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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하면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서구식 경량輕量(경골) 목조주택만을 떠올린다. 목구조의 사전적 의미는 나무로 건축물의 주요 뼈대를 짜 맞춘 구조물이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전통 한옥과 일본식 목조주택, 서구식 경량 목조주택과 통나무주택 등이 속한다.
우리는 경북 안동의 봉정사 극락전(672년 창건)과 영주의 부석사 무량수전(676년 창건) 등 세계에서 보기 드문 목구조 건축물이 있음에도 '목조주택=경량 목조주택'으로 인식한다. 학자들은 그 원인을 한옥 문화의 단절(?)에서 찾는다. 그 과정을 보면 6·25전쟁 후 폐허로 변한 이 땅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한옥이 콘크리트에 밀려났고, 80년대 초부터 그 공백을 서구식 경량 목조주택이 메웠기 때문이다. 반면 한옥은 황토 바람을 타고 목구조보다 황토집 또는 흙집이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났다.
전통 한옥과 서구식 목조주택을 비교하면, 기둥과 도리와 보를 사개맞춤으로 짜는 가구식架構式은 서양의 구조용 목재(Heavy Timber)로 만든 기둥과 보를 결구하는 중重목구조와 비슷하다.
큰 통나무를 '井'자 모양으로 귀를 맞추고 틈을 흙으로 메워 지은 귀틀집은 서양의 적층식 통나무집과 비슷하다.
본지本誌에서 홈페이지(www.countryhome.co.kr)를 통해 단독주택 건축 의사를 밝힌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조 선택 시 우선 사항을 설문한 결과 건강성 또는 친환경성이 52.9%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안정성 또는 내구성(16.3%), 관리성 또는 편리성(15.4%), 미관성(7.7%), 경제성(7.7%)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축 구조별 선호도는 황토집(한옥) 35.9%, 경량 목조주택 25.1%, 스틸하우스 13.5%, ALC주택 8.1%, 콘크리트 주택 8.5%, 조적주택 8.5%, 기타 0.4%순이었다. 목조주택에 황토집을 포함할 경우 61%에 이른다. 연령별로 보면 30, 40대는 서양식 경량 목조주택을, 50대 이상은 황토집을 선호했다.

 

 

경량 목조주택? 투 바이 포 주택?

 

우리나라에서 짓는 목조주택은 크게 전통 목구조(한옥)와 서양 목구조로 구분한다. 서양 목구조는 통나무주택의 경우 주거용으로 사용 빈도가 낮으므로, 크게 경량 목구조와 중목구조로 구분한다. 그 중에서 경량 목구조가 전원주택의 주류를 이룬다.
경량 목구조를 보통 투 바이 포(2×4)라 부르는데, 그 이름은 나라마다 다르다. 북미에서는 플랫폼 구조(Platform Framing)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경량 목구조, 중국은 경형輕型목결구木結構, 일본은 투 바이 포 또는 화조벽 祖壁공법工法이라고 한다. 투 바이 포라는 말은 일본에서 북미의 목재 단면적 규격인 2×4인치를 부르기 쉽게 사용한 것이다.

 

 


목구조는 연속 벽체 혹은 하부 벽체 위에 벽체 구조가 놓이는 발룬 구조(Balloon Framing)와 평탄한 바닥 위에 벽체가 놓이는 플랫폼 구조로 구분한다. 발룬 구조는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긴 부재를 구하기 힘들고, 1층과 2층을 통구조로 시공할 경우 작업 능률이나 공간에 제약이 많아 현재는 그 단점을 보완한 플랫폼 구조가 주류를 이룬다. 이 구조는 별도로 시공한 층간 바닥과 벽체가 방화막 기능을 하고, 그 위에서 벽체를 조립하기에 벽 구조의 정확성이 높다. 또한 벽을 세우기 전에 덮개와 가새를 설치하므로 벽체의 강성剛性(압력을 가해도 모양과 부피가 변하지 않는 단단한 성질)이 높고 부재의 길이가 짧아 벽체를 쉽게 제작 설치할 수 있다.

 


건식과 습식의 조화, 한국형 목조주택


국제목구조교육센터 유재완 원장은 경량 목조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980년대 초라고 한다.
"우리나라 경량 목조주택의 효시는 1980년대 초 현대건설이 캐나다 브리티쉬 콜롬비아 임산물협회(COFI)와 함께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지은 다섯 채다. 그후 1990년 미국임산물협회(AF&PA)가 우리나라에 지사支社를 개설하고 경량 목조주택의 우수성과 규격 목재 및 기타 건축 자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널리 퍼졌다."목조주택 도입 초기에는 자재뿐만 아니라 설계도면 및 시공 전문가 등 관련 기술까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했다. 이렇듯 서구식 생활에 적합한 건축 기법을 그대로 적용하다 보니 바닥에 물을 뿌리는 화장실과 온수를 이용한 바닥 난방 방식 등 우리의 주거 환경에 맞지 않아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한국형 목조주택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자, 산림청에서 1999년 충남대 농업과학연구소를 연구기관으로 하여 국산 목조주택 모델을 개발했다. 당시 책임연구자인 장상식 교수(충남대 임산공학과)는 국산 목조주택을 건식과 습식 공법의 조화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우리만의 독특한 생활 습관과 문화로 우리나라 목조주택은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여기에는 온돌, 화장실, 현관 및 다용도실 설치 등이 속한다. 미국에서 발전하여 우리나라에 들어온 경량 목구조는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건식 공법인데 비해 온돌이나 화장실 설치는 시멘트로 마감해야 하므로 습식 공법에 속한다. 따라서 건식과 습식 공법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우리만의 독특한 목구조 공법이다. 한편 한국형 목조주택에 대한 정의는 매우 어렵고도 중요한 문제이기에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 그렇지만 목구조 건축 구성 요소 투입, 건축 기술 인력 보급, 국산 자재 사용, 경량 목구조 건축 모듈 치수, 온돌 설치, 화장실 방수 처리, 현관 설치, 실내 공간 배치, 집의 외형 등에서 정의를 바르게 내려야 한다."

 

 

장 교수는 여기에 덧붙여 우리나라에서는 서구식 목구조 공법을 변형하여 적용하므로 주택의 각 부분들에 대한 구조 계산 및 안전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목조주택을 시공할 때는 결로, 난방, 계절 변화, 화장실, 현관, 차음, 배수, 악취 등을 특별히 고려해야 한다. 이 요인들은 우리만의 독특한 주거 문화를 나타낸다. 따라서 외국 공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에 우리 실정에 적합한 공법을 적용해야 한다."목조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형 목조주택이 자리를 잡으려면 무엇보다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교 건축 교육 과정은 주로 철근콘크리트조와 철골조 등에만 집중하는데, 주거 문화의 변화에 맞추어 목구조를 심도 있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 윤홍로 기자 취재 협조 (사)한국목조건축협회 02-518-0613 www.kwca.co.kr 국제목구조교육센터 031-531-9850∼1 www.logbuilder.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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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전원주택 따라 짓기 II] 현대인의 메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자연파의 선택, 경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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