닥재로 원목 마루 대신 크림색 대리석을 시도했다. 또한, 이번 공사의 모든 방문을 메탈 느낌의 필름으로 래핑(lapping)하여 다른 주택과는 차별화된 개성을 연출했다.

대대적인 주방 공사

새로 입주 예정이었던 이 주택에서 가장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공간은 주방이었다. 싱크대와 식당 가구까지 같이 들어찬 주방은 좁은 면적의 공간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었다. 우선 주방과 식당의 기능을 분리시키기 위해 주방 다용도실을 확장하고, 싱크대를 모두 그 자리로 옮겼다. 개수대와 조리대 위로 창을 널찍하게 내어 채광과 환기에 용이하도록 했다. 기존 싱크대 자리에는 냉장고와 서랍장을 빌트인해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넓고 화사해진 식당의 빌트인 가구 맞은편 벽에는 모던한 식탁 가구와 어울리는 추상화를 걸어 갤러리 분위기를 자아냈다.

집은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이 아닌 안락한 휴식과 활기찬 에너지도 얻을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이다. 어느 때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시도한 리모델링 공사에서 무분별한 유행을 따라가려는 건축주를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리모델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생활습관에 맞춰 공간 구조와 인테리어를 갖추는 것이며, 그래야만 진정한 '쉼'이 가능한 집이 될 것이다. 이 주택의 건축주는 불필요한 부분을 최대한 제외하고 실생활에 필요한 부분만을 강조했다. 거기에 은은한 조명과 특색 있는 소품 선택만으로 하우스 갤러리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기분 좋은 작업이었다.田


Profile
디자이너 김형태 님은 홍익대학원 연구과정과 건국대 실내디자인 석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83년 이반실내건축디자인 창업, 대표로 지내면서 CITY COFFEE 전국 매장 공사와 청담동 진흥빌라 내장공사를 비롯해 다수의 실내 리모델링 경험이 있습니다. 저서로는 《아름다운 집수리》 《리모델링 하우스》 《김형태의 인테리어 프러포즈》가 있습니다.
이반 인테리어 02-444-1104 www.e-v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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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속으로] 세련미 넘치는 하우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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