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전원주택의 여름은 특별하다. 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자연과 함께하는 야외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인데 그 중심에 정원이 있다. 특히나 여름철 정원은 활동적이다. 꽃을 가꾸고 텃밭을 일구며 잔디를 다듬는 것 외에도 가족끼리 혹은 이웃들과 친지들과의 소통이 일어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름철 전원주택은 정원이 있어 즐겁다. 각양각색의 꽃들과 푸르른 잔디가 함께하는 이곳은 그들에게는 '낙원'이다.

홍정기 기자


본격적인 주 5일 근무제 도입으로 여가 생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자 전원주택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점점 정원과 레저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전원주택뿐만 아니라 도심지 주택 설계와 시공도 함께하는 ㈜케이원이엔시 배인국 대표는 "전원주택을 상담하러 오는 분들이 예전과 달리 정원에 관심을 많이 보일뿐더러 주위에 가족 단위로 놀러갈 만한 장소는 있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면서 "단순히 집을 보기보다 주위 여건과 환경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부지를 알아봐달라는 부탁이 있을 경우 이웃들의 성향, 휴양 레저 시설 존재 여부까지 고려 한 다고 덧붙였다.

'감옥이 따로 없다' 전원행 줄이어

경기도 여주 산북면, 이제 막 주택 공사가 끝나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노출 콘크리트가 현대식 분위기를 맘껏 뽐내는 이 주택의 건축주 김미혜(47세) 씨가 전원생활을 마음먹게 된 이유는 단 하나. "집에서 맘껏 뛰어 놀고 싶었다." 태어나 지금까지 50년가까운 세월을 그는 줄곧 서울에서 지냈다. 젊을 때야 그랬겠냐만은 나이가 들수록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어지더란다. 운동은 고사하고 애완견 하나 키울라치면 이웃들 눈치에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무엇을 하더라도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게 싫었다는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지만 적어도 내 집에서는 맘대로 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갈수록 감옥이 따로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환경, 건강이란 말은 두 번째였다. 가족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게 하자. 그래서 김미혜 씨는 정원에 집 올리는 것 이상으로 신경 썼다.

양평군 강하면 항금리 복층 목조주택에 거주하는 나동수(52세) 씨는 한 달에 한 번씩은 이웃들과 식사를 함께 한다. 서로 시간을 조율해 평일이면 저녁, 주말이면 낮에 모이는데 이중에는 도심지에 살다 전원생활을 시작한 이도 있고 줄곧 이 지역에서 생활한 원주민들도 있다. 나 씨가 이를 계획한 것은 전원생활을 시작하면서 이웃과 안면이라도 트고 싶어서였다. "식사라도 함께 하시지요"라며 건넨 인사가 지금은 적어도 대여섯 가정은 모이게 되는 작은 마을 잔치가 돼버린 것이다.

"십시일반十匙一飯 먹을 것을 가져와요. 누구보고 뭐 가져와라 할 것도 없이 집에 있는 음식이나 야채를 들고 와 나눠 먹는 게 전부지요. 고기를 구워먹기도 하고 술 한 잔 걸치면 자연스레 노래도 나오고... 어디 가나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않나요. 처음이 어렵지 한두 번 하다보면 또 언제 모이냐 한다니까요."

지난 모임에 이웃 어느 부부가 이번 가을에는 단풍놀이나 같이 가자는 의견이 나와 이를 어찌해야 할까 고민 중이라는 그는 일이 점점 커지는 게 아닌가 싶어 불안하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전원주택의 여름은 특별하고 또 분주하다. 이웃과의 왕래도 잦아지고 멀리서 방문하는 친인척들도 늘어난다. 이러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질수록 집에는 활기가 넘치기 마련. 이를 위해 무엇을 특별히 준비할 필요는 없다. 전원에서 삶을 누리는 이들이 다 그렇듯, 나동수 씨 경우처럼 정원 안 텃밭에서 나는 것들이면 족하다. 도심지에서는 전혀 맛 볼 수 없는 즐거움이 전원주택에는 있다. 맘껏 뛰어놀아도 누구도 타박하지 않을 가족들의 공간 정원이 있고 먹을거리와 이야깃거리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있어 전원주택의 삶은 행복하다. 그래서 나와 정원과 이웃이 함께 어우러지는 여름철 전원주택의 삶은 즐겁다.田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SPECIAL EDITION 여름이라 더욱 즐거운 전원주택(1)] 정원과 이웃이 있어 행복한 전원주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