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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우 리쿠로우 니토목재 회장은 1964년 목조주택 시장에 뛰어들어 1974년 일본에 처음으로 북미식 2×4 공법을 도입한 인물이다. 일본 목조주택 선구자라고도 불리는 그는 이후 나무와 철골을 결합한 신개념 ‘로켓 공법’을 선보이면서 목조주택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을 보이고 있다. 현재 그는 회사 상담역뿐만 아니라 일본 전국목조기계프리컷협회 회장, 철물추진협의회 부회장, 로켓하우징시스템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중이다.

홍정기 기자 사진 박지혜 기자


짜맞추는 재래식 공법이 일본을 휩쓸고 있던 시절 사이토우 회장은 보다 간편하고 편리하게 목조주택을 지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경량 목구조 공법을 익히게 된다. 1974년 일본으로 돌아온 그는 당시 새로운 공법이라 할 수 있는 경량 목구조 공법을 대히트 시키며 자국내 적지 않은 업체들을 동참시켰다.

“처음에는 인기가 많았다. 재래식 공법보다 1달 이상 공기를 단축시킬 수 있었고 재래식 공법에는 5년 이상 된 전문 목수가 반드시 필요했는데 북미식 공법은 굳이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북미식 경량 목구조 방식의 인기는 채 5년을 넘기질 못했다.

이후 일본 목조주택은 프리컷(Pre-Cut) 공법을 도입하게 되고 현재는 여기서 한 단계 진일보한 재래식 공법에 철물을 가미한 형태가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과정에 사이토우 회장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일본 목조주택의 선구자’라고 부른다.
목조주택 전문 업체인 ㈜좋은집에서 시공한 동백지구 주택 상량식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그를 지난 11월 분당에 위치한 좋은집 사무실에서 만났다.


먼저 우리나라를 방문한 목적에 대해 말해 달라.

우리는 이미 한국의 좋은집과 ‘Post&Beam 및 Pre-Cut’ 분야에 있어 기술제휴를 맺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 좋은집과 함께 전통 민속주 체험관 및 지역 특산품을 PR하는 ‘슬로우푸드’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백 숨숲 프로젝트와 시흥 프로젝트도 함께하고 있다. 동백 주택 상량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어제 있은 상량식에서 철골물을 이용한 로켓공법을 주택에 적용했다고 밝혔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낯선 단어다. 로켓공법이란 무엇인가.
공법만 가지고 이야기를 하자면 일본 사찰 등에 쓰이던 전통 재래식 공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내진력을 높이기 위해 프레임 연결 부분에 ‘로켓철물’을 사용한 것인데 내진 실험결과 이 공법을 적용한 주택은 고베지진의 2배 강도에도 굳건히 남아 있었다. 일본과 미국에서 특허 받은 공법이다.

인터뷰 전 살펴본 자료에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북미식 목조주택을 들여왔다고 나와 있다. 일본의 목조주택 역사와 흐름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오랜 목조주택 역사를 지니고 있다. 특히 사찰과 같은 건축물에서 목조주택은 많은 발전을 이뤄내고 있었는데 세계 2차 대전 후 많은 주택들이 새로 지어지면서 재래식 공법으로는 도저히 그 수요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특히 일본 재래식 공법의 경우 적어도 5년 이상의 숙련된 목수가 반드시 필요한데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전문가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1964년 목조주택 사업에 뛰어든 이후 이를 타개할 방법을 고민하다 미국식 목조주택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됐다. 미국으로 건너가 2×4 경량 목구조 방식을 배워 1974년 일본에 첫선을 보였다. 처음에는 인기가 많았다. 재래식 공법보다 한 달 이상 공기를 단축시킬 수 있었고 재래식 공법에는 5년 이상 된 전문 목수가 반드시 필요했는데 북미식 공법은 굳이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 인기가 채 5년을 넘기지 못했다. 이후 일손을 줄일 수 있는 프리컷 공법이 선보였고 지금은 재래식 공법에 철물을 더한 방식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한국은 2×4 공법이 주를 이루고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일본에서 이같은 공법이 외면당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나.
일단 기후 영향이 가장 컸다. 바다로 둘러싸인 일본은 습기가 매우 높다. 재래식 공법보다 얇은 목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일반인들의 우려가 있었다. 이와 더불어 전통적 목구조 방식에 익숙한 일본인들에게 기둥이 보이지 않는 서구식 주택이 낯설게 느껴졌다. 일본은 신카베라고 해서 전통 목구조 주택에서는 굵직한 기둥을 볼 수 있지만 2×4에서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지진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던 것 같다. 얇은 각재를 이용하는 구조물에 대해 일본인들의 염려가 있었다.

언급한 상황이 지금도 유효한가.
현재 일본의 목조주택 시장을 설명하자면 신축 목조주택 대부분이 재래식 공법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이중 90%가 프리컷 공법을 사용한다. 북미식 경량 목구조 형식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는 10%도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로켓공법을 연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면.
1995년 고베 대지진은 일본 건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언제 다시 그와 같은 천재지변이 발생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건축물도 어떻게 하면 내진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가에 맞춰졌다. 그나마 유지되던 경량 목구조 방식이 밀려나고 재래식 공법이 주를 이루게 된 것도 대지진 영향이 컸다. 사람들이 좀더 튼튼한 주택을 원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나 역시 기존 재래식 공법을 좀더 튼튼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그래서 얻은 결과가 프리컷을 접목한 재래식 공법에 철물을 더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목조주택 프레임을 연결하기 위해 볼트를 사용하는데 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로켓공법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일본에서는 이와같이 철물을 목조주택에 적용하는 사례가 많은가.
그렇다. 우리뿐만 아니라 일본 목조주택 업계 중 규모가 제법 있는 다이와 하우스, 카오 하우스 등에서도 비슷한 철물을 이용해 집을 짓고 있다. 참고로 일본 주택시장의 30%를 이런 대기업 회사들이, 나머지 70%는 지방 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창문과 창호, 단열재까지 생산한다.


동백지구에 건축된 주택의 경우 벽 패널이 단열재 일체형이라고 했다. 이 역시 보통의 목구조 방식과 다른 점인데 패널과 단열재를 일체형으로 시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본은 대형목조 건축물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기둥과 기둥 사이에 판재를 끼워 넣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대형 건축물에서 내진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체형 패널을 사용하고 있다면 일반 주택은 벽체와 단열재 사이에 발생하는 결로와 이격을 방지하기 위해 일체형 패널을 쓰고 있다. 단어 뜻 그대로 단열재와 패널을 하나로 일체화했기 때문에 외부 습기로 인해 단열재에 결로가 생길 우려가 없고 단열재와 패널이 분리되는 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

일본 대다수의 주택에서 프레임 연결 부분에 철물을 사용함과 아울러 단열재 일체형 패널을 적용시키는 이유가 내진력을 키우고 단열재 내부의 결로와 이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이외에 다른 이유가 있나.
말한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 이유겠지만 그 외에도 다른 장점이 많다. 일단 주택 수명이 길어진다. 하자보수가 적어지고 튼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철물을 사용하고 패널과 단열재가 벽체 일체형이기 때문에 완공 후에도 거주자의 요구에 따라 언제든지 재조립이 가능하다. 가족 구성원의 증감에 따라 공간 구성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철골도 간단히 분리할 수 있어 리모델링 작업도 훨씬 수월해졌다. 이와 더불어 기존 목조주택의 경우 바닥이나 벽체에 접착제를 바르기도 하고 철근을 심기도 하지만 이 공법은 전혀 그런 것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다.

좋은집과 손잡고 한국에 진출했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주거문화는 전통과 문화, 인종에 맞춰 달라질 수밖에 없다. 건축구조는 세계적으로 비슷할 수 있으나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이 건축이다. 따라서 일본에서와 같은 방법을, 같은 공법을 한국에 적용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좋은집과 우리는 상호협력하는 관계다. 기술제휴를 맺은 것도 우리 제품을 써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기술을 한국에서도 적용시키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첫발을 내딛었다. 기대가 크지만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훌륭한 파트너를 만났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본 목조건축물이 재래식 공법으로 지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수명은 25년에서 30년 정도다. 목조주택을 짓는 이들이 100년 이상 가는 집을 이야기하는데 개인적으로 이제는 200년 후를 내다봐야 한다고 본다. 내 다음 세대가 아닌 다음 다음 세대까지도 훌륭한 건축물들이 이어지고 지켜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로켓공법’이라 부르는 철물을 이용한 건축물을 생각해 낸 것도 그런 이유다. 200년 후를 기약하는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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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만난 사람(2)] 일본 경량 목조주택의 선구자 사이토우 리쿠로우 니토목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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