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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지은 집

같은 곳에 터를 마련한 인연으로 함께 지은 전원주택 두 채

집을 선택함에 있어서 사람들은 나이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젊어서는 편함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아파트나 빌라를 선호하고, 나이가 들어서는 조금은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하는 단독주택을 찾게되는데, 이는 집을 가꾸어 가는 즐거움을 알아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지면 사람들은 자연과 어우러지는 전원주택을 찾게 된다. 마당이 있고 자신이 매일 가꾸어야하는 화단이 있으며, 스스로 아기자기 꾸며가야 할 집,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전원 속의 집을 원하게 된다.


도심의 편리한 생활을 그대로 누리면서 동시에 잘 보존된 자연과 더불어 전원생활도 영위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그곳이야말로 전원생활을 계획한 모든 도시사람들이 꿈꾸는 그런 완벽한 장소일 것이다.
폭넓은 경제활동영역, 다양한 문화교육시설 등으로 무장한 도시는 이제껏 편리한 생활여건을 앞세워 닥치는 데로 사람들을 끌어들여 왔다. 그리고 지금, 포화상태가 되어버린 도시는 다시 각종 오염으로 사람들을 전원으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이미 손쉽게 얻어지는 도시의 생활에 익숙해져버린 사람들은 자연을 그리워하면서도 땀의 대가를 요구하는 전원생활은 왠지 선뜻 내키지 않는다. 그래 결국 도시의 편리함이 그대로 옮겨진 전원을 찾게 된다.

이러한 도시의 사람들이 손꼽는 전원주택지가 있다. 바로 용인 하갈리. 행정구역상 용인시 기흥읍에 속하는 이 마을은 수원의 경계인 영통 아파트 단지에 접해있다.

때문에 생활권이 영통단지와 같은 수원이고, 또한 모든 생활 역시 영통단지와 똑 같은 수준에서 영위한다. 하지만 이 두 곳이 가지는 모습은 사뭇 다르다.

영통단지는 새로 들어선 아파트들이 숲을 이루는 반면 하갈리는 아직까지 시골의 소박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있다. 특히, 단지와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이 집터는 짧은 순간 도시와 시골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파트 숲을 헤치고 산모퉁이 사잇길을 돌아들면 순간 하늘을 가릴 듯 치솟아 있던 아파트 빌딩은 어느덧 사라지고 산과 들, 논과 밭이 어우러진 호젓한 전원풍경이 펼쳐진다.

최근 이곳에 주변의 자연경관과 멋들어지게 어우러지는 전원주택 2채가 지어졌다. 서로 닮은꼴인 이 주택들은 새하얀 외벽으로 한껏 전원주택의 이미지를 담아내고 있는데, 6년 전 부지를 구입하면서 서로 인연이 된 임병천, 윤달자씨 부부와 손동훈, 정지미씨 부부가 함께 지은 것이다. 그리고 이들 부부는 이곳에서 새로운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색의 대비로 실내에 안정감을 준 임병천씨 댁

임병천, 윤달자씨 부부는 6년 전 이곳 하갈리에 전원생활을 위한 터를 마련했다.

그리고 잔뜩 부픈 마음으로 전원행에 대한 준비에 들어갔으나, 우리사회를 암울하게 만들었던 IMF가 이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결국 구입한 땅에 보금자리는 만드는 것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어쩔 수 없이 그들은 도시 아파트에서의 답답한 생활을 한동안 이어갔다.

그러던 중 지난해 남편이 근무지를 수원 영통지역으로 옮기게 되었다. 영통단지는 그들이 전원생활을 위해 마련한 터가 있는 기흥읍 하갈리와는 도보로 불과 5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다.

그래 이들 부부는 이번 차에 6년 전 이루지 못한 전원행을 다시 결행하기로 했다. 건축은 지난해 6월 같은 곳에 부지를 구입한 손동훈, 정지미씨 부부와 함께 시작했다.

손동훈, 정지미씨 부부는 터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알게된 사이로 전원에 대한 동경이 같다는 데에서 쉽게 가까워졌다. 그래 새롭게 시작하는 낮선 전원생활에서 좋은 이웃,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전원행의 준비를 함께 했고 또 집도 서로 똑같은 모양으로 함께 지었다.

이 집의 외벽은 새하얀 시멘트 사이딩으로 처리되어 전원주택의 이미지를 한껏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내벽은 석고보드 위에 흰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마감되어 데코레이션의 여백을 제공하고 있으며, 어두운 색(윌낫)의 플로어링으로 마감된 바닥은 벽과 색의 대비를 이루며 집에 안정감을 더해준다.

■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하갈리
부지면적: 대지 91평(준농림 지역)
부지구입년도: 1995년 8월
건축형태: 2층 단독주택
건축면적: 47평(1층 38평, 2층 15평)
실내구조: 1층-방2, 거실, 주방 겸 식당, 욕실, 다용도실
2층-방, 서재, 화장실, 베란다, 드레스룸


대지의 형태에 따라 그대로 순응해 지은 손동훈씨 댁

이 집의 건축주 손동훈씨의 부인 정지미씨는 마당이 있는 집을 원했었다.
전업주부인 그녀는 마당에 정원을 만들고 이곳에 각종 정원수와 꽃을 가꾸며 살기를 원해 전원생활을 결심했고 또 이곳 하갈리에 들어와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이 집은 대지의 형태에 따라 그대로 순응해 지어졌다. 사각형에서 서쪽이 둥글게 돌아간 비정형 형태를 취하고 있는 부지에 경계를 따라 벽체가 세워졌으며 이에 맞춰 실내의 평면구성도 이뤄졌다.

우선 상대적으로 자투리공간의 활용이 용이한 주방과 식당, 거실이 이 라운드형 벽면에 따라 배치되었다.

이로 인해 라운드의 끄트머리를 차지한 주방은 다소 협소해 답답함과 함께 자투리공간을 활용했다는 느낌이 강한데 반해 거실은 오히려 완만한 곡선이 만들어내는 공감미로 거실분위기에 시원스러움이 더해지는 대조적인 결과를 보인다.

2층까지 오픈 된 공간으로 구성된 거실은 천장이 하이실링으로 처리되어 있다. 따라서 박공지붕의 형태와 지붕구조체가 완연히 드러나 구조미가 두드러지고, 또 보와 서까래 등이 인테리어소품 역할을 훌륭히 해냄으로 해서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천장면에 포인트가 생겼다.

거실에 설치된 2층으로 오르는 계단도 역시 라운드형 벽면에 따라 곡선으로 만들어졌다. 때문에 계단이 전체공간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집에 비해 월등히 적고, 또 공간에 구조미를 더하는 역할도 충분히 해낸다.田

■ 글·사진 김성용

■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하갈리
부지면적: 대지 75평(준농림 지역)
부지구입년도: 1995년 8월
건축형태: 2층 단독주택
건축면적: 46평(1층 31평, 2층 15평)
실내구조: 1층-방2, 거실, 주방 겸 식당, 욕실, 다용도실
2층-방, 서재, 화장실, 베란다, 드레스룸
공사기간: 2000년 6월~9월
벽체구조: ALC블록(200T)
외벽마감: 비닐사이딩
내부마감: 거실, 주방, 계단-석고보드 위 회벽처리, 루바(무늬목) 침실-실크벽지
지붕마감: 아스팔트싱글
바닥재: 온돌마루(윌낫)
창호재: 이중 하이샤시
난방시설: 심야정기 히팅코일방식(별도의 보일러실이 필요 없음)
■ 설계 및 시공: 세영건장 02-749-6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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