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행복이 있는 집


텃밭 가꾸고 전원주택 지으니 ‘행복도 두배’

전체적으로 1층이 활동 공간이라면 2층은 차분히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모든 가족이 모여도 비좁지 않을 만큼 1층 거실을 넓게 설계했고, 동선을 고려해 거실에서 데크로 바로 나갈 수 있도록 현관문 외에 별도의 출입문도 만들었다. 또 청소의 용이성과 손자 손녀들의 안전을 위해 각 방마다 모든 문턱을 없앴고, 차분히 책을 보거나 차를 마실 수 있도록 2층엔 테라스와 간이 응접실도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대지를 2단으로 분리, 위쪽에 집을 앉히고 그 아래에 텃밭을 조성했다.


초보 농사꾼의 솜씨라고 하기엔 제법이다. 고추, 오이, 가지, 들깨, 고구마, 참외 등 없는 게 없을 만큼 아기자기한데다 저마다 매달린 것들도 실하기가 그만이다.
주렁주렁 매달린 고추와 다북히 땅을 덮은 고구마 순, 반실반실 윤기 자르르한 애호박, 그리고 순지르기가 어려워 졸작인 경우가 대부분인 참외와 토마토 역시 3년 경력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잘도 여물었다.

지리한 봄가뭄과 여름 장마로 여건이 좋았을리 없었건만 어느 것 하나 부실한 작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쯤 되면 ‘농사꾼 뺨친다’며 한마디씩 거드는 이 지역 농민들의 얘기가 결코 괜한 소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모두가 늦깎이 농부 허광수 심학자씨 부부의 작품. 98년 땅을 마련한 이후, 농사 경력 3년만에 ‘이거 내가 가꾼 거요’하고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준농부가 다되었다.

이제는 차림새까지 집 주인인지, 마실 온 동네 아저씨인지 구분하기 어렵고, 밀짚모자까지 눌러쓰니 어디서도 도시 냄새를 맡을 수 없다.

한동안 땅을 마련하고, 집을 짓기 전까지는 농지로 이용하며 시간 날 때마다 들려 농작물을 심고 가꾸어 왔다. 이 과정을 통해 이 곳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농사에 문외한이다 보니 자주 묻고 도움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마을 속으로 동화될 수 있었다.

이 곳은 몇 해를 두고 다리품을 판 끝에 마련한 곳으로 행정구역상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향리에 속한다. 앞으로는 향리 낚시터가 있고, 뒤로는 특이한 자태의 산봉우리가 우뚝 서 있는, 옛날 어르신들이 내내 얘기하던 바로 그 ‘배산임수’ 지형.

주변으로 가구수가 많지 않은데다 옆으로는 나지막한 산들이 숲을 이루고, 서울과도 먼 거리가 아니어서 단박에 마음의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풍광도 아름다워 행여 물안개라도 피어 오르는 날이면 영화 속에서나 봄직한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몇 년을 지냈지만 나무랄데 없는 곳이란 생각에 내심 흐뭇하다.



지금의 집은 지난해 가을 지어졌다.
58평 규모의 2층 스틸하우스로 현재는 시간 날 때 들리는 주말주택 개념으로 이용하지만 머잖아 현직에서 은퇴하면 아예 내려 올 생각이다.

실내구조는 1층이 방 2, 거실, 드레스룸, 주방, 욕실 겸 화장실, 다용도실로 구성되어 있고, 2층은 방 2, 응접실, 욕실 겸 화장실, 테라스 등으로 구성됐다.

전체적으로 1층이 활동 공간이라면 2층은 차분히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모든 가족이 모여도 비좁지 않을 만큼 1층 거실을 넓게 설계했고, 동선을 고려해 거실에서 데크로 바로 나갈 수 있도록 현관문 외에 별도의 출입문을 만들었다.

또 청소의 용이성과 손자 손녀들의 안전을 위해 각 방마다 모든 문턱을 없앴고, 차분히 책을 보거나 차를 마실 수 있도록 2층엔 테라스와 간이 응접실도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대지를 2단으로 분리, 위쪽에 집을 앉히고 그 아래에 텃밭을 조성했다.

이 곳의 진가는 지난 여름휴가 때 유감 없이 발휘되었다. 딸, 사위, 손자 손녀들이 모두 모였지만 집도 넓고 마당도 넓으니 한결 편안하고 여유로운 휴가를 보낼 수 있었다.

어디든 피서 한번 떠나려면 길 막히고, 사람에 치여 고생이 이만저만 아닌 현실을 감안하면 더 없는 훌륭한 선택이다. 손자 상문이와 손녀 준희에게도 주변으로 논밭이 있고 저수지와 숲이 있어 시골을 느끼고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굳이 여름휴가 때가 아니더라도 주말마다 모이는 일은 이미 일상화되었다. 자연스럽게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되면서 서로 만날 기회가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대화도 많아져 활기가 넘치고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이구동성으로 ‘이제 갈 곳이 생겨 좋다’는 게 가족들의 한결같은 반응.

시집 장가간 자식들 얼굴 한번 보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고 보면 기대 이상의 결과다. 앞으로는 당구대와 탁구대 등 가족끼리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 시설도 갖출 계획이다.

뙤약볕이 내리 쬐는 8월의 여름 한낮. 상문이와 준희는 마당에 놓인 간이 풀에서 물장구에 여념 없고 어른들은 데크에 앉아 수박으로 더위를 식힌다. 저녁나절이 되어선 상문이와 준희 손을 잡고 텃밭에 내려서 저녁 찬거리를 준비한다.

상문이는 아직도 궁금한 게 많다. “할아버지 이 건 뭐예요” “이건 상추, 저건 아욱, 그리고 이 건 가지.....” “가지? 할아버지 왜 이름이 가지야?” 붉어진 고추가 가을을 재촉한다.田

■ 글·사진 류재청

■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향리
대지면적: 농림전 7백50평
대지 구입년도: 98년 8월
건축 유형: 경량 C형강 철골조
공사 기간: 2000년 6월~10월
건축 면적: 53평(1층 38평, 2층 15평)
실내 구조: 1층- 방 2, 거실, 드레스룸, 주방, 욕실 겸 화장실, 다용도실.
2층- 방 2, 응접실, 욕실 겸 화장실, 테라스.
외벽 마감: 비닐사이딩
내부 마감: V.P(비닐페인트)
지붕마감: 아스팔트 이중그림자싱글
바닥 마감: 온돌마루판(원목)
단열재: 인슐레이션(화이버 글라스)
데크: 헴퍼 방부목(17평)
난방: 심야전기 보일러
창호: PVC 시스템창호
■ 설계 및 시공: 미래하우징 031-908-1051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텃밭 가꾸고 전원주택 지으니 ‘행복도 두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