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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있는 집

동물 식구들과의 전원생활 “우린 적적한 거 모르고 살지…”

서울에서 건축 관련 일을 했기 때문에 설계는 물론 시공도 인부들을 고용해 직접 지을 수 있었다. 따라서 건축비도 비교적 저렴해 2층까지 모두 42평을 6천만원에 지어 평당 1백42만원에 지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집은 스라브 지붕의 2층 철근콘크리트조로 골조뿐만이 아니라 벽체까지 모두 철큰콘크리트로 튼튼하게 지었다. 외부에 적벽돌로 마감하고, 내부는 미장 없이 그냥 벽지를 발라 마무리했다.


"원래 기러기는 날짐승인데 애초 가두어 사육해서 그런지 날지를 못하네 그려... 그러고 보면 옛날 닭들은 초가 지붕이나 나무 위까지 뛰어올랐는데, 지금 닭들은 가둬 기르니 도통 날질 못혀... 아마 기러기도 그래서 그럴 껴...”
정용록 최길순씨 부부 댁에는 염소 세 마리와 토끼 스무 마리, 닭 두 마리, 기러기 한 마리 그리고 강아지 세 마리가 있다. 이들의 아침 준비로 시작된 하루 일과는 어둑어둑해져 별일 없나 거처를 둘러보는 일로 마무리되는데, 동물 식구들 먹이 주는 일만으로도 하루가 짧기만 하다.

가축 돌보는 일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힘은 들지만 그래도 재밌다”며 “그나마 시골생활에서 얘네들이 없으며 적적해서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한다.

닭은 2~3일에 한 번씩 알을 낳아주고, 기러기는 요즘 들어 매일같이 알을 하나씩 낳는다. 닭은 애초 1백마리를 사왔는데 이래저래 없어져 두 마리만 남았고, 기러기는 작년에 아는 사람이 암수 각 한 마리씩을 주어 수놈은 죽고 지금은 암놈 한 마리만 남았다.

가축 기르며 새끼 낳아 식구가 늘면 즐겁고 신기한 일이며, 병이 들어 시름시름 앓다 죽으면 여간 마음 아픈 게 아니다. 그 날도 토끼 한 마리가 시름시름 앓아 마당에 내어놓고 별별 것을 다 가져다 주었지만 좀처럼 입에 대지 않아 여간 속상한 게 아니었다.

‘토끼도 많은데 저리도 단 한 마리에 정성이 쏟아질까’ 하겠지만 기르는 사람 입장에선 마음이 그렇지 않다는 게 정씨 부부의 얘기다.

“환갑 훌쩍 넘겨 도시생활 청산하고 시골에 내려왔는데 낙이 무엇이 있을까... 그저 자식들 평안하게 사는 게 첫째고, 다음이 우리 동물 식구들 병나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 새끼 낳고 알 낳고 하는 게 두 번째 즐거움이지. 한가지 더 꼽는다면 이웃들과 가깝고 재미있게 지내는 거...”

정씨 부부가 시골에 내려오기로 결정한 것은 98년 초. 애초 충북 음성이 고향인지라 그쪽을 염두에 두었지만 친지의 소개로 지금 살고 있는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대서리로 왔다. 98년 봄 준농림답 6백74평을 5천만원 들여 마련하고 건축은 이듬해 4월부터 시작했다.

서울에서 건축 관련 일을 했기 때문에 설계는 물론 시공도 인부들을 고용해 직접 지을 수 있었다. 따라서 건축비도 비교적 저렴해 2층까지 모두 42평을 6천만원에 지어 평당 1백42만원에 지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집은 스라브 지붕의 2층 철근콘크리트조로 골조뿐만이 아니라 벽체까지 모두 철근콘크리트로 튼튼하게 지었다. 외부를 적벽돌로 마감하고, 내부는 미장 없이 그냥 벽지를 발라 마무리했다.
농촌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전형적인 스라브 지붕의 주택이 그렇듯 살짝 눈썹지붕을 얹어 스라브의 딱딱한 분위기를 상쇄 시켰다. 실내 구조는 1층엔 방 3개와 거실, 주방, 화장실이 있고, 2층엔 방 1개와 화장실이 있는데 2층 방은 손님들이 왔을 때 아주 요긴한 역할을 한다.

처음 어색했던 시골생활이 두 해를 넘기면서 이제는 농사일이나 가축 기르는 일 모두 익숙해졌다. 지난해엔 집 앞에 복숭아 묘목 1백 주를 심었는데 내년부터는 적은 양이지만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복숭아 농사가 시작되면 시골생활은 더욱 분주해질 것 같다.

“자네도 나이 들어봐 뭔 욕심이 생기는가. 젊어서야 어쩔 수 없다 쳐도, 나이 들어선 그저 마음 편한 게 제일이고, 이렇게 시골에 내려와 있는 듯 없는 듯 사는 거... 그게 제일 큰 행복이지...”田

글·사진 류재청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대서2리
부지면적: 준농림전 6백74평
부지구입년도: 98년
부지구입금액: 평당 7만원
건물형태: 2층 철근콘크리트조
건축공사기간: 98년 4월~7월
건평: 42평(1층 32평, 2층 10평)
실내구조: 1층 - 방 3, 거실, 주방, 화장실
2층 - 방 1, 화장실
벽체구조: 철근콘크리트
내부 마감: 벽지
외부마감: 적벽돌
단열재: 스티로폼
난방형태: 기름보일러에서 심야전기보일러로 교체
식수: 지하수
건축비: 6천만원(평당 1백42만원)
■취재협조: 그린라이프 02-445-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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