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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인 주택

친구 네명이 모여 조성한 동호인 전원주택단지

흐르는 세월과 함께 나이를 먹으면 사람이 그리워진다고들 한다. 어린 시절 동네를 주름잡던 개구쟁이 친구들, 꿈 많던 학창시절을 함께 한 동기동창생녀석들처럼 기억의 저편에 추억으로 자리잡은 얼굴들이 보고싶어 진다고. 이같이 그리운 이들과 한 울타리를 이루고 마음을 맞춰가며 살아간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커다란 행복일 것이다. 우선은 외롭지 않아 좋을 것이고 조금은 따분할 수 있는 노년에 말벗이 있어 좋을 것이다. 술을 좋아한다면 언제나 가까이에 술친구가 있어 좋을 것이며, 힘겨울 때는 서로가 든든한 벽이 되어 기댈 수 있으니 더 더욱 좋을 것이다.


천안시 광덕면 광덕리, 광덕산 자락에 새로이 들어선 4동의 목조주택은 정년퇴임을 1년여 앞둔 친구들이 모여 한 울타리를 치고 지은 것이다. 이제 50줄의 끝자락에 선 전영식, 손석진, 남상완씨는 노년을 자연과 더불어 서로를 의지하며 살기로 마음을 모았다. 그리고 여기에 비슷한 연배인 전영식씨의 사촌동생 전정남씨를 합세시켜 동호인주택 단지를 조성했다.

평소 같이 술자리하기를 좋아하던 이들은 술자리가 무르익을 때면 언제나 ‘우리 나중에 늙으면 함께 살자’는 말을 되풀이하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자연스레 동호인결성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96년도에는 부지를 공동으로 매입하는 등 본격적인 ‘한 울타리 치기’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부지물색으로부터 건축에 이르기까지 단지조성에 대한 일체를 일임 받은 것은 전영식씨다. 이는 함께 살 장소로 선택된 곳이 천안이다 보니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하고 있는 전씨가 제격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앞서, 그가 ‘한 울타리 치기’에 가장 앞장서서 친구들을 부추겼기 때문에 돌아간 영애(?)다.

지금의 부지도 그가 추천한 땅이다. 한전에 근무하는 그는 평소 천안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닐 기회가 많았는데, 전원생활에 관심이 많았기에 그 때마다 자신이 정년퇴임 후 살 만한 장소를 더불어 물색해왔다.

그러던 중 우연히 광릉산을 찾게 됐고 그곳에서 지금의 부지를 발견했다. 도로와 인접해 있고 도심과도 그다지 멀지 않아 교통여건이 좋았으며, 광릉산이 부지를 감싸고 있어 주위경관도 그만이었다. 그래서 그는 친구들에게 이 땅을 권하고 그들과 함께 96년도 5월, 이곳의 부지 1천3백여평을 당시가격 평당 10만원에 구입했다.

그러나 집짓기를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시간이 조금 지난 2000년 6월부터다. 이는 이들의 정년퇴임과 입주시기를 맞추기 위함이었는데, 당시 이들의 정년퇴임까지 조금은 시간이 있었다. 때문에 조금 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집의 종류를 결정하고 건설업체를 선정하는 등 철저한 공사준비를 할 수 있었다.

이곳에 지어진 4채의 집은 모두 유사한 크기와 모양, 색감을 가진 목조주택으로 통일성을 이루고 있다. 이는 집에 통일성을 부여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동지의식을 북돋기 위함인데, 집의 종류에 관해서는 모두들 목조주택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쉽사리 목조주택으로 의견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


이들의 ‘한 울타리 치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한순간도 의견대립으로 마찰이 생긴 적은 없었다고 한다. 아무리 친구사이일 지라도 금전문제가 개입되면 작은 마찰이라도 생기기 마련인데, 이들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강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전영식씨 말이다.

건축물 형태는 4동 모두 미국식 전통목조주택(2×6)으로 설계되었다. 외부마감은 특별한 수선이 필요없는 비닐 사이딩으로 했는데, 이는 노령화에 대비해 외부마감재를 선택함으로써 사후관리(페인트 등)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다. 단열재로는 습기에 약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처짐현상이 나타나 새로이 교체해야하는 단점을 가진 기존의 유리섬유를 대체해 SK의 스카이 비바라는 섬유질의 새로운 단열재를 사용했다.

때문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처짐현상이나 변형이 없어 반영구적이고 단열효과 면에서도 기존에 비해 손색이 없다. 또한, 골재와 외부합판 사이에는 타이론(5T, 난연, 흡음, 방수, 방풍재)을 사용, 1차 단열을 해줌으로서 단열성능을 높였다. 보일러는 심야전기 보일러를 사용해 난방 등에 필요한 관리비용을 절감하게 했으며, 내부마감은 석고보드(12.5T)위에 핸디코트와 벽지를 사용하여 아늑하고 세련된 멋을 살렸다.田
■ 글·사진 김성룡

■ 건축정보


위치: 충북 천안시 광덕면 광덕리
부지면적: 1천3백2십6평 (대지 4백평, 준농림 전, 답, 임야 9백26평)
부지구입년도: 1996년 4월
부지구입금액: 평당 10만원
전용: 준농림 9백26평 중 4백20평
건축형태: GABLE(박공지붕)&HIP(모임지붕) 방식의 단층목조주택(4동 동일)
건축면적: 1호 30평, 2호 30평, 3호 31평, 4호 30.5평(데크 각 8평, 지하주차장 별도)
공사기간: 2000년 6월~2000년 11월(준공검사 12월 15일)
실내구조: 방 3, 주방, 거실, 화장실 2, 다용도실(2,4호는 + 다락방)
외벽마감: 비닐사이딩
내벽마감: 석고보드, 핸디코트, 벽지
지붕마감: 아스팔트싱글
바닥재: 온돌강화마루, 장판
단열재: SK 스카이 비바(섬유질), 타이론(전자제품 보호재)
창호재: 시스템(Fair Glass)창호(미국)
문: 스킨도어(미국)
싱크대: 12자
붙박이장: 10자, 4자, 3자
난방형태: 심야전기
식수공급: 지하수
■ 설계 및 시공: 상아주택 031-226-0304

외관이 돋보이는 전영식씨 댁

단지입구에 자리한 1호의 건축주는 전영식씨로 ‘한 울타리 치기’를 주도적으로 이끈 사람이다. 그는 건물의 외관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는데, 이미 오래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다른 목조주택의 외형을 수집해왔고 그것을 이번 집설계에 반영하도록 했다. 때문에 집의 모양에 있어서는 다른 집에 비해 아기자기한 멋이 있다. 지붕의 뻐꾸기창과 불룩하게 튀어나온 거실창이 돋보인다.

공간활용 탁월한 손석진씨 댁

이 집은 거실과 주방을 개방된 공간으로 구성됐다. 작은 평수의 집에 거실과 주방까지 분리하면 집이 전체적으로 좁아 보일 것 같아 손석진씨가 취한 조치이다. 때문에 실내가 같은 평수의 다른 집보다 넓어 보인다. 그리고 1호의 실내구조에 다락방을 하나 더 설치했는데,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을 접이식으로 처리해 실내에서 계단이 차지하는 공간이 없다.

시원한 거실의 남상완씨 댁

남상완씨는 이집에서 확실한 전원주택의 맛을 느끼고 싶었다. 특히 거실만은 일반주택과 달리 확 트인 공간으로 만들길 원했는데, 그래서 거실천장을 하이실링으로 처리, 지붕선의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게 했다. 때문에 다른 집의 거실에 비해 거실분위기가 한결 시원한 느낌이다.

햇빛을 찾아 앉힌 진정남씨 댁

4호의 전정남씨는 한 울타리 치기에 덤으로 낀 전영식씨의 사촌동생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차지한 부지는 단지 제일 안쪽의 그늘이 많은 곳였으며, 따라서 이집의 가장 큰 문제거리는 ‘어떻게 하면 집안으로 빛을 많이 끌어 들이느냐?’였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집 거실부분을 앞으로 돌출 시키고 동시에 동, 남향 60도 정도를 꺽은 것이다. 덕분에 이 집은 해가 있는 동안에는 해의 움직임에 따라 빛이 각을 바꾸며 계속적으로 거실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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