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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의 농촌 이주에 따른 전원주택과 별도로 이젠 중소도시 읍·면 지역의 농가도 형태가 매우 다양해졌다. 1970년대 농어촌주택개량사업으로 지은 새마을주택이 그 수명을 다함에 따라 재건축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당시 지붕과 부엌, 화장실 등 일부만 개량한 집도 적잖다. 고지대에 분지를 이룬 산골 마을인 경북 안동시 북후면 월전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래돼 낡은 농가들 틈에서 근래에 신축한 집이 드문드문 눈에 띈다. 그 가운데 산중턱 양지뜸에 들어선 단층 ALC(경량 기포 콘크리트)주택이 도드라져 보이는데,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이 지은 적산가옥敵産家屋을 헐고 재건축한 것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북 안동시 북후면 월전리
·지역 / 지구 : 관리지역
·부지면적 : 801.0㎡(242.7평)
·건축면적 : 97.8㎡(29.6평). 용적률 - 12.21%
·건축형태 : 단층 ALC(경량 기포 콘크리트)주택
·지 붕 재 : 금속기와
·외 장 재 : 인조석
·내 장 재 : 합지벽지, 레드파인 루바, 인테리어 필름
·천 장 재 : 합지벽지, 레드파인 루바, 인테리어 필름
·바 닥 재 : 강화마루, 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간이상수도
·정 화 조 : 부패 탱크식 5인용
·설계 및 시공 : 대림ALC목조주택 054-855-5681, www.dlwoodh.com
·골조 시공 : 대림ALC 1544-4460, www.alcdl.com


유서 깊은 마을을 찾으면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마음이 푸근해진다. 조상들이 땅의 생김새가 뒤로 산을 등지고 앞으로 물에 면한 ‘배산임수背山臨水’니, 길목은 좁지만 들어서면 넓은 ‘전착후관前搾後寬’이니, 뒤가 높고 앞이 낮은 ‘전저후고前低後高’니 하는 풍수지리에 근거하여 터를 잡았기 때문이다. 안동시 북후면 월전리도 그러한데 지세地勢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으로 반달처럼 생긴 산자락에 농가들이 동남향으로 삼삼오오 자리한다.

굽고 좁은 길섶의 춘설春雪을 뒤로하고 햇살이 잘 드는 양지뜸인 월전리로 들어서면 시원스럽게 트인 들녘에서 아지랑이가 아물아물 피어오른다. 마을 어귀에서 바라보면 평(Flat) 슬래브 주택들을 스쳐지나 박공지붕에 포도주색 금속기와를 얹고 벽체를 인조석으로 마감한 ALC주택이 단박에 들어온다. 산중턱에 걸쳤기도 하지만 단층임에도 좌우대칭을 이루는 외관과 마감재가 이웃한 농가들과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언제나 찾아가고픈 고향집 만들기

연면적 97.8㎡(29.6평) 단층 ALC 구조로, 남서에서 동북으로 길게 뻗은 801.0㎡(242.7평) 대지 좌측에 물려서 앉힌 집이다. 우측으로 난 진입로와, 또 전면과 좌측면의 경사도를 감안할 때 이상적인 배치 형태이다. 집터를 알려면 객이 아닌 거주자의 시각으로 집 안에서 밖을 내다보아야 한다. 이 집은 앞에 농가가 자리함에도 지대가 높아 시야가 막힘이 없고 동남향이라 풍부한 햇살이 들이쳐 집 안에 맑고 밝은 기운이 넘친다.

과수와 고추 농사 및 송이 채취를 주업으로 하는 건축주 김윤섭(65세)·이귀순(64세) 부부는, 이 집을 짓기까지 약 70년 된 적산가옥에서 살았다. 예전 집은 1949년 농지 개혁 때 일본인이 두고 간 801.0㎡(242.7평) 토지와 66.1㎡(20.0평) 집을 불하拂下받은 사람에게서 30년 전에 매입했다. 그 집에서 2차례 보수하여 살면서 2남1녀를 모두 출가시켰다. 부부는 아들딸들의 권유로 옛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ALC주택을 짓기까지 많이 망설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도시 아파트에 비해 농가는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므로 집을 새로 짓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안동시의 아파트를 사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어요. 농사야 승용차로 출퇴근한다는 기분으로 지으면 되니까요. 그런데 아들딸들이 찾아갈 고향집이 있어야 한다며 반대했어요. 가만 들어보니 아들딸뿐만 아니라 손주들을 위해서도 뿌리를 쉽게 옮겨서는 안 되겠기에 이 집을 새로 지은 거예요.”


ALC 구조, 겨울공사도 오케이

건축은 영주시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둘째아들인 김주경(35세) 씨가 맡아서 진행했는데 ALC 구조는 온습도 조절과 단열성이 뛰어난 반면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없다는 이유에서 선택했다. 안동 대림ALC목조주택(설계 및 시공)과 경산 대림ALC(골조 시공)에서 겨울 공사로 진행했는데, 그는 2007년 9월에 건축을 시작하여 겨울 전 입주하려고 했으나 지적도에 문제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겨울철에 공사를 강행했다고 한다.

“집을 지으려고 측량해 보니 이웃 토지와 경계가 불분명할뿐더러 대지로만 알았던 집터에 전田 206㎡(62.5평)이 포함돼 있었어요. 일제 강점기 때 엉터리로 토지대장에 등재한 것이죠. 경계를 바로 잡고 전을 대지로 지목 변경하는 등 행정 절차를 밟느라 11월 초 부랴부랴 공사를 시작하여 다행스럽게도 설 전에 입주했어요.”

ALC주택은 대개 외장재로 드라이비트를 사용하는데 이 집은 인조석으로 마감했다. 아버지 김윤섭 씨가 벽돌집을 원한 데다 드라이비트는 왠지 단조로워 보여서 후면을 제외한 전면과 좌우측면을 인조석으로 마감한 것이다. 지붕에는 누수와 부식 방지, 온도 변화 적응력, 쉬운 유지 보수에다 수명이 긴 금속기와를 얹었다.

또 지면에서 1층 바닥선을 1m 정도 띄워서 거실 앞에 덱(Deck)을 만들고 안팎으로 드나듦이 편리하도록 파티오 도어를 설치했다. 농가임을 감안하여 우측 벽면에 밤에도 편하게 사용하도록 조명을 갖춘 수도 시설을 설치했다.

편리함과 건강성을 더한 집

좌우 대칭을 이루는 공간은 크게 16.12㎡(4.8평)인 안방, 38.25㎡(11.6평)인 거실과 주방/식당, 38.15㎡(11.6평)인 2개의 방과 욕실로 나뉜다. 부부만 사는데도 방이 차지하는 면적을 작게 한 대신에 아들딸들이 찾아오면 쓰도록 방 2개를 더 내고 실내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실과 주방 면적을 넓혔다. 또한 연면적이 97.8㎡이므로 공간을 넓게 사용하고자 거실과 주방을 앞뒤로 배치하고 주방 옆에 다용도실을 드렸다. 설계에서 시공성과 관리성을 고려하여 물을 사용하는 주방과 다용도실, 욕실을 한데 묶어 배치한 점이 돋보인다.

평면은 동선動線을 중앙에 집중시켜 동남향인 전면과 우측면에 방과 거실을, 후면에 보일러실과 주방/식당, 다용도실, 욕실을 둔 구조이다. 거실은 개방감을 살리고자 천장을 전통 가옥의 대청처럼 박공형으로 뽑고 홍송 보와 루바로 꾸몄다. 거실 좌측에 파우더룸을 겸한 홀과 욕실이 딸린 안방을, 우측에 안방 크기만한 방과 작은 방이 자리한다. 우측 큰 방은 세월이 흐른 뒤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살고자 계획한 것이다. 특징은 각각의 공간을 조망과 일조를 고려하여 배치하고 방마다 효율적으로 붙박이장을 설치한 점이다. 또한 공간 경계에 하프 라운드형 몰딩을 설치하여 변화를 준 점도 눈에 띈다.

김윤섭·이귀순 부부는 뜻하지 않게 농한기인 겨울철에 집을 짓느라 공사 기간 내내 마을잔치를 벌였다고 한다. 조적조와 슬래브주택이 대부분인 마을에 생소한 ALC 구조로 집을 짓다 보니 연일 주민들이 몰려들어 드럼통에 장작불을 피우고 삼겹살을 구워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안동 대림ALC목조주택(대표 최우열)은, 성실하게 시공하는 모습을 지켜본 주민들 소개로 인근 마을에 주택을 한 채 수주하기도 했다.

부부는 ALC주택은 시공과 동시에 입주할 정도로 역한 냄새가 전혀 없고 습하지 않아 옷가지며 가구들이 보송보송하고 단열성이 좋아 겨울철 연료비를 줄였다고 한다. 또한 협소하고 낡은 옛집과 달리 이 집을 짓고부터 아들딸과 사위, 손주들이 자주 찾는다며 ALC주택이 바로 효자라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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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집] ALC주택이 바로 효자예요, 안동 97.8㎡(29.6평) 단층 ALC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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