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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카페가 도심 카페와 다른 점은 자연을 맘껏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수려한 자연 풍관 속에 위치하더라도 한 번 가기가 수월치 않다면 그 자체가 일이 되기 마련이다. 파주교하 택지개발지구 내 위치한 카페 'Qusilt'는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을 뿐 아니라 창 밖으로 눈을 돌리면 푸른 자연이 일상의 노곤함을 풀어준다. 파주 유일의 로스팅 하우스(Roasting House), 'Quilt'를 찾아가 보았다.



서상신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Quilt 031-949-1255 경기도 파주시 금능동 446-9





아침 9시 반, 눈 뜨기 바쁘게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1층으로 내려간다. 복도에는 이미 커피향이 가득하다. 기계를 예열하는 데 30분, 커피 원두를 알맞게 볶는 데도 15분 정도가

소요돼 먼저 일어난 남편이 커피 원두를 볶고 있던 참. 전원 가득 커피 향이 퍼진다. "처음에는 이웃집에서 밥이 타는 거 아니냐며 찾아오기도 했어요. 저는 커피 향이 좋고 익숙해 몰랐는데 말이에요"라며 카페지기 문봉실(56세) 씨는 해맑게 웃어 보인다.

문 씨가 그윽한 커피 향에 매료된 지도 벌써 5년째. 퀼트 강사로 활동하던 중 부수입 삼아 테이블 4개로'Quilt & Coffee(지금의 Quilt)'를 열었다. 어느 한 가지에 몰두하면 끝까지 파고든다는 문 씨는 점점 커피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개업 6개월부터는 로스팅을 배우기 시작해'Quilt & Coffee'를 파주 유일의 로스팅 하우스로 만들었다. 입소문이 퍼지고 단골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신이 볶아낸 커피가 좋아 찾아온 손님들이 가지 않게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수입 이상의 것을 꿈꾸게 됐다.



커피 향으로 물드는 전원 풍경

문봉실 씨는 카페 겸 살림집 위치로 한적한 전원이 펼쳐진 곳을 우선 순위로 삼았다. 단, 지역은 단골손님을 배려해 파주시 내로 한정했다. 이러한 연유로 최종 결정된 곳이 파주교하택지개발지구로 파주 시내와 가까울 뿐 아니라 한적한 전원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건축주 부부가 3년 전 집을 짓기 시작할 당시에는 5~6채의 건물밖에 들어서지 않아 막힘없이 논밭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최적의 위치였다고. "얼마 후면 주변에 관공서가 들어서 최근 들어 공사를 시작한 집들이 많아졌어요. 저는 한적한 곳이 좋은데..... 하지만 단골손님 생각하면 여기만한 곳이 없지요." 카페'Quilt'는 외관부터 단연 돋보인다. 파란 하늘 아래 흰색 페인트와 벽돌 그리고 목재로만 마감해 스위스풍 전원주택을 연상시킨다.

카페 우측으로는 빽빽한 아파트 숲이 좌측으로는 한적한 논과 밭이 펼쳐져 더욱 두드러진다. 1층은 카페로 2, 3층은 살림집으로 사용한다. 인테리어를 구상할 때 문봉실 씨의 주문은 오직 하나, " 커피 향이 나게 해주세요"였단다. 이러한 문 씨의 주문이 적극 반영돼 내부로 들어서면 벽돌과 짙은 고동색의 목재가 아늑함을 준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마루 바닥 위로 떡 하니 버티고 있는 낡은 소파, 카페지기 솜씨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퀼트 작품들에서 소박함이 묻어난다.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니 끝없이 펼쳐진 전원 풍경에 커피 한 잔 생각이 절로 난다.

또 한 가지'Quilt'만의 매력은 사람 냄새나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먼저 다른 카페와는 다르게 주방과 테이블 공간을 구분 짓는 Bar의 턱을 대폭 낮춰 손님과 얼굴을 마주보며 소통하도록 했다. 문봉실 씨가 커피를 드립(Drip)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손님에게 보여줌으로써 신뢰감도 얻는다. 좌석마다 설치하는 사생활 보호용 칸막이를 만들지 않은 것도 같은 이치. 주인과 손님을 구분 짓지 않고'사람'들이 만나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한결같은 정성으로

이처럼 흔히 맛볼 수 없는'Quilt'만의 편안한 분위기, 진한 커피맛, 카페지기의 여유로움으로 이주 후 손님이 배로 늘어났다. 어깨가 으쓱할 법한데도 이에 멈추지 않고 문봉실 씨는 새로운 아이템 구상에 마음이 분주하다. 정해진 시간 내에 이동이 불편한 직장인을 배려해 점심 메뉴를 개설하는가 하면 9월 26일에는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이의 소개로 두 번째 재즈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카페 운영 원칙에 대해 묻자 대번에 "초심을 잃지 말자"라고 한다. 커피는 기온이나 습도 만드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변치 않는 맛을 위해서는 한결같은 마음이 중요하다며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에는 정성이 들어가야지요"하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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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카페] 진한 커피와 사람향기 가득한 - 파주'Qui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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