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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지은 집

4년 후를 위해 미리 마련한 56평 목조주택

이 집은 앞으로 4년 후의 전원생활을 위해 지어진 것이다. 건축주 황교성씨는 오래 전부터 전원의 삶을 꿈꿔왔다. 그러나 지금 주위의 모든 여건을 뿌리치고 자연인이 되는 것이 아직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껏 자신이 일궈온 사업체도 그러하고 아이들의 교육문제도 아직은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그렇지만 그는 다른 이들처럼 그러한 이유로 전원의 삶을 단지 생각에 머무르게 하는 일은 결코 하고싶지 않다. 그래서 이 도시에서의 삶을 4년이란 시간으로 단호히 못박고 전원생활을 위한 준비에 일찌감치 나섰다.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인으로의 삶을 많은 도시사람들이 꿈꾼다.
하지만 이를 실제로 행하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그저 단순히 생각에 머물게 하고 만다.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많은 주위 여건들이 그리 쉽게 자신을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말한다.

그러나 이는 어쩌면 과감히 모든 것을 뿌리쳐 버리지 못하는 자신의 미련 때문은 아닐런지.

황교성, 박영숙씨 부부는 서울에서 나고 단 한번도 서울을 떠나서 생활해 본적이 없는 그야말로 서울 토박이다. 그런 이들이 전원생활을 계획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인제 내린천변의 부지를 구입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해왔고, 급기야 올해는 이 땅에 새로운 삶을 위한 50평 남짓한 규모의 목조주택도 지었다.

그러나 이들 부부가 본격적으로 전원생활을 시작하는 시기는 앞으로 4년 후에나 일이다. 그런데도 이리 준비를 서두른 것은 막상 닥치고 나서 이런저런 이유로 다시 이를 미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들 부부는 다른 이들처럼 전원의 삶을 단지 생각에 머무르게 하는 일은 결코 하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 도시에서의 삶을 4년이란 시간으로 단호히 못박고 전원생활을 위한 준비에 일찌감치 나섰던 것이다.

이들 부부의 준비는 지금으로부터 6년 전, 강원도 인제 내린천변의 전원주택부지 5백7평을 평당 10만원에 구입하면서 시작되었다.

부지는 이 지역에서 ‘송씨네 민박집’을 운영하는 송종만씨의 소개로 구입한 것인데, 평소 낚시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남편 황교성씨는 붕어낚시를 위해 내린천을 자주 찾았었다.

그리고 한번 이곳에 가면 며칠이고 머물며 낚시를 했는데, 이때마다 이 민박집에서 묵게 되었다. 그래서 이것이 인연이 되어 민박집 주인과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으며 이 땅도 소개받게 되었다.



사실 이 땅은 당시 시세에 비해 조금은 비싸게 산 것이다. 황씨는 너무도 이 땅이 마음에 들었기에 주변의 시세도 알아보지 않은 채 땅주인이 부르는 가격을 고스란히 지불하고 서둘러 구입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이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오히려 “아무리 비싸게 샀을 망정 자신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만큼 가치 있게 이용한다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며 “이전 땅주인에게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지금의 부지가 있는 곳은 그에게 있어서 새로운 전원생활을 시작 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산세가 수려한 산들이 산재해 있고 부지 바로 앞으로는 내린천의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낚시와 등산, 야영 등이 취미생활인 그는 일부로라도 이런 곳을 찾아다니는 참인데, 이곳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다.

건축은 땅을 구입하고 한참이 지난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갔다. 그리고 올 3월에 완공되었는데, 황씨는 이 집이 지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처음 황씨는 통나무집을 계획하고 지난해 5월 일차 공사에 들어갔었다. 건축에 필요한 통나무도 미리 다 구입을 했으며 공사비의 일부도 지불했다.

그런데 기소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을 무렵, 공사를 맡았던 이가 그만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이 세상을 떠나버린 것이다.

그래 어쩔 수 없이 공사를 뒤로 미루게 되었고 그 동안 사두었던 통나무마저 비에 젖어 못쓰게 돼 버렸다. 그렇게 한번 시간과 돈을 낭비한 건축주는 공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그러나 전원생활에 대한 갈망이 너무도 큰 그였기에 지난해 겨울 금새 다시 공사를 마음먹었다.

그리고 이미 되어있는 기소 위에 통나무집을 지을 생각으로 마땅한 시공사를 찾아다녔는데, 이번에는 시공사들마다 단순한 생활을 위한 공간으로 통나무집은 적당치 않다며 이를 만류하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고민하던 그는 지금껏 찾아다닌 시공사중 가장 믿음이 깊었던 동국주택건설에 목조주택시공을 의뢰했다. 그리나 역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미 통나무집을 위한 기소가 돼 있는 상태에서 그 위에 목조주택을 짓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골조가 바뀜으로써 집의 모양이나 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한데, 이미 기소가 돼 있으니 난감한 것이다.

그래 수 차례의 설계를 변경해 가며 공사를 했다. 그리고 급기야 올 3월 이런저런 수많은 역경을 뚫고 이 집이 완공됐다.

지금 이들 부부는 이곳을 주말주택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도시에서 자신들이 해야할 일이 모두 정리되는 4년 후를 손꼽아 기다린다.

그리고 그 후, 한적한 전원에서 텃밭을 일구고 가끔 찾아오는 손님들을 접대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자신들을 그려본다.田


■글·사진 김성용

■ 건축정보


위치: 강원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
부지면적: 준농림 전 5백7평(전용면적 2백24평)
부지구입년도: 95년 5월
부지구입가격: 평당 10만원
건축형태: 2층 목조주택
건축면적: 56평(1층 36평, 2층 20평)
공사기간: 2000년 12월~2001년 3월
실내구조: 1층-방2, 거실, 주방, 화장실, 다용도실
2층-방1, 서재, 거실, 화장실
구조재: 2×6 목재
외벽마감: 하프로그사이딩
내부마감: 거실, 주방-루바(핀란드산 홍송), 방-실크벽지
지붕마감: 아스팔트싱글
단열재: 스티로폼(100㎜) 및 우레탄폼 충진
바닥재: 온돌마루(체리목)
창호재: LG하이샷시
난방시설: 심야전기보일러,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자연수(계곡물을 물탱크에 저장 후 이용)
건축비: 평당 2백50만원(옵션별도)
설계 및 시공: 동국주택건설 02-407-6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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