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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은 전원주택

선과 면의 감각적 구성 돋보이는 현대식 전원주택


여행길에 스치는 농촌풍경은 누구에게나 아름답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러나 그곳의 생활공간이란 상상속의 전원풍경만은 아니며 이 시대 도심의 문화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 이것은 그동안 장소성의 문제로 인식되어 왔으나, 이젠느 대중메체, 교통, 경제, 사상 등의 통합이 이루어지면서 장소성 보다는 삶을 영위하는 방식(직업)만이 다를 뿐이라고 인식되어 지고 있다. 그리고 다만, 농촌에서는 주거문화의 조그마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을 뿐이다. 설계자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 집의 설계에 접근해 갔다.
개인주택의 경우 설계과정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많다. 건축주는 별도의 비용을 드리지 않으려 시공사에 저렴한 설계를 의뢰하고, 이에 시공사 역시도 그다지 각별한 신경을 쓰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초가 튼튼해야 집이 튼튼하듯 설계가 충실해야 집은 그 기능을 다할 수 있다.


이시대 건축문화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진 건축주를 조언자로서 몇 차례 만나면서 이 집을 설계하게 됐다. 농촌에서 태어났지만 성인이 된 형제자매들은 도심에서 생활하고 낡은 옛집만이 고향에 남아있어 주말이면 어머님과 온 가족이 내려와 주말의 여유와 휴식을 취하곤 했다는 건축주. 이제는 자신의 조금은 더 풍요롭고 편리한 주말을 위해 그리고 어머님을 위해 새로운 고향집을 짓기로 했다.
처음 만난 건축주는 스틸하우스. 목조주택, 건식공법의 주택 등 최근의 전원주택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또 이에 대한 사전조사도 상당히 한 것으로 보였다.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일단 건축주는 외부 형태에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면서 기능적이지만 일반주택과는 다른, 그리고 주말주택과 같이 색다른 공간이지만 과장되지 않은, 마지막으로 마을에 무난히 어울리나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런 집을 원했다.

결론은 모든 양면적인 것의 중간인 평범하고 좋은 집이어야 하고 설계 뿐 아니라 공사감리도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인 감리가 이루어져야하며, 인테리어 공사를 한 것 같은 완성도 높은 공사를 통해 지어진 집을 요구했다.

마을과의 관계

이 마을은 삽교호에 인접한 마을로 전형적인 집단취락지이며 마을의 상징인 듯한 정자나무와 원색(진한주황)의 큰 매스(mass)를 가진 정미소(순백색으로 계획한 이 주택의 주조색을 연한 아이모리색으로 변경하게 된 원인이 됨)는 마을 회관과 함께 이 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 지어진 2층 규모의 집과 원색의 지붕을 하고 있는 단층 구옥(舊屋)들이 여러채가 있었는데, 이 집들은 앞으로 새로이 개축 또는 신축될 것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건축주 이심희씨 댁이 앞으로 새로이 지어질 집들에 영향을 주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대지에 대한 생각

대지는 마을의 통과도로에서 조금 벗어난 곳으로 건축규모에 비해 그 크기가 상당히 크고 예각을 가진 부정형이었다. 지형은 동남향으로는 높지 않은 능선으로 둘러 쌓여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북서향으로는 농경지에 면한 대지로 4면 모두 트인경관은 없었다.

구옥주변의 밤나무, 감나무, 은행나무, 오동나무, 조릭대들은 조부(祖父)때부터 가꿔온 것으로 이미 훌륭한 정원수 노릇을 하고 있으며, 집이 새로이 지어진다 해도 이 집터의 끊기지 않는 역사의 매개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졌다.

개념(Conept)의 결정

현장답사 시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계획초기에 이미 수차에 걸친 건축주와의 협의로 기본 개념(Concept)이 결정되었고 일은 일관되게 진행되었다. 기본개념은 1. 완성도가 높은 집이 되어야 하고, 2. 주변지형과 수목에 대한 순응과 보존이 미루어져야 하며, 3. 일반주거와 다른 공간의 모색하고, 4. 단순하고 미래지향적인 외형에, 5. 내구적인 구조 등이다.



외부공간과 주 진입

지형에 순응하며 북서계절풍을 차단할 수 있도록 대지의 북서면에 "ㄱ"자 형태로 건물을 배치하여 대지를 양분하고 동남쪽을 정원으로, 북서쪽을 주차장과 앞마당으로 상요하며 주 진입은 도로에서 인지가 가능한 앞마당쪽에서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매스(mass)의 구성

지붕형태는 평지붕으로 하고 거실, 주방, 침실을 주 매스로 해 상하2개의 침실로 된 작은 매스를 복도로 연결하며, 보일러실과 현관포이(porch)를 주 매스에 붙여 주 출입구의 인지성을 부여하였다. 기능이 다른 창고와 본체와의 연결은 다분히 상징적인 대문간을 매개로 연결해 주 진입로에서의 전체 매스를 확장하여 놓았다.

내부공간의 구성

현관에 계단을 인접하여 설치하고 현관 상부를 오픈(open)시켜 상하층을 연결하며 전체적으로 개방된 실내 분위기를 이끌도록 했다. 또한 현관에 들어서면 진입로에서 보이지 않던 정원과 능선을 한눈에 들어오게 해 작은 내부 공간이 정원의 공간까지 확장되어 보이도록 거실과 식당에 창을 배치하였다. 그리고 거실은 현관보다 3단 낮게 하고 상부를 오픈(open)시켰으며, 2개층 높이의 벽면에는 치장벽돌을 사용, 벽난로를 설치해 박스(bx)형태의 높은 공간을 보다 안정된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주방과 식당의 위치선정이 일반주택과는 상당히 다른 평면을 하고 있다. 이는 주부의 동선을 길게 해 기능면에서는 약간의 문제가 있으나, 식당 동측면으로 긴 목조데크(deck)를 조성해 전원주택의 느낌을 가진 외부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의도이다.(옥외데크의 공사는 사정상 다음 공사로 미루어짐)

또한, 거실, 주방, 식당을 하나의 실로 구획하고 두실 사이의 공간을 적절히 연결하고 분리하는 가구로서의 기능도 가진 구조물을 천장에 매달아 두 개의 공간이 트임과 막힘으로 융화되도록 계획했다.

2층에 오르면 정원과 앞마당을 조망할 수 있는 복도를 지나 침실에 이르게 하고, 또한 정원과 벽난로가 설치된 거실이 보이는 브릿지(bridge)를 지나 침실에 이르게 하는 2개의 침실을 배치시켜 실내 이동간에도 쉽게 주변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아산시 건축상 '금상'수상

8개월여간의 작업을 통해 궁평리에 작은 집 한채가 완성되었다. 5, 6회에 걸친 계획안 수정과 수많은 재료의 결정, 여러 설비들의 선택과 협의, 많은 부분에 대한 세부연구, 그럼에도 완성도가 높게 평가되지 않은 것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기기로 하고...

단순한 설계의뢰가 아닌, 같이 참여하고, 설계자의 많은 얘기를 들어준 건축주에게 감사하며, 어려운 조건에도 흔쾌히 수고해 준 시공자에도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특히 2000년 아산시 건축상 금상을 받게 해 준 모든 이에게 감사하며 이 집이 조금이나마 건툭주의 생활에 활력이 되고 삶의 깊이에 더함을 기대한다. 또한 궁평리 주민들에게는 어떤 의미이건 많은 이야기 거리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설계자의 바램이다.

■ 글 조성일 / 사진 김성용

■ 건축정보

위치: 충남 아산시 선장면 궁평리
부지면적: 3백9십9평
지역지구 : 준도시지역, 취락지구
건물형태 : 철근 콘크리트 2층 단독주택
건축면적 : 48평(1층 29.5평, 2층 16.6평, 창고 2.9평)
공사기간 : 2000년 7월 ~ 2000년 11월(준공검사 11월 23일)
실내구조 : 1층-거실, 주방, 방2, 화장실1, 보일러, 다용도실
2층-거실, 방1, 화장실1
벽체구조 : 철근 콘크리트
외벽마감 : 외단열+콘크리트
외벽마감 : 석고보드
바닥재 : 비닐장판
지붕마감 : 아스팔트 싱글
난방형태 : 경유보일러, 벽난로
식수공급 : 지하수
■ 설계 : (주)건아컨설턴트 건축사사무소 02-573-1321
홈페이지 : www.arch73.

■ 시공: 대명건축 02-926-8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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