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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지은 집

통나무 쌓고 너와 얹어 내 손으로 지은 전원주택


이 집은 다소 이국적이다. 특히 지붕선이나 현관입구 및 돌출형 창의 처리는 미국식 통나무 주택의 양식을 그대로 표출한다. 이에 반해 실내 평면배치에 있어서는 다분히 한국적 사고가 깃들여 있다. 특히 주방 및 안방을 거실에서 보이지 않도록 계단과 기둥으로 교묘히 가린 것은 유교적 사고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이 집의 내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내 중앙에 곡선미를 극대화시킨 계단이다. 나무의 모양이 그대로 살아있는 기둥을 감고 오르는 이 계단은 차지하는 공간이 적고 그 모양에 있어서도 특이해 시각적인 미를 한층 높여 준다.


경기도 동남부에 자리한 여주는 경기도 내에서 서울과 비교적 먼 거리에 있어 도내 다른 군들에 비해 도시성장이 느린 편이다. 그러나 토양이 비옥하고 평야가 발달해 있어 예로부터 농사가 발달됐다.
지형은 대개가 노년기 구릉이 기복되고, 그 구릉사이에 평지가 널리 전개되어 이색(李穡)이 ‘들은 평평하고 산은 멀다(野平山遠)’ 라고 표현한 그대로이다.

그리고 여주 한복판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며 남한강은 이 고장의 역사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었는데, 한강 상류이며 이 고을 사람들이 여강(驪江)이라 부르는 남한강은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지며 그 수려함이 하도 뛰어나 문장가들이 그냥 지나친 적이 없었다.

지금의 여주땅이 비록 강이 막히고 도시가 들어서 옛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우나, 신륵사의 종소리는 천년을 깨우고 절 앞을 흐르는 여강은 여전히 예전의 잔영이 남아있다.

이곳 여주땅 저 한구석 삼밭골에 자연과 멋들어지게 어우러지는 통나무집이 들어섰다. 마을에서도 한참을 올라가 너른 들녘에 우뚝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통나무집은 이곳에서 대를 이어 살아가는 손익돈씨가 손수 지은 집이다.

묵묵히 고향을 지키며 농부로 살아가는 손익돈씨는 여주군 여주읍 월송리 토박이다. 한때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푼 욕심에 반포에서 3년여 동안을 생활해보기도 했지만 그는 역시 고향을 떠나서는 마음이 편치 않다.

그래서 금새 보따리를 챙겨 고향으로 돌아왔고 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일구며 살기를 결심했다. 그리고, 이곳 삼밭골에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것도 자신의 손으로 직접.

그가 지은 집은 통나무집이다. 나무와 흙의 자연미가 그대로 드러나는 전통한옥에서 나고 자란 그는 나무된 집에 왠지 친숙함을 느낀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이 통나무집이다. 나무의 자연미가 가장 잘 드러나는 통나무집. 이 집은 손익돈씨가 손수 지었다.

직접 통나무를 구입했고 몸통만한 통나무를 쌓아올리기 위해 평소 농사일에 사용하던 트랙터를 개조해 기중기로 이용하는 기지도 발휘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집이 건축주의 단순한 생각만으로 그렇게 쉽게 지어진 집은 아니다. 이 집을 짓기까지 건축주는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강원도 횡성에 있는 전통직업전문학교 프로과정을 수료했으며 또 통나무집을 짓는 곳이 라면 어디라도 달려가 품이라도 팔면서 지어지는 과정을 유심히 살피고 공부를 했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으로 얻어진 경험을 토대로 지은 것이다. 그래서 이 집은 여는 전문가가 지은 집 못지 않다.

이 집은 다소 이국적이다. 특히 지붕선이나 현관입구 및 창의 처리는 미국식 통나무 주택의 양식을 그대로 표출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집의 설계모태는 미국의 통나무주택시공업체인 테톤 픽스(Teton Peaks Log Homes)의 스텐다드 모델이다. 따라서 외형적으로나 실내구조에 있어서 미국식 통나무 주택을 많이 모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실내 평면배치에 있어서는 다분히 한국적 사고가 깃들여 있다. 특히 주방 및 안방을 거실에서 보이지 않도록 계단과 기둥으로 교묘히 가린 것은 유교적 사고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손님에게 부엌과 안방을 보이기 꺼려했는데 이는 집안 여인이 주로 있는 장소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유교적 사고의 발로이다.
이 집을 직접 구상하고 시공한 건축주 손익돈씨는 유교적 환경에서 자랐다. 그리고 이러한 유교적 사고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주택양식인 전통한옥에서 오랫동안을 생활했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에 오히려 익숙하다. 그래서 집의 평면구성을 할 당시 그의 이러한 사고가 의년 중에 반영된 것이다.

이 집의 내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내 중앙에 곡선미를 극대화시킨 계단이다. 나무의 모양이 그대로 살아있는 기둥을 감고 오르는 이 계단은 차지하는 공간이 적고 그 모양에 있어서도 특이해 시각적인 미를 한층 높여 준다. 이 계단의 중심을 이루는 기둥은 동네에서 벼락을 맞은 은행나무를 건축주가 직접 다듬어 만든 것이라 한다. 때문에 조금은 거칠지만 나무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자연미가 돋보인다.

계단에 사용된 은행나무와 국산 소나무를 제외하고 이집에 사용된 목재는 모두 미국에서 생산, 수입된 더글러스 퍼이다. 평균수명 1백20년 정도의 10인치 규격의 하트우드로 목재구입에 들어간 비용이 만만찮다.

그러나 이러한 목재는 나이테가 조밀해 그 견고성이 탁월하다. 하트우드란 나이테의 중앙부를 포함하고 있는 목재를 의미하는데 이는 통나무의 심재를 증명할 뿐만 아니라 목재의 갈라짐이 이 중앙부를 가르지 못하기 때문에 목재의 견고함을 한층 높여 준다.田

■ 글·사진 김성용

■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옂군 여주읍 월송리 <삼밭골>
용도지역: 준농림 전
건축면적: 49평(1층 29평, 2층 20평)
건물형태: 2층 통나무주택
실내구조: 1층-거실, 방2, 주방, 화장실, 다용도실
2층-작은방 2, 화장실
벽체구조: 오일스텐 처리된 미국산 더글러스 퍼
내벽마감: 루바
바닥재: 온돌마루
지붕마감: 아스팔트 싱글
난방형태: 심야보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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