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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층이지만 공간 구성을 보면 방 2개, 화장실 2개가 전부다. 거실도 주방도 없다. 아래 위 같은 위치에 같은 크기의 방과 화장실이 앉혀져 있다. 이렇듯 평면 구성이 단순하다고 해서 왕창리 주택을 쉬이 넘겨볼 일이 아니다. 건강과 환경을 생각한 여러 황토집들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재료를 이용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건강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호황토, 운모석, 백령도 약쑥, 참나무숯 백탄, 등겨 등이 내벽과 외벽을 마감하는 주요 재료로 사용됐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왕창1리
·부지면적 : 858.0㎡(260.0평)
·건축면적 : 165.0㎡(50.0평)
·건축형태 : 복층 목구조 황토집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외 장 재 : 황토벽돌
·내 장 재 : 황토벽돌 위 한지 마감
·바 닥 재 : 한지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시 공 : 전원황토건축 031-775-2426, 011-775-2426

경량 목구조, 스틸, ALC 등과 같은 재료를 마다하고 황토를 선택해 집을 짓는 사람들 대부분은 황토집이 주는 환경적, 건강적 이로움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 목조주택, ALC 주택에서도 황토를 접목한 사례를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는데 방 하나 쯤은 구들돌을 깐 찜질방으로 드린다든가 내벽 마감을 황토 미장으로 대체하는 등의 사례가 그것이다. 이와 같이 다른 건축구조의 침입(?)이 잦아지자 황토 주택은 이들이 접근할 수 없는 새로운 자재를 접목해 ‘친환경주택, 건강주택=황토 주택’이라는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 전원황토건축에서 시공을 맡은 왕창리 주택이 이 중 하나다.


호황토, 운모석, 약쑥, 백탄, 등겨, 육송 톱밥...

고서古書에서나 접할 듯한 호황토好黃土, 백령도 약쑥, 참나무숯 백탄, 등겨와 같이 이름만 들어도 ‘건강’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자재와 함께 운모석, 맥반석, 톱밥 등이 쓰인 왕창리 주택은 그야말로 ‘건강’ 그 자체이다.

먼저 벽돌과 미장의 주 재료로 쓰인 호황토. 좋은 황토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독이 없고 단 맛을 내 설사, 적리積痢, 몸살, 뱃속 이상 등의 증세를 치료하는데 효염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의하면 큰 종기와 갑자기 생긴 병, 급성 황달, 열이 많이 나는 경우에도 이를 사용하면 좋고, 《의방유취醫方類聚》에는 피를 토하거나 하혈이 있을 때 호황토를 볶아서 가루 내 물에 타 복용하면 치료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지면에서 약 90㎝ 깊이 아래에 있는 거름기가 없는 참흙을 호황토라 부른다.

호황토와 함께 황토 벽돌과 모르타르를 제작하는 데 쓰인 백령도 약쑥 역시 전원황토건축에서만 접할 수 있는 건강 재료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쑥만 해도 38여 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그 중에서 약용으로 가장 으뜸으로 치는 것이 바로 백령도 약쑥이다. 해풍海風 속에서 자라기에 향기가 진하고 잎이 두꺼운 백령도 약쑥은 일반적으로 3년 숙성을 거쳐 출시되는데 그 옛날 맹자도 “7년 묵은 병에 3년 숙성시킨 쑥이 좋다”고 할 정도였다.

이 외에도 인체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해 혈액을 맑게 해 주고 몸 속 중금속을 배출시키며 각종 성인병 예방과 피로 회복 노화 방지에 탁월한 운모석 게르마늄, 피부 탄력을 유지시키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등겨(벗겨 놓은 벼의 껍질) 등이 내·외벽 성분으로 포함되어 있다.

주말 주택답게 단순하게 구성한 평면

낮은 평지에 터를 잡고 있어 전망을 개선하기 위해 858.0㎡(260.0평) 부지 뒤편에 물려 앉히고 시야가 트인 주택 전면으로 창을 크게 냈다. 외부로 드러난 계단을 중심으로 왼편에 거주용 복층주택이 오른편에 건축주가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단층 건물이 놓여 있는데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내부 계단을 두지 않고 외부에 따로 계단을 돌린 것은 건축주 회사 직원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공간으로도 이 주택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층과 층의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려는 의도다. 황토벽돌 이중 쌓기로 벽체를 구성하고 지붕에는 아스팔트 이중 슁글을 얹었다.

주말 주거용 주택이라는 점은 평면 구성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농가주택을 리모델링한 복층이지만 공간 구성을 보면 방 2개, 화장실 2개가 전부다. 잠시 쉬었다가는 곳이기에 주방이나 응접실, 거실 등의 공간이 필요치 않았던 것이다.

내부에 들어서면 바닥 마감재가 마루나 장판이 아닌 한지를 사용했다는 것이 이채롭다. 시공을 맡은 전원황토건축 김복남 대표는 “주말에 가끔 내려오는 건축주가 최대한 황토 효능을 느낄 수 있도록 바닥에 한지로 가볍게 했다”면서 “보일러를 켜면 온돌마루로 마감한 집보다 열 전달 시간이 빨라 난방비도 그만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田


글·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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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있는 집] 양질의 엄선된 재료만을 고집한 양평 165.0㎡(50.0평) 복층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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