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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지은 집

본시행착오 겪으며 직접 지은 30평 통나무주택

봄이다. 모든 생명체들이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봄. 다들 봄의 정겨움에 새숨을 들이쉰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겨울의 끝자락에 매달려 버둥거리는 곳이 있다. 서울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건만 도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고, 문명의 견인차라 일컬어지는 전기조차도 발길들이기를 꺼리는 양평의 어영골, 이곳에 영화에서나 봄직한 통나무집 한 채가 있다. 껍질도 벗겨지지 않은 채 가지런히 쌓아올려진 통나무, 그 사이사이로 문양을 이루며 촘촘히 메워진 황토가 벽체를 이루어 숲과 융화되고, 그다지 사납지 않은 물매의 지붕이 능선과 조화를 이루는 통나무집이...

이 집은 건축주가 직접 지었다. 건축에는 일말의 지식도 경험도 없는 이가 새로운 경험을 위해 시도한 것이다. 때문에 결과물에 있어서는 조금은 어색한 구석도 없지 않지만, 초짜의 솜씨치고는 제법 집의 윤곽을 그럴싸하게 그려냈다.
껍질도 벗겨지지 않은 채 가지런히 쌓아올려진 통나무, 그 사이사이로 문양을 이루며 촘촘히 메워진 황토가 벽체를 이루어 숲과 융화되고, 그다지 사납지 않은 물매의 지붕이 능선과 조화를 이룬다.

실내는 전원주택의 이미지를 담았다. 거실을 넓게 구획하고 주방과 개방된 공간으로 구성했고, 방을 비롯해 화장실 등은 거실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배치, 편리함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천장은 보와 서까래가 등 골조가 그대로 드러나는 연등천장으로 처리, 자연미와 더불어 시원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또 내벽은 황토미장 후 하단부만을 한지로 마감, 황토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도록 했다.

이 집의 골조로 쓰인 통나무는 집터에서 자란 낙엽송이다. 토목공사 때 벌목했던 것을 그대로 이용했는데, 때문에 벽체에 약간의 균열이 생겨 여러 차례에 걸쳐 황토를 덧바른 흔적이 있다.

낙엽송은 곧은 장점이 있으나 건조의 과정에서 뜨임과 뒤틀림이 심한 단점이 있다. 이로인해 낙엽송을 골조로 사용하는 일이 드물지만, 만일 이를 사용할 경우 이러한 성질을 미리 감안하고 이에 맞게 시공하여야 한다.

이렇게 지어진 이 집의 평당 건축비는 2백50만원으로 다소 많은 편이다. 보통 이러한 통나무 주택을 손수 건축하는데 드는 비용은 평당 1백50만원 선, 업체에 의뢰를 한다해도 2백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는 집을 짓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로 생긴 공정의 번복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사기간이 연장됐고 이는 곧바로 공사비증가로 이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건축주 이학도씨의 넘치는 자신감(?) 때문이다. 이씨는 건축을 너무도 쉽게 생각했다. 그래 마음이 앞서다 보니 치밀한 계획도 세워지기 전에 무턱대고 착공에 들어간 것이다.

문제는 토목공사에서부터 시작됐다. 길도 제대로 닦여있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장비를 불러 3일간이나 장비를 방치해야 했으며, 집터에서 벌목한 목재를 공사현장과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적재해 나중에 다시 이를 현장까지 옮기는데 이중으로 시간과 비용을 낭비했다.

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현장여건 때문에 구입한 발전기는 용량이 맞지 않아 과부하로 발전기를 3대나 교체했는데, 이에 낭비된 비용도 만만찮았다.

이렇게 치밀한 계획 없이 일을 처리하다보니 생각지도 않던 곳에서 건축비가 낭비되고 결국 예상보다 많은 건축비가 들어가게 된 것이다.



어찌됐든 집은 완성됐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예상을 초과한 비용이 들어가긴 했어도 건축주는 끝내 이 집을 완공했다. 이학도, 염은순씨 부부는 이 집에서 어영골을 찾는 이들에게 소박한 먹거리와 잠자리를 제공할 참이다. 그래 지금 통나무집 옆으로 민박용 별채도 짓고 있다.
별채는 흙집이다. 이학도씨는 다시는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치밀한 계획과 사전조사를 마치고 공사에 들어갔다고 한다.田

■ 글·사진 김성용

■ 통나무 집


위치: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비룡리 (어영골)
부지면적: 준농림 전 5백평
부지구입년도: 1999년 9월
부지구입금액: 평당 8만원
건축형태: 단층 통나무주택,
건축면적: 30평
공사기간: 1999년 10월~2000년 8월
실내구조: 거실 겸 주방, 방 3, 화장실 1, 보일러실
벽체구조: 낙엽송, 황토
외벽마감: 황토메지
내부마감: 황토미장, 한지마감
지붕마감: 아스팔트싱글
바닥재: 비닐장판
난방형태: 기름보일러, 벽난로, 벽난로 보일러, 구들
건축비: 평당 2백50만원
■ 황토 벽돌집


건축형태: 황토벽돌집
건축면적: 30평
실내구조: 방 1, 화장실 (원룸형)
벽체구조: 황토벽돌
외벽마감: 황토메지
내부마감: 황토미장, 한지마감
지붕마감: 아스팔트싱글
바닥재: 비닐장판
난방형태: 기름보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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