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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영혼을 담아내는 독일식 집 짓기
대전 363.6㎡(110.0평) 복층경량목조주택

 

독일식 주택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면 이 주택을 들여다보자. 이갑주 정혜정 부부가 독일식 집 짓기에 매료된 이유 중 하나는 독일 문인 헤르만 헤세의 집에 대한 철학에 공감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 나는 유감스럽게도 쉽고 편안하게 사는 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늘 마음대로 할 수 있었는데 그건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나는 내 거주지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게 된 시기부터 정말 늘 특별하게도 아름답게 살아왔다. 원시적이고 별로 안락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내 집의 창 앞에는 늘 독특하고 위대하고 광활한 풍경이 펼쳐졌다. 나의 감각에 최소한의 순수한 본질과 참된 형상을 제공해 주지 않는 환경 속에서 생활한다는 건 내게 불가능하다. 현대 도시 안에서, 이용 가치만을 따져 지은 황량한 건물 속에서, 종이를 바른 벽 사이에서, 인조 목재 사이에서, 순전히 기만과 대용품만 활개 치는 곳 한가운데서 산다는 것은, 내게는 전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 곳에서라면 나는 얼마 안 있어 시들어 죽고 말 것이다. - 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中

 

 

1 건물 중앙 진입로. 우측이 커피공방, 좌측이 마들렌상점 그리고 중앙 계단으로 오르면 2층 주거공간이 있
다. 2 외부쪽으로 덧창을 설치해 단열뿐 아니라 장식 기능을 가미했다. 3 입구에는 다양한 조경물이 배치돼
건물을 화사하게 꾸미고 방문객을 기분 좋게 만든다. 

건축정보
·위      치 : 대전시 유성구 죽동 624-2
·대지면적 : 638.0㎡(193.0평)
·건축면적 : 363.6㎡(110.0평)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구조
·외벽마감 : 2×8인치 목재 채널 사이딩, 스터코, 베벨 사이딩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 : 핸디코트, 코너비트 회벽 마감, 적삼목 루버
·바 닥 재 : 강화마루, 황토미장 위 한지장판, 2×6 원목
·창 호 재 : 시스템창호(주거공간), 목창호(상업공간)
·난방형태 : 도시가스
·설계 및 시공 :
㈜베른하우스042-825-6896
                     www.bernhaus.co.kr

 

 

1 실내 면적의 4분의 1 이상 차지하는 주방은 수납은 물론 손님 접대식 주방으로 넉넉할 만큼 공간과 디자인을 뽑아냈다. 건축주 부부가 직접 만든 튼튼하고 멋진 싱크대가 근사하다. 2 옥탑방 계단실에 아늑한 기운이 감돈다. 벽면에 선반을 설치해 공간을 생동감 있게 연출한다. 3 꺾인지붕의 물매로 인해 아늑한 옥탑방 침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가구 디자인과 건축 디자이너로 활동해 온 정혜정(37세) 씨가 디자인하고 전체 건축 공정은 남편 이갑주(37세, ㈜베른하우스 대표) 씨의 감독 하에 완공된 주택이다.
유럽의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높은 벽체에 가파른 물매의 꺾인지붕(지붕 두 면에 각각 2번의 물매가 있는 형태)을 머리에 인 건축물로 이국적 정취를 불러일으킨다. 얼핏 보면 쌍둥이 빌딩처럼 같은 형태의 건물 두 채가 나란히 올라간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용도에 따른 채 나눔 된 공간이 복도와 계단실을 가운데 두고 각각 다른 지붕을 두르고 있다.

 

주거와 상업 용도의 복합 건물로 1층은 카페 '커피공방'과 가구점'마들렌상점'그리고 베른하우스 사무실이 있고 반층 위에 퀼트(Quilt) 공방이, 2층은 두 세대를 위한 주거공간으로 좌측 66.1㎡(20.0평) 규모의 아담한 공간이 바로 이갑주 정혜정 부부의 살림집이다. 이웃한 99.2㎡(30.0평)대의 살림집은 바로 아래층 마들렌상점 주인 집이다. 이들은 오랜 지인 관계로 공동의 건물을 짓고 함께 살기로 계획하고 올해 1월 건물 완공 후 창원에서 대전으로 이주했다.

 

 

 

2 프로방스풍으로 꾸민 외부벽. 덧단 목문과 선반 등 모든 장식재를 베른하우스에서 제작했다.

 

목구조 건축물을 전문으로 시공해 온 이갑주 씨는 전원주택 건축시장이 확대돼 왔지만 남부 지역은 경량 목조주택에 대해 여전히 낯설어하고 보편화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 남부 지역으로도 이동이 수월하면서 수요가 더 많은 중부 지역을 흡수하기 위해 사업장과 집 모두 옮기게 됐다고 한다.

 

손맛과 정성이 깃든 핸드메이드(Hand Made) 건축물

 

 

 

 

 

 

 

 

 

 

 

 

 

 

베른하우스가 짓는 목조주택은 독일식이라고 한다.


"우리 부부는 독일에 사는 지인을 통해 독일 여행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건물들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그곳의 목조주택 스타일에 푹 빠지게 됐지요. 자연과 어우러지게 지어졌으며 안에 들어가면 포근한 느낌이 참 좋았어요. 사람의 영혼까지도 담은 집이라는 느낌이 들면서 독일 여행 이후 독일식 집 짓기를 해 오고 있어요."

 

 

 

4 이갑주 씨와 이웃한 주택의 공간으로 거실에서 복도/계단실을 바라본 모습. 일일이 모양을 따낸 2층 난간이 정겹다. 5 주방/식당.

 

이 건축물의 특징은 내추럴 스타일로 안팎으로 사람의 손이 많이 가고 정성이 꽤 들어갔다. 부부는 "집에 자연을 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는데 자연과 사람 모두에게 편안함을 주기 위한 의도가 공간 곳곳에 녹았다.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에 사용된 거의 모든 목제품을 직접 제작함으로써 그 과정에 들어간 사람의 손맛과 정신이 공간에 스며들었고 기계로 짜여진 집이 줄 수 없는'자연미'가 이 곳만의 독특성을 만 든다.

 

 


7 8 1층 가구점'마들렌상점'과 퀼트 공방, 카페'커피공방'내부. 1층 상업시설 역시 주거공간처럼 화이트 수성페인트와 목재를 이용한 꾸밈을 해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이다. 

 

유럽 프로방스풍의 내추럴함을 연출하기 위해 외벽을 비롯해 모든 목재 마감과 가구 표면에 무광택 오일스테인이나 페인트를 칠했고 상업공간은 목창호를 주거공간은 시스템창호를 설치하되 목문을 덧대어 낮에는 바깥으로 활짝 열리게 해 장식효과도 낸다.
실내외 적용된 목제 난간과 목문에 나무나 하트, 꽃 등의 문양을 일일이 따낸 것도 시선을 사로잡는데 역시나 집 앞을 지나가는 행인들 족족 이러한 디테일에 감탄하며 눈여겨본다. 유럽에서는 집을 꾸미는 이러한 수공 작업이 일상적이라고.

 

 

건물 배면.

 

이갑주 정혜정 부부의 주거공간은 원래 바닥면적이 66.1㎡(20.0평)인 작은 규모이지만 꺾인지붕으로 인해 생긴 옥탑방이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추가됐다. 지붕의 물매로 아늑한 기운이 감도는 옥탑방은 부부 침실과 아들 산의 침실로 꾸몄고 아래층은 주방/식당/거실/작업실로 꾸몄다.
핸디코트로 벽 마감하고 부분적으로 적삼목 루버를 사용해 장식을 더했다. 이 건물은 친환경건축자재와 에너지 절감 주택에 있어 우리보다 앞선 독일의 주택처럼 원목과 친환경 바름재가 공간 꾸미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10여년 전 핸드메이드 가구 브랜드로 특허를 획득한 부부답게 손수 만든 낙엽송 상판의 싱크대와 오크 식탁, 그리고 곳곳에 장식돼 있는 벽 선반과 방문까지 내추럴 스타일이 하모니를 이룬다.

 

 

3 4 건물 전면부와 측면. 외벽 마감재로 특수 주문형 40㎜ 원목 사이딩을 시공하고 15년 지속되는 플로드 스테인(오버코트)으로 마감하는 등 고급 자재를 사용했다. 창호 주변부의 장식 재료와 간판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익스테리어가 친근하고 화사한 분위기를 낸다. 5 이갑주 정혜정 부부와 아들 산이 1층 커피공방에서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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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풍경을 담아내는 옥탑방 조그만 창이 어린 아들 산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헤르만 헤세의'독특하고 위대하고 광활한 풍경'이 그의 가슴 속에 이미 자라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집의 포근함을 맘껏 느껴보라고 아버지 어머니가 머리를 맞대고 짜 낸 공간. 그 속에서 미래의 꿈과 과거의 추억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길 기대하면서 자식에게 선물하듯 지은 집. 이것이 ㈜베른하우스 이갑주 정혜정 부부의 집 짓기 방식이다.田

박지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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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집 | 대전 363.6㎡(110.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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