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황토로 지은 집

풍수 사상과 전통 공법의 조화 ‘48평 목구조 흙집’


현대화된 기계를 이용해 재단된 뉴송(뉴질랜드 소나무)을 약 20여일 간 강제 건조(찜목)시켜 들여왔다. 이는 시공후 목재의 수축과 변형을 사전에 줄여보고자 하는 건축주와 시공사의 고려였다. 입주(立柱)란 단순히 기둥을 세우는 작업만이 아니라 기둥의 머리에서 도리와 보를 결합시켜 건물의 뼈대를 형성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도 선조들의 건축의식을 반영했다. 세우는 나무는 가지 쪽이 위로 향하도록 하고, 누이는 나무도 가지쪽이 안으로 향하도록 하였다. 이는 선조들의 위로의 지향성과 안으로의 지향성을 의미한다.

여주군 가남면 본두리에 위치한 이재웅씨댁은 기획에서 완성 단계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과정이 남달랐다. 우선은 집터 선정이 그랬고, 건축 과정에서도 풍수사상을 바탕으로 종가의 꿈을 실현키 위한 건축주의 정성과 열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자식에게 집을 대물림하고 손자가 그 집을 이어받아 하나의 종가를 이어가려는 꿈의 결정체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돼 이후 7개월 가량 진행됐다. 건축에 직접 참여하며 모든 실무 과정을 직접 이끌었던 행인흙건축 이동일 사장의 글을 싣는다.

집터는 지관(풍수)를 통해 구입한 임야의 아랫자락에 위치하며 집터 앞의 공터가 넓게 트여있다. 산자락 아래로 길게 혈(穴)이 뻗어 있었으며, 그 혈을 중심에 두고 집터가 앉았다.

집터 안에서 건물의 위치와 방향을 정하는 일을 좌향이라 하는데 좌향이란 국혈을 중심으로 각 방위의 길흉을 살피는 방법이다. 이로 인해 건축물의 전체적인 향은 북향이 되었다. 좌향의 기준점인 혈 중앙에 어르신이 기거할 안방이 배치되었으며 좌로는 거실과 방, 우로는 주방과 화장실 등 물 쓰는 공간이 배치되었다.

기초 공사

기초 공사의 관건은 혈(穴)을 보호하는 기초방식을 찾는 것이었다. 옛날 집들처럼 구들난방이라면 주추방식의 기초공사가 가능하겠으나 심야전기난방방식이란 점 때문에 콘크리트 기초공사가 불가피 했다.

봉곳한 혈(穴)을 그대로 두고 터파기를 해야하는 상황이어서 혈 하단부의 경사면을 잡석으로 채우고, 물끊기 바닥 콘크리트 위에 옹벽을 세우고 확대기초로 마감했다.

산에서 흐르는 물이 집으로 흐르지 않게 하기 위한 물끊기 작업과 혈(穴)로 인한 좌·우의 균열을 방지하기 위한 기초공사에도 많은 노력이 기울여졌다.

입주(立柱)

콘크리트 기초 위에 간이 주추를 앙카로 고정했다. 전면 툇마루 원형기둥에는 원형 주추를 사용했고, 본채는 마름모꼴의 사각 주추를 사용했다. 주추공사가 완료되면서 기둥을 세우는 작업이 시작됐다.

예전엔 원목을 들여와 치목이라 하여 현장에서 목자재를 가공하였다. 하지만 현대화된 지금에 있어 재단된 뉴송(뉴질랜드 소나무)을 약 20여일 강제 건조(찜목)시켜 자재를 들여왔다.

이는 시공후 목재의 수축과 변형을 사전에 줄여보고자 하는 건축주와 시공사의 고려였다. 입주(立柱)란 단순히 기둥을 세우는 작업만이 아니라 기둥의 머리에서 도리와 보를 결합시켜 건물의 뼈대를 형성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도 선조들의 건축의식을 반영했다.

세우는 나무는 가지 쪽이 위로 향하도록 하고, 누이는 나무도 가지쪽이 안으로 향하도록 하였다. 이는 선조들의 위로의 지향성과 안으로의 지향성을 의미한다.

지붕·처마 공사

지붕의 경사도는 45도를 유지했으며 팔작지붕으로 구성했다. 전체적인 지붕공사는 트러스로 형태를 갖추고 거실 부분은 가천장을 만들어 마룻대(종도리)를 얹었다.

처마의 네 귀를 들어올려 한옥의 지붕선을 살리고 서까래와 부연으로 이중 처마를 만들었다. 처마 마감재는 깔끔한 마감을 위하여 루버를 사용하였다. 지붕재는 한식기와를 사용하였으며, 용마루를 높게 하고 착고를 사용해 웅장해 보이도록 했다.

벽체 공사

난방 바닥 높이 만큼(약 20㎝) 시멘트 벽돌로 쌓은 후 흙벽돌 쌓기를 하였다. 300×200×140 흙벽돌을 외벽은 뉘여쌓기, 내벽은 세워쌓기 하였다. 목기둥과 흙벽돌 사이는 10㎜ 압축스티로폼을 끼워 넣어 목재의 수축시 발생하는 줄눈의 이탈현상 및 틈 발생을 최소화시켰다.



창호 공사

외창은 우드샷시, 내창은 북미산 홍송 목창으로 시공하였다. 외창은 16㎜ 페어그라스 유리, 내창은 3㎜ 불투명+조선살+3㎜투명유리로 하였다. 처짐 방지와 왜소함을 극복하기 위하여 2치×6치의 가창틀을 만들어 보에 고정하였다.
일반적인 창의 높이가 1m20㎝임에 비해 1m 40㎝로 커졌다. 방문은 홍송 목문으로 하였으며, 현관문은 철대문으로 하였다.

전기 및 설비 공사

전등은 천장 배관, 콘센트는 바닥 배관을 하였으며, 전등은 원목창살등으로 마감하였다. 1백50여m 깊이의 지하수로 식수를 삼았다. 난방은 본채는 심야전기 보일러, 별채는 구들로 나누었다.

본채는 건축주의 요구에 의해 화장실과 다용도실 등에도 바닥난방 또는 스팀장치를 설치하였다. 이로 인해 심야전기 보일러의 용량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났다.

외장·외부 공사

목재는 오일스텐으로 마감했고, 외벽은 흙벽돌을 쌓은 후 줄눈으로 마감했다. 기초콘크리트면은 인조석으로 마감했으며, 현관 계단은 포천석으로 마감 지었다. 건축물의 사방 1m 폭을 화강암 경계석으로 구분하여 토방을 만들었다. 토방은 백시멘트로 마감지었다.

내장 공사

거실 천장은 마룻대(종도리)를 얹어 서까래로 경사천장을 만들고 루버로 마감했다. 벽체는 황토미장 후 거실은 실물낙엽 한지벽지로, 방은 닥나무 벽지로 각각 마감하였다. 거실과 주방은 온돌마루로 마감하고, 방은 한지 장판으로 시공하였다.

별채 - 구들방과 정자

6평 규모의 별채를 두었다. 3평 크기의 구들방과 3평 크기의 정자를 배치했다. 구들방 뒤에는 아궁이에 가마솥을 걸 수 있도록 하였으며,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메주를 쑤거나 손님이 왔을 때 쓰임이 있도록 구성했다. 정자는 난간을 하여 아늑함을 주었고, 댓돌을 놓아 운치도 살렸다.

툇마루와 발코니

실 건축면적에서 제외된 툇마루와 발코니가 약 15평 정도를 차지했다. 전면 툇마루는 폭이 약 2m 정도로서 원형 기둥과 지붕의 일체형으로 조선시대 양반집 형태의 고풍스러운 맛을 느끼게 해준다. 발코니는 산쪽에 위치해 있으며, 전망을 해치지 않도록 발코니 샷시로 보완하여 실용적인 공간이 되도록 했다.田


■글 이동일/사진 류재청

■ 건축정보


위치 :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 본두리
전용면적 : 임야 2백평
건축구조 : 단층 목구조 황토벽돌집
지붕사양 : 한식기와
공사기간 : 2000년 5월∼2000년 12월
건축면적 : 본채 42평, 별채 6평(건축물대장상 본채면적 60평)
실내구조 : 방 3, 주방, 거실, 화장실2, 다용도실 / 별채 방1, 정자
식수 : 지하수(지하 150m)
난방 : 심야전기보일러 및 구들
■ 설계 및 시공 : 행인 흙 건축 031-335-8133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풍수 사상과 전통 공법의 조화 ‘48평 목구조 흙집’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